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의 청원 감성 동행

길위의 재봉이 38 : 오창읍에서 농사짓고 계신 이정수 대표님

송재봉 2023. 11. 2. 11:31

정치인들 중에 농부 출신은 없잖아요.

농업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필요한 거 같아요.

** 인터뷰 : 오창읍 농부, 이정수 대표님

■ 송재봉 : 안녕하세요. 거의 1년 만에 뵙는 거 같은데, 뵐 때마다 농업농촌 문제에 대해 고민하시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늘 감명 받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농업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을 여쭤보고자 찾아왔습니다. 올해 쌀농사가 잘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쌀농사가 잘 되면 쌀값이 떨어진다는 걱정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쌀값 문제 등 농민이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 말씀해주세요.

이정수 대표 : 식량문제는 사실 기호 문제로 취급되는 부분이 있어서 안타까워요. ‘식량은 안보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치인들 중에 농부 출신은 없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목소리를 내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는 거 같아요.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 농촌 문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지금은 전혀 말씀이 없는 상황이어서 안타깝고 서운한 부분도 있어요. 물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같은 곳에서 목소리를 내주시기는 하지만, 아직 실효성은 없어요.

 

■ 송재봉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이 중 농부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네요.

이정수 대표 : 농민을 위해서만 표독스럽게 내세우는 것보다는 농촌 문제도 함께 이끌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죠. 다각적으로 보지 못하고 얘기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니까 다른 부분들과 함께 농촌 문제도 이끌어내서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들어요.

 

■ 송재봉 : 쌀값은 작년에 비해서 안정이 된 건가요?

이정수 대표 : 볏값이 아직 결정이 안 됐어요. 볏값은 먼저 수매를 하고, 공동법인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리는데요. 6-70%는 소매한 걸로 주고, 나머지 금액은 결정 금액을 확정한 후에 지급을 해줘요. 그런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어요.

강원도 철원에서 (쌀값을) 맨 처음 수매해서 서서히 내려오거든요. 그쪽 쌀값이 기준이 돼서 서서히 내려오는데, 초반에는 그쪽 쌀값이 좀 안 좋아서 올해도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도 있고, 작년 시세보다는 약간 오를 거 같다는 얘기도 있어서 감을 못 잡겠어요.

 

■ 송재봉 :가격 결정 시스템이 정부에서 목표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농협별로 기준가로 책정되는 건가요?

이정수 대표 : 수매는 두 가지 루트가 있어요. ‘청원생명 쌀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나가는 게 있고, ‘공공 비축미라는 정부수매로 나가는 게 있어요. 공공 비축미 같은 경우는 국가에서 관리를 하고, 청원생명 쌀은 법인에서 가격을 결정하게 돼요. 결국 공동법인이죠. 아마 6-7개 정도 농협 조합장님들이 있고, 그 중에서 회장이 나오고 나머지는 이사들이 되면서 가격을 결정하는 거죠.

 

■ 송재봉 : 농부들이 농사를 지어서 생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들이 많이 들려요. 또 이것 때문에 새로운 세대들이 농촌으로 잘 들어오지 않다고 걱정들도 많이 하더라고요. 근데 지금 하시는 분들을 보면 경영을 잘 하시는 거 같기도 하고요.

이정수 대표 : 농업이 앞으로 돈을 벌고, 뒤로 샌다고 하잖아요. 농약과 농자재 값, 농자재 비닐류, 고춧대, 농약, 살충제 등 가격이 엄청 비싸요. 농기계는 억대에요. 젊은 분들이 농사를 지으면 큰 거를 많이 사는데, 그게 1억은 우습게 넘어가요. 트랙터도 이제 150마력짜리가 있는데, 그것은 1억원 후반대 정도 하고, 벼를 베는 콤바인은 1년에 많이 써봤자 일주일 내지 20일 정도 사용하는데 국산은 1억원이고 수입산은 16천만원 정도 해요. 그러니까 농가에서 얼마 벌었다고 해도 다 빠져나가는 거죠. 예를 들어서 1억을 벌었다고 해봐요. 그 중에 농약, 농자재 값, 인건비, 각종 유료 등을 제외하면 6천만 원 정도 남을 거 같아요. 거기에 농기계에 대한 감가상각은 뺀 거거든요. 농기계 같은 경우도 평균 10년 정도 쓰는데, 10년 쓰면 억대의 농기계 몇 개를 바꿔야 해요. 그러니까 매출이 있어도 이익이 실질적으로 높지가 않아요.

