분권과 자치/자치행정

감사중인 지방의원들이 고위공무원으로 부터 식사접대 받아

송재봉 2008. 11. 26. 19:58
지난 11월 21일 부터 충청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진행중에 있다. 모처럼 의원들의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는 긍정적인 평가가 의정모니터단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의회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이 오늘 발생하였다.
 
 충청북도의회 행정소방위원회 의원들과 피감기관인 충청북도 행정부지사, 기획관리실장, 기획관 등이 11월 26일 오전 행정사무감사가 끝나자 마자 함께 어울려 행정부지사로 부터 점심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처신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난 1년간 충청북도지사를 포함한 공무원들이 도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얼마나 적법한 절차와 규정을 지켰는지, 사업추진과정의 문제는 없었는지, 정책실패로 인한 예산낭비는 없었는지, 잘못된 행정관행으로 주민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없는 지 등에 대해 종합적인 감사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찾는 1년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의원과 공무원 모두 긴장감을 가지고 자신들의 직무에 충실해야할 시기이다.
 특히 행정소방위원회는 오전 감사 이후 함께 모여 식사접대를 받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오후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는 점에서 주요 감사 대상 고위 공직자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충북도 공직사회 최고의 책임자인 행정부지사로 부터 점심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도민의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도의회가 집행부 견제기능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우연이 아님을 이번 사건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라는 기관대립형 구도에서 의회의 제1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독기능임을 의원들이 하시라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의원과 공무원이 좋은게 좋다는 식의 형식적인 감사로 일관한다면 도민들은 의회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마지막 기대 마져도 포기하고 말 것이다. 공직사회 내부 감사에서 조차 감사관들이 피감기관의 고위 공직자로 부터 식사접대를 받은 일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국회의원들조차 국민의 비난을 의식해 이러한 관행을 개선해가고 있는 마당에 도의회 의원들이 보인 무책임하고 경설한 행태는 매우 실망스럽다.
 관행이란 이유로 피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도의회 행정소방위원회는 도민에게 자신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할 것이다.
 또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감사담당관, 기획관리실장 등 동석했던 공무원들도 자신들의 과오를 사과하고 자신의 잘못을 정정 당당하게 의회에서 심판받으려 하기보다 감사중인 의원들의 친분쌓기를 통해 해결하려는 구시대적 관행으로 부터 탈피하는 자세의 전환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