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이야기

MB독주와 민주주의 역행- 내부로부터의 성찰이 필요할 때

송재봉 2009. 8. 21. 17:31

 송재봉(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 충청대 행정학부 겸임교수)

  무언가 난관이 부딪치거나 계획된 사업이 어긋나 실패를 하면 우리는 성찰이라는 말을 하게된다. 하나의 실패 뒤에는 반드시 그 실패를 낳은 원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많은 경우 내부에 있다는 것이 오랜 경험칙이다. 성찰(reflection)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여 살핌, 즉 어떤 일과 관련하여 깊이 반성하여 자기를 살피는 것을 가리킨다.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외적 요인에서 원인을 찾고 외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의 삶에서 성찰적 삶은 새로운 의미로 받아 들여 진다.

요즘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나도 모르게 울화가 치미는 경우가 많다. 언론장악을 위한 미디어 악법을 경제살리기 법이라 우기며 저렇게 당당히 날치기 처리하는 용기가 무섭고, 법치주의를 내세우며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너무도 쉽게 억누르는 경찰의 모습이 어색하고, 용산참사에 이어, 생존권을 외치는 쌍용차 노동자의 농성을 전시에 적군의 성을 공략할 때 사용하던 단전, 단수, 식량공급 차단, 선무방송을 동원하는 모습에서 또 비판세력에 대한 구속과 처벌을 남발하는 정부의 태도에서 지금우리 시계가 유신정권쯤으로 후퇴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독선 권력을 사유화 하려는 행태, 진정성 없는 여론 호도용 보여주기식 정치쇼의 모습이 현 정권과 한나라당만의 모습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시민운동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다름을 이해하는 포용의 정신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서민과 약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만나고 대화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 반문하고 싶다. 만약 우리사회의 진보가 서민의 삶의 현장에 뿌리내리고 문제해결의 대안을 제시하였다면 국민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선택하였을까? 지금의 야당이 진정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였는데 국민이 몰라주고 반서민적인 정권을 스스로 선택한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 성찰의 시간을 얼마나 진지하게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나의 문제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정부에 대한 즉자적인 비판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현재와 같은 엄혹한 시국에 무슨소리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국민들은 현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 4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시민단체를 희망으로 여기지도 않고 있다. 우리는 늘 시민을 위한다고 생각하는데 시민들은 왜 우리의 마음을 몰라주느냐고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는 낙관만으로 지금의 하루하루를 살기엔 불안하다.
  우리안의 문제를 먼저 살피고 반성적 회고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진지함과 진정성, 도덕성과 일관된 대안적 실천을 통한 신뢰의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강압적 권력보다 더 큰 힘은 신뢰에 기초한 권위획득이다. 시민사회가 국민들로부터 권위를 얻게 된다면 그 어떤 나쁜권력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길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