 

■ 송재봉 : 실질적으로 매출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매출에 투자된 원재료 값, 인건비 등을 정확하게 따져보면 잘 안 된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듣다보니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농기계를 살 때 대출이나 국가 지원은 없나요?

이정수 대표 : 지금은 없어요. 그나마 농협중앙회나 지역농협에서 농민들한테 5년 또는 6년 무이자로 판매를 하니까 이자 부담은 좀 줄어들죠.

 

■ 송재봉 : 새로 농사를 시작해보겠다고 들어오는 분들이 있나요?

이정수 대표 : 거의 없어요. 사실 귀농은 어렵다고 생각해요.

 

■ 송재봉 : 귀농이 어려운 이유가 있을까요?

이정수 대표 : 저 같은 경우는 아버지 때부터 농사를 지으셔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있었기 때문에 그 기반으로 시작을 했어요. 농지를 아버지한테 일부 받아서 필요한 거 조금씩 사면서 농사를 하는 건데, 만약에 귀농을 하게 된다면 작업비를 받는 소작농이 되거나 혹은 내 농사를 짓는 건데요. 내 농사를 위해서는 땅값이나 초기비용이 워낙 비싸요. 20억이 있다고 해도 기계를 사면 한 5억은 기본으로 넘어가고, 트랙터, 콘바인, 이양기도 있어야 하고, 기타 여러 물품들이 필요하잖아요. 땅도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쪽 기준으로만 보면 2천 평을 사도 4억이에요. 이렇게 하면 수익이 안 나요. 30억 정도면 할 수 있을 거 같기는 한데, 그 돈이 있는데 누가 이 고생을 하면서 해요.

 

■ 송재봉 :기존 자신의 농지가 없이는 농업을 목적으로 한 귀농이 어려운 문제가 있네요.

이정수 대표 : 그래서 새로 농업을 하는 경우에는 농업 관련 법인을 만들어서, 그 법인으로 임대를 받는 젊은 청년 농부들이 있기는 한 거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하고 교류가 없고, 그들은 그들끼리 이야기를 해요. 방송을 보면, 대형 비닐하우스에서 하고 보조받고 한다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맞을까에 대한 생각도 있어요.

 

■ 송재봉 : 임대를 해도 임대료를 내야 할 거 아니에요.

이정수 대표 : 그리고 연세가 드셔서 귀농을 하면 기계 배우는 게 굉장히 어색해요. 운전하는 걸 모르시는 분들도 있다 보니까 밭을 갈거나 농토를 갈 때, 그냥 운전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엄청 신경 쓰이거든요. 기계의 높이도 맞추고 수평도 맞추고 간격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할 게 많아요. 그거 하면 집에 가서 곯아 떨어져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냥 카트 운전하는 것처럼 왔다 갔다 재밌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니에요.

 

■ 송재봉 : 귀농을 할 거면 젊어서 하는 게 좋은데, 말씀대로 젊은 사람들은 자기 자본이 없을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런 젊은 청년들이 지금 현재 단계에서 농촌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이정수 대표 : 국가에서 시설을 갖추고 취업을 시키는 듯이 하면 어떨까 싶어요.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 등 국가에서  농사 희망자들 교육도 하고 농사도 시켜보면서 잘 적응하고 적성에 맞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성화시키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그런 부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 송재봉 : 인프라를 정부가 해주고, 청년들은 고용 형태로 이루어지거나 위탁 경영 방식으로 한다면 정부의 상당한 재원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런 농부들을 선정하는 방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될 거 같네요. 그런데 만약 농업을 경영하겠다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면, 농업은 이 상태로 얼마나 더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이정수 대표 : 10년에서 15년 정도 일 거 같아요. 이 지역에서 저도 젊은 편이어서 많이 배우고 전국 여기저기 다니거든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어요. 이례적으로 한 5명 정도가 영농법인을 설립해서 2-30헥타르 정도를 짓고는 하는데, 마음 맞는 젊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데 그건 극히 일부예요.

