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의 청원 감성 동행

길위의 재봉이 42 : ㅇㅇ국공립보육시설 어린이집 원장

송재봉 2023. 11. 8. 20:22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나 아이들한테 가는 혜택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한 분의 익명 요청에 따라 이름을 게재하지 않고, 내용도 약간 편집하였습니다  

** 인터뷰 : OO 어린이집 원장

▪ 송재봉 : 안녕하세요. 오늘은 원장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OO 어린이집은 워낙 유명해서 부모님들이 많이 보내고 싶어 하는 곳이잖아요. 저도 보내고 싶었는데 못 보냈었는데요. 우선 어린이집 이야기부터 해주세요.

▶ ○○○ 원장 :  우리 어린이집은 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양질의 교육과 믿고 위탁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었는데, OO는 그 전부터 유치원도 운영을 해오면서 이어오고 있죠.

 

▪ 송재봉 : 어린이 집도 운영 형태가 많이 다른 것 같더라구요. 국공립 어린이집은 100% 국비 지원이 되는 건가요?

▶ ○○○ 원장 : 그렇지는 않아요. 운영비 지원이 아니라 인건비 지원을 받는 거예요. 영아가 만 2세부터 4세까지이고, 5-7세까지는 유아라고 해요. 인건비 지원이 유아반 교사들은 30%, 영아반 교사들은 80% 나오는 거예요. 저 같은 원장도 80%정도 지원을 받는 거고요. 1년에 한 번은 교재, 교구 지원비 같은 것도 있기는 해요. 민간은 인건비 지원도 안 되기 때문에, 보육료 자체가 좀 높죠. 보육료는 기본적으로 중앙에서 내려오고 차액을 지자체에서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보육료를 자부담하는 건 없어요. 운영기관의 입장에서는 아이 한 명 당 유아의 경우 보육료가 1달에 28만 원이에요. 그러면 하루에 1만원 꼴도 안 되는 거거든요. 그걸로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보육하고 교육하고 아침, 간식, 점심, 오후 간식까지 다 먹이고 시설 관리도 해야 해요. 현실에 안 맞는 보육료가 책정이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여유가 없어요

 

▪ 송재봉 : 듣고 보니 국공립어린이 집도 큰 틀에서는 민간과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네요. 결과적으로 수익 구조도 비슷하고요.

▶ ○○○ 원장 : 다 따져보면 그럴 수 있을 거 같아요. 한 가지 좋은 점은 3-5년에 한 번씩 시설 개보수비가 3천만 원 정도 나와요. 그런데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40명 정원인 어린이집은 규모가 작잖아요. 그런 곳에 3천만 원이 지원되면 많이 바꿀 수 있어요. 그런데 규모가 큰 어린이집은 조금밖에 보수하지 못해서 표시도 안 나요.

사실 이런 부분이 좀 어렵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다들 열심히 하세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육료는 좀 올렸으면 해요. 지금 출산률이 약 0.74%인가 그래요. 내년에는 0.64%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어린이집에는 직격탄이 바로 와요. 여기 인근에 있는 어린이집 중에도 총 정원이 90명인데, 30명밖에 안 차는 곳들도 있어요. 국공립은 교사들이 호봉제이기 때문에 보육의 질이나 교육의 질이 괜찮아요. 그러니까 좋은 교사들이 국공립으로 더 모이게 되고, 안전 관리 등에 지원을 받으니까 보육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출산율 저하로 민간 어린이집이 폐업하게 되는 상황에서 보육 사업이 좀 더 상생하면서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들어요. 또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여전히 너무 높아요. 사실 엄마들이 5살 정도 된 아이들 1-2명 키우는 것도 되게 어렵잖아요. 그런데 지금 교사들은 1명 당 15명을 보고 있어요.

 

▪ 송재봉 : 저출생 시대에 맞게 여러가지 기준을 좀 바꿔야겠네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조금더 현장 중심적인 평가와 개선방안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현실에 맞는 예산반영도 중요할 것 같고요.

▶ ○○○ 원장 : 그럼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아이들한테 세부적인 케어가 어렵고 부모님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질 수밖에 없어요. 현재 기준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이 115이지만, 다 모집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경우에는 110, 18 이렇게 되는데, 그러면 수입과 지출이 안 맞게 돼버리죠. 그러면 어린이집이 적자가 나고 보육의 질은 떨어지고 아이들은 또 건강하게 키워야 되는 딜레마가 발생해요. 현실적으로 출산률 하락과 아동학대 위험 등을 고려했을 때 교사 대 아동 비율도 낮춰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우선적인 개선과제인 거죠.

   지금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1-2명 정도만 키우니까 옛날과는 달라요. 그래서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으로 보육을 하기 위해서는 비율이 줄어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그리고 최근 서이초 교사 사건을 보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1대 1 맞춤으로 부모님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힘든 상황들이 많이 발생을 한다는 거예요. 어린 아이들을 맡기는 거니까 당연히 불안한 마음이 들고, 그거에 따라서 예민해지고 공격적이게 되는 것이 초등학교까지 가는 거 같아요. 옛날 초등학교 선생님들한테처럼 그러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모든 아이들을 영유가 케어 하듯이 할 수 없는 환경이잖아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똑같이 요구를 할 거 아니에요. 아이들은 줄고 기대감이나 요구도는 높아지는 현장에서 우리는 그런 여건들을 조금씩 맞춰나갈 필요는 있을 거 같아요.

