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과 자치/자치행정

지방정부 재정위기 진단과 대안

송재봉 2010. 7. 22. 16:26
 요즘 지방재정위기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합니다. 지방정부 재정위기 문제를 지적하고 지방을 통제하는 안을 행안부는 쏟아내고 있기도하고요, 중앙지들은 연일 지방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에 대해 비판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왜 지난해 정부가 지방재정을 조기 집행하라고 협박하고, 더 빨리 더 많이 돈을 쓴 지방정부에 인센티브을 줄 당시에 이런 문제지적을 하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공문까지 보내서 지방채 발행을 독려한 것이 지난해의 일이었고 그래서 지방정부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이제와서 왜 이러는지 그 의도가 궁금합니다. 정부가 먼저 사회부터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왜 정부가 부자감세를 감행하여 지방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지방정부가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의 원인제공자가 마치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식의 태도로 지방정부 를 비판하며 재정운용에 대한 갖가지 규제정책을 만들어 지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중앙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방정부의 잘못된 예산집행을 예방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특히 각종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개발공사의 부실은 심각한 것이 사실이고 앞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지적을 할 려면 지방공사의 부실을 해결하고 토건 개발위주의 지역개발정책의 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하지 않고 책임만 지방정부에 전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여러가지 고민들이 논의된 것 같습니다.   

국내외 사례를 통한 지방정부
재정위기 진단과 대안 모색


참여‧자치‧분권‧연대의 정신에 기반하여 지역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참여연대 등 18개 지역운동단체들로 만들어진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이하 참여자치연대)는 오늘(7/21) 오후 2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긴급토론회 <지방정부 재정위기 진단과 대안 모색>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지방정부’의 재정위기를 성남, 대전, 인천 지역의 사례를 통해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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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사례 '성남시의 재정위기 현황>
첫 번째 사례발표를 맡은 김시중 국민참여당 경기도당 정책위원장(전 성남시의원)은 발제문을 통해 최근 불거진 성남시의 재정위기 현황을 발표했습니다. 2008년 재정자립도가 전국 지자체 중 최고수준인 74%로 꽤 건전한 재정규모를 가졌던 성남시가 재정위기를 맞은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임 성남시장과 집행부가 세출 위주의 예산편성과 부족 재원을 특별회계에서 일반회계로 돌리는 편법을 사용하여 예산을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판교특별회계의 자금의 일반회계 전용에 대해서도 아무리 시의회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명백한 조례위반이며, 함께 책임을 져야 할 경기도, 성남시, 토지주택공사가 협의해야 할 사안이지 성남시가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재정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시장과 시의회의 다수가 같은 당 출신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와 예산분석에 대한 시의회와 시민사회의 역량부족,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토착비리 부패구조와 지방정부 운영에 대한 시민의 관심 부족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인천시 사례 '인천시 재정위기 실태와 사례>
그 다음으로 ‘인천시 재정위기 실태와 사례’를 발표한 박준복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신임 시장이 7조원에 달하는 시 부채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인수위 업무보고를 통해 추가로 2조원이 넘는 부채가 새롭게 확인되었음을 밝히고 부채의 최대 진원지는 각종 개발을 떠맡은 인천도시개발사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도 3조원이 넘는 예산이 더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결국 전임 시장의 개발지상주의가 초래한 막대한 부채 문제가 신임 시장의 최우선 해결과제가 된 셈이며 이에 덧붙여 중앙정부 차원의 대규모 삽질경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예산조기집행 독려, 과도한 지방채(정부기준의 3.5배) 발행 승인, 리스크 관리를 외면한 채 개발에만 매달리는 정책이 이러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전시 사례 '대전지역 사례로 본 지방재정 위기 실태>
마지막 지역사례는 대전시로 발제를 맡은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앞서 발표한 두 시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현저히 떨어질뿐더러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권력교체도 하지 못해 여전히 재정감시가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대전시는 사회복지분야 예산편성이 2008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섰고, 유가보조, 지하철적자, 지하철부채상환 등 각종사업에 대한 민자상환 금액이 전체예산 대비 9.6%에 이르며 공무원들의 급여도 못줄 정도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음을 지적했습니다.

발제자는 한편에서 지방재정 문제 해결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지방세 강화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결국 부자감세에 면죄부를 주고, 지방재정격차를 방치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또 다른 방안으로 지방재정조정제도의 강화, 주민참여예산제의 의무적 도입, 예산편성 정보제공 및 공청회 제도 활성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 노력, 지방의회 견제와 감시 활성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발제1 '지방재정 위기진단과 극복방안>
사례발표에 이어 발제를 맡은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지방정부 재정위기 현황과 극복방안’이라는 발제문를 통해서 재정분석은 이념의 문제를 떠나 관료 중심의 정부 개혁과 정부의 정책능력을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 정부는 감세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팽창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감세와 작은 정부’가 아닌 ‘감세와 큰 정부’ 혹은 ‘감세와 적자정부’가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앙정부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지방정부도 재정 팽창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제자는 지방재정의 위기로 재정건전성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52.2%로 2009년에 비해 1.4%하락)와 자주도(75.7%로 2009년에 비해 3.9%하락)의 급격한 하락, 통합재정수지의 악화, 정부해결 방안 한계, 국고보조금매칭의 문제, 조기재정집행의 문제, 지방채의 문제, 부동산 거래세에 의존하는 지방세구조 등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제자는 재량예산권을 무상급식예산으로, 자치구 재정격차를 줄이기 위한 세제개편 추진, 복지기준선 제정으로 시민의 최소한의 복지확보, 예산관련조례 검토, 탄력세율 조정으로 자치구 세수확보, 의회와 시민이 함께하는 시민참여예산 등 효과적인 예산심의로 수권능력을 축적해야 할 것 등을 제안했습니다

<발제2 '일본지자체 파산 사례와 재정건전선 강화 방안>
마지막 발제자인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 지자체 파산 사례와 재정건전성 강화 방안’을 통해서 유바리시의 재정파탄과 한국 지방정부에 주는 교훈을 발표했습니다. 탄광도시였던 일본의 유바리시는 관광시설 건립과 매립 등 무리한 관광투자를 통한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재정파탄 선언을 했고 이로 인해 공무원 인원감축과 조직축소 및 급여삭감, 시의원 인원감축 및 급여삭감, 시민부담 증가와 공공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단체장에 대한 통제 미흡, 중앙정부에 과잉의존하던 재정지원의 감소, 분식회계 등을 지적했습니다. 발제나는 일본보다 취약한 재정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지적하며 지방정부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으로 재정건전성 규율 강화, 낭비성 재정활동 감시, 통제 강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정책지원 확대 필요, 감세로 인한 지방재정 감소분 보전, 복지확대방안과의 조화 필요를 주장했습니다.



<토론회 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