 

■ 송재봉 : 말씀대로 이 상태로 15년 정도 흘러간다고 하면, 전국적으로 소멸되는 농촌이 상당히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러면 우리는 15년 후를 내다보고,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네요.

이정수 대표 : 이제 밀가루 없이는 먹거리가 있을 수가 없잖아요. 예전 6.25 지나고 나서 우리나라가 못 살 때, 미국에서 밀가루를 원조해줬잖아요. 그러면서 우리 입맛이 현재 미국 밀가루에 맞게 들어가니까 이제 끊을 수가 없어요. 우리나라가 식량 부족 국가인 건 아시잖아요. 우리나라 식량 갖고는 식량자급률이 몇 프로 안 돼요. 쌀이 아닌 밀을 먹으니까, 밀가루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쌀값은 떨어져요. 이런 부분 때문에 우리나라 농촌에서 식량 생산을 못 하게 되는 족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농산물 생산량은 극히 줄고, 밀가루 가격이나 이런 부분으로 좌지우지되는 그런 단계가 오기가 쉽죠. 이것이 지속되면 회복이 어려울 거예요. 먼저 손을 쓰고 대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워요.

또 아쉬운 부분이 원천 기술이 국가적으로 없는 것도 많이 안타까워요. 요소수 파동이 있을 때 사실 우리나라가 요소수를 못 만들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단가가 비싸서 사다 쓰다 보니까 외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 버린거죠.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취약한 상황이 되어 버린거죠.

 

■ 송재봉 : 그러네요. 말씀대로 지금처럼 대책 없이 가면 향후 10-15년 사이에 우리 농업 기반이 거의 무너진다고 봐야 할 텐데, 지금 모든 농산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되었고 그것이 안보의 문제가 되어 버리는 시대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는 그냥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져 버릴 거 같아요. 사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밀과 각종 곡물 가격을 폭등시키니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잖아요. 강도가 더 높아지면 각 나라마다 난리가 났을 거 같아요.

이제는 농촌이 고령화되었잖아요.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기보다는 기계화되고 새로운 농업 기술 형태로 발전해 가는 것도 하나의 과제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내년도 R&D예산을 상당히 삭감했잖아요. 농업 R&D 삭감 폭도 굉장히 높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미래 농업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건 아닐까 싶은 우려가 됩니다.

이정수 대표 : 10-15년 후 우리 농업이 어려울 거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함축적이긴 하지만 농사를 짓다 보면 매년 수매할 때 해마다 한두 분씩 안 보이시는 분들이 계세요. 좋은 곳으로 가셨거나 요양원에 가셔서 더 이상 농업에 종사할 수 없는 분들이 많아요. 지금 제 나이가 50인데, 여기에서 제 밑으로는 한 명밖에 없어요. 오창 전체로 봤을 때도 5명 정도밖에 없어요. 예전에 오창 농업 지도자 화합 대회 같은 곳에 갔을 때 보면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안 보이더라고요. 어러운 점이 많아요.

 

■ 송재봉 : 오창에 젊은 농부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과는 다르네요. 새로운 농업인을 육성하는 제도는 없나요?

이정수 대표 : 자기 자본을 가지고 들어와서 하기 보다는 국가적으로 양성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이 들어와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준다면 새로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거 같아요.

 

■ 송재봉 : 자본 없이도 들어와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상당히 중요하겠네요.

이정수 대표 : 그렇게 한다면 관심 있는 젊은 사람들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오면 맨땅에 헤딩도 안 돼요. 땅값이 비싸니까, 일당지기 그런 부분밖에 안 되고 사람도 못 구해요. 농번기 때 외국인을 고용하는데, 외국인도 (인건비가) 비싸요. 한국 사람과 외국인이랑 인건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외국인 특징은 (일을) 시키면 기계적으로 그것만 해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못 하고, 딱 그것만 하는 거예요. 또 인건비가 엄청 상승해서 한 사람 쓰기도 부담이 돼요. 고구마 캐고 감자 캐서 인건비 주면 남는 게 없어요.