 

▪ 송재봉 : 출생률이 계속 떨어진다면 보육의 질을 떠나서 어린이집 모두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거 같아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우리 사회의 큰 숙제입니다.

▶ ○○○ 원장 :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특히 가정어린이집부터 타격이 와요. 어린 아기들은 거의 가정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부터 시작인데, 거기가 직격탄이거든요. 소규모로 아이들을 케어 하다 보니까 아이들이 오지 않으면 바로 문을 닫아야 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 송재봉 : 그 분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면, 관련 분야가 아닌 이상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잖아요.

▶ ○○○ 원장 맞아요. 그런데 이게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급작스럽게 훅훅 떨어지니까 더 무서운 거 같아요.

 

▪ 송재봉 : 그렇죠. 우리 사회가 준비 없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요. 외국 이민자들을 대규모로 받아와야 하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 ○○○ 원장 : 그런데 외국 이민 아이들을 받았을 때는 적응 문제로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하잖아요. 다문화 가정으로 자라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다 보니까요.

 

▪ 송재봉 : 여전히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이 강한 우리사회가 다국적 다인종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문화에 빨리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독일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대규모 이민자가 발생했잖아요. 5-10년 동안 100만 명을 받았어요. 우리나라 같으면 이정도로 과감하게 난민은 수용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 독일 정부는 다 수용한 거예요. 그걸 보면서 국가마다 포용성과 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서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이슬람 난민이라고 하면 더 꺼려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가 큰 숙제인 거 같아요.

▶ ○○○ 원장 : 난민들을 수용해서 운영하는 독일 어린이집에 갔는데, 어린이집에 다개국어를 사용하는 통역사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야지 부모님들하고 아이들이 소통할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에는 전혀 없는 인력 구조잖아요. 그리고 그런 곳은 심리상담가도 다 배치해놓거든요. 되게 부럽더라고요.

 

▪ 송재봉 : 그러네요. 어쨌든 우리도 그런 준비를 빠르게 해야 할 것 같아요.

▶ ○○○ 원장 : 청주도, 충북도 출산율이 줄고 있죠. 앞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게 된다면 보육과 관련해서 다양한 무언가를 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유보 통합도 계속 진행 중에 있는데, 난관에 많이 부딪히고 있거든요.

 

▪ 송재봉 : 제가 잘 몰라서 질문드리는 건데요. 유치원과 보육시설 통합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 ○○○ 원장 : 기본 골격은 우리나라 아이들이 교육의 균등 차원에서 같은 혜택을 받으면서 자라야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린이집도 다닐 수 있고, 유치원도 다닐 수 있는 거잖아요. 대부분 여성들이 거의 맞벌이 부부잖아요. 당장 일해야 되는 구조이다 보니까 유치원보다는 어린이집에 맡기게 돼요. 늦게까지 보육을 해주니까요. 또 간식비 지원 같은 것도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달라요. 유치원은 1인당 2-3천 원씩 지원이 나와요. 그런데 저희는 지금 650원 받거든요. 그러면 최소한 아이들이 양질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간식비라도 동일하게 달라는 거죠.

그런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자격 조건이 다양해요. 그게 난관이라고 하더라고요. 학교가 아니라 보육기관에서 1년 정도 하고 나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저희 어린이집은 대부분 유치원 정교사 자격을 갖고 있거나, 4년제 사회복지학과를 나온 선생님들이에요. 그래서 만약에 자격을 갖춘 자들만 유치원으로 통합하겠다고 하면 저희는 다 그냥 가면 돼요. 그러니까 저희가 그런 문제들이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아요. 그런데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는 사이버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신 분들도 있고 자격구조가 너무 다양하다 보니까, 질적 차이가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런 경우는 보수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보완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차적으로는 아이들한테 가는 혜택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책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참 어려운 거 같아요.

 

▪ 송재봉 : 맞아요. 행정이 느려요. 의사결정도 복잡하고 예산 주기도 길다 보니까 속도가 느리죠. 그래도 필요하면 해야죠.

▶ ○○○ 원장 : 간식비만이라도 빨리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7-8월부터 650원이던 게 1,000원으로 올라가긴 했어요. 그럼에도 유치원하고 비교하면 격차가 많이 나니까요.

 

▪ 송재봉 : 교육에 투자되는 간식비 외에도 교육비 차이도 날 거 아니에요. 지원금이나 급여에서도 차이가 나나요?

▶ ○○○ 원장 : : 급여는 유치원 교사들이 더 높아요.

 

▪ 송재봉 : 그러면 전체적으로 유치원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 거네요.

▶ ○○○ 원장 : 만약에 자격별로 차등을 둔다고 하면 그래도 납득이 되는데, 여기는 무조건 지원을 안 해버리죠. 유치원보다 어린이집이 훨씬 많아요. 그런데 우리 청주 지역만 해도 영유아 아이들은 대부분 어린이집에서 보육을 받아요. 어린이집 지원이 더 적다 보니까 아이들한테도 혜택이 줄어들죠.

 

▪ 송재봉 : 오늘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법을 찾으려면 많은 분들을 찾아 뵙고 말씀을 들어야 되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현장과 정책 간의 괴리가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특히 가정어린이집부터 타격이 와요. 

어린 아기들은 거의 가정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부터 시작인데, 

거기가 우선 직격탄을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