 

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이 들어와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준다면

새로 농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거 같아요.

 

■ 송재봉 : 인건비나 농산물 가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정말 남는 게 없겠네요. 그래서 일부 대안으로 논의 중인 것이 농민 수당이나 농업인 기본소득이잖아요. 그런 제도를 통해서 농촌에 정주하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대안이 아니냐라는 주장도 있거든요.

이정수 대표 : 맞아요. 그런데 그 방법 뿐 아니라 조금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임금을 외국인과 차별 두는 방식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나라가 그걸 못 하고 있는 게 예전에 어려운 시절에 베트남 가서 일하고 독일 가서 광부나 간호사 하면서 차별 대우를 받으면서 그러지 말자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 건데, 그때와 지금과는 틀리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인권에 대해 상당히 소홀했지만, 지금은 (인권에 대해) 어느 정도 되어 있기에 다르다고 봐요. 이게 참 안 쓸 수도 없고, 막상 쓰자니 사람이 동이 나서 농사를 짓기가 힘들어요.

 

■ 송재봉 : 현실적으로 새로운 인력을 구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 고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씀이시네요.

이정수 대표 : 시에서 농촌 일손 돕기 프로그램도 있는 거 같은데, 그걸 이용하는 거는 한 번도 못 봤어요. 하루 4시간 일할 때, 8시간 일할 때 시에서 얼마 비용을 주고 하는 거 같은데 보지를 못했어요.

 

■ 송재봉 :요즘 도시 농부라고 해서 거기에도 일정 급여를 시에서 지원하고,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서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숫자가 제한되어 있으니까 필요로 하는 모든 농민들이 그걸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나 보네요.

이정수 대표 : 제가 이용해봤으면 문제점이나 느낀 점을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는데, 주변에도 이용해본 사람이 없어서 쉽게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근데 막상 일하다보면 저희도 계획을 잡기도 하지만, 긴급하게 이루어지는 게 있거든요. 갑자기 기상이 안 좋아진다든지 작물 상태에 따라 며칠 내에 조속히 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그걸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약도 해야 하니까 명확하게 (이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죠. 그래서 농촌 일손 돕기 현황을 보고 싶어요. 그게 얼마나 잘 되고 있고, 얼마나 이용을 했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 송재봉 : 제가 아는 분이 도시농부에서 일을 하세요. 그 분은 되게 보람 있어 하시더라고요. 꾸준히 농가하고 일정 계약을 맺어서 가는데, 꾸준히 나가더라고요. 근데 도시 농부라는 총량이 얼마 안 되니까, 그걸 이용할 수 있는 농가가 전체로 보면 정말 몇 퍼센트 안 되겠죠. 이것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정수 대표 : 농촌 일손 돕기 같은 경우, 과수 농가나 채소 농가, 시설하우스 농가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딸기는 매일 따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매일매일 따야 하는 농가는 도시농부를 불러서 수확을 하면 가능할 거 같아요. 하지만 이런 농업 방식과는 다른 농업도 있으니까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거 같아요. 예전에 제가 외국인을 써봤는데, 한 번은 성공했는데 한 번은 사람이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미리 예약을 하려고 계획을 세워도 농업이 번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예약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 송재봉 : 날씨에 따라서도 수확 시기가 하루 이틀 차이가 나기도 하죠. 농사일이라는 게 예측하지 못한 일들도 생기고 자연재해가 발생하기도 하니까 어려움이 참 많겠어요. 농업이 생산비가 높아지니까 수익이 거의 없다고도 하는데, 현실적으로 본인 인건비 정도는 나오나요?

이정수 대표 : 본인 인건비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죠. 농산물 가격이 그때그때 너무 차이가 심하니까요. 고추 값도 어떤 때는 4-5천 원 할 때도 있고, 2-25천 원 할 때도 있어요. 그런 부분을 잘 예측해서 연구하시는 분들이 길잡이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 분들도 어려우실 거예요. 말을 살짝 던져도 농촌 사람들은 올해 콩 값이 좋다그러면 갑자기 내년에 콩을 확 심어버리니까요. 좋았던 게 내년에는 떨어지고, 떨어졌던 게 내년에는 좋아지는 부분들이 많이 있죠.

 

■ 송재봉 : 전체 생산량 조절이 잘 안 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농민들도 자영업자 같은 성격이 있으니까요.

이정수 대표 : 맞네요. 생산량 조절을 할 수 있게끔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서 생산량을 조절해주거나 정책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 농부, 국가, 소비자까지 모두 이득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송재봉 : 가격이 안정적인 게 훨씬 좋잖아요.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도 참 중요한 과제네요. 그리고 농사일도 하시지만 그 외 여러 공부도 하시고 정책적인 문제도 고민하시고 그러시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농업이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려면 정치나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했으면 하는 일들이 있나요? 스마트팜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기도 하고, 농민을 역으로 죽이는 것 거라는 시선도 있는 거 같고요.

이정수 대표 : 스마트팜 좋죠. 그런데 시설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니까 비용적인 부분에서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이득이 큰지도 고민할 부분인 거 같아요.

 

■ 송재봉 : 그렇죠. 농업에 종사하면서 보람 있는 일들이 꽤 많죠?

이정수 대표 : 작물에서 가장 좋은 게 거름이잖아요. 무슨 거름이냐고 물으면 이제 발걸음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 내가 예상한대로 식물이 잘 커주면 보람차고 좋은데 반대로 식물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내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상적인 부분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손실이 크면 후회스럽기도 하고, 시행착오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안타까운 점이 많죠. 계속 공부를 해야 해요. 저는 농약이나 작물 상태를 보면서 공유하고 있는데, 공부할 수 있게 더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까 날이 정해져 있어서 어디로 모이라고 하기 보다는 직접 찾아가서 해주는 부분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농사를 짓다보면 멀리 가서 강의를 듣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지자체에서 시간을 할애해서 대표 농가에서 교육을 하는 식으로 찾아가는 교육 시스템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끼리는 은근 자주 만나니까, 강연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의견 공유도 가능할 거 같아요. 사실 말은 쉽지만 일단 시간과 인력, 노동력이 필요할 테니 더 고민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도 (농업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 계속 공부해보겠습니다. 저는 매일 공부를 하면서 이 논에는 무슨 비료를 몇 번 뿌렸다’, ‘이 비료의 성분은 무엇이다라고 다 적어놔요. 그러면 이 데이터를 참고해서 올해에 반영을 해서 농사를 하는 거죠. 그럼에도 토지나 수분에 따라서 틀릴 수가 있기에 늘 공부를 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 같아요.

 

■ 송재봉 : 그런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이정수 대표 : 데이터라는 게 결국 히스토리가 되는 거죠. 어떤 날은 이런 부분을 PPT로 만들어서 강의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그냥 내 일만 잘하면 되지 싶어서 안 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 송재봉 : 영농 교육이라고 하는 게 실질적인 데이터와 경험치를 기초해서 교육을 해야 실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연구소 실험실에서만 진행된 것으로는 현장감 있는 교육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정수 대표 : 저도 교육을 받으면서 이론적인지 실무적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줘야 전달 속도도 더 빠르고 받아들이기도 더 쉬운 거 같아요.

 

■ 송재봉 : 그렇죠. 현장감 없는 이야기만 하면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도 실제 도움이 되지는 않잖아요.

이정수 대표 : 강의나 보고는 듣는 사람 입장에서 말을 해줘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농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비용, 컨택 등 이런 거는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에요. 상대방에 맞춰서 듣는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 거란 생각이 많이 들어요.

 

■ 송재봉 : 마지막으로 맞춤형 교육과 현장 기반 사례 연구 등이 농업에 적용이 되어야 할 분야라고 하신 말씀이 상당히 와 닿습니다. 오늘 의미 있는 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서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산량 조절을 할 수 있게끔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

생산량을 조절해주거나 정책을 통해서 전문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

농부, 국가, 소비자까지 모두 이득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