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사구역재개발저지위원회와 충북참여연대가 주최한 재개발 강연회 모습
청주 38개 지구에 대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면서 갖가지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사직3구역 재개발저지위원회와 충북참여연대가 공동으로 주택 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강연회를 개최하였다. 강사는 재개발 행정개혁포럼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활동중인 권정순변호사 였다.
권변호사는 재개발 문제는 주민의 전 재산권이 달린 문제임에도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재개발 사업이 주민의 이익과 무관하게 추진되어 결과적으로 원주민만 피해를 보는 심각한 문제가 전국적으로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재개발이 재산가치 증식과 토지주의 초과이득을 주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잘못된 재개발을 부정과 부패, 과도한 부담금과 입주비용으로 자가소유 원주민이 거리로 내몰리거나 임대아파트를 전전해야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례를 설명하였다.
따라서 주민이 주체가되어 도로 공원등 기반시설은 공공이 부담하고, 주민들이 자기 부담으로 주택을 개량하는 도시 재생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민에게 이익이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제안을 하였다.
이날 강연회에는 사직3구역주민과 사모2지구, 우암동 지구 등 재개발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주민 100여명이 참여하였다.
아래 내용은 권정순 변호사의 강연 자료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대한 이해
권정순 변호사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상 주로 문제되는 사항
- 도정법은, 주택재개발, 주택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의 도심재생사업 일반을 규율.
- 도정법상 도심재생사업의 목적은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에 있으나, 종전에는 주거환경개선보다는 오히려 개발이익을 쫓아 사업이 진행되어 왔음.
- 개발이익을 많이 남기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세입자 및 영세원주민들은 정든 주거지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
- 도정법상 개발사업은 모두 공익사업으로 광역자치단체장이 수립한 기본계획, 정비계획 등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며, 기초단체장이 사업 진행단계마다 승인, 인가를 하게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토지등소유자의 단체인 추진위, 조합이 사업을 주도하는 실정.
- 이에, 추진위, 조합에 대해 감시, 감독이 소홀하게 되어 용역업체 선정, 운영시 사용 등을 둘러싸고 여러 비리가 발생할 우려가 상존
- 사업초기에는 토지등소유자에게 분담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다가 철거와 이주를 앞둔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개략적 분담금이 통보되면서, 뒤늦게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경기 하향 안정화추세가 지속되면서 사업초기부터 사업진행의 찬,반을 둘러싼 다툼이 발생하고 있음.
- 또한, 사업성 악화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구역의 경우, 추진위, 조합 해산이 이루어질 경우, 매몰비용으로 인한 분쟁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시공사가 공사 도중 부도발생시 조합원들에게 많은 부담이 돌아가는 문제도 있음.
2. 재개발을 할 경우 원주민 재정착 가능성
- 원주민 재정착을 정확하게 어떻게 정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서울의 경우, 뉴타운 후 원주민 재정착율이 20% 미만에 이른다고 함.
- 뉴타운, 재개발 전에는 단독주택이라하더라도 층을 나누어 여러 가구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개발 후에는 하나의 아파트에 2개 이상 가구가 거주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며, 실제로도 서울의 경우 뉴타운으로 인해 주택 공급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고 함.
- 세입자들의 경우, 높아진 주거비를 부담하기 어렵고, 영세 원주민들의 경우에는 본인이 소유한 토지, 건축물을 현물로 출자하더라도 추가 분담금을 납부하기 어려워 다수가 종전 주거지를 떠나게 되면서 원주민 재정착율이 낮게 나오게 됨.
- 즉, 개발전에는 저렴 주택에 다수의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형태였으나, 개발 후에는 아파트가 건축되어 아파트에 입주하기 어려운 원주민들에게는 재개발, 뉴타운이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이해되기 보다는 ‘원주민 내쫓기 사업’으로 이해되고 있음.
3. 보상가와 부담금은 어떻게 되는지,
- 재개발의 경우에는,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강제로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되어 조합설립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와 동일한 자격을 갖게 되며, 이후 분양신청시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청산조합원으로 분류됨.
- 재건축의 경우에는,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으면 바로 매도청구 대상자가 되어 매도청구소송이 진행됨.
- 아파트를 분양받지 않는 현금청산의 경우, 재개발과 재건축 모두 감정평가(수용절차 진행)액으로 보상을 받게 되는데, 재건축은 시가감정이 기준이 되며, 재개발은 시가감정이 아닌 일반 감정평가절차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짐.
- 분양신청을 한 조합원은, 본인이 소유한 토지, 건축물의 감정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한 금액이 ‘종전권리가액’이 되고, 본인이 입주하고자 하는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가가 ‘종전권리가액’보다 많으면 그 차액을 분담으로 지급해야 함.
4. 조합추진위원회가입 후 탈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 추진위 설립에 동의하였다하더라도 조합설립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청주시장과 추진위원회에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기재한 내용증명(인감증명서 원본 첨부)을 발송하여야 함.
- 추진위 설립에 동의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하면, 조합설립동의가 쉽지 않음. 다만, 도정법과 시행령에서는 조합설립동의 내용인 ‘1.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의 개요/ 2.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 3. 제2호에 따른 비용의 분담기준/ 4. 사업 완료 후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 5. 조합정관’이 변경된 경우에는 동의철회를 인정하고 있는데, 동의철회의 경우에는 반드시 철회의사가 담긴 서면과 인감증명서를 청주시장과 추진위원에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여야 함.
5. 추진위원회 및 조합이 지출한 매몰비용은 누가 부담해야하는지?
- 매몰비용은, 경제학적 용어이나 재개발 등에서는 ‘추진위나 조합해산시 추진위 등에서 시공사나 정비업체로부터 대여받아 사용한 사업비용의 처리’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고 있음.
- 사업비용 대여시 추진위원이나 조합임원이 연대보증을 하게 되어 있어, 연대보증을 한 추진위원 등과 일반 토지등소유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
- 법률적으로는 직접 연대보증을 하지 않은 일반 토지등소유자들이 매몰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아님. 각 급 법원 판례도 이와 같은 태도임. 만약, 토지등소유자들이 매몰비용을 분담하기 위해서는 주민총회, 조합총회를 통해 비용분담 결의를 하여야하는데, 추진위 등이 해산되는 마당에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결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움.
- 따라서, 추진위에 동의한 소유자들이 매몰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거나 추진위 해산에 동의한 소유자들이 매몰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모두 근거없는 것임.
6. 재개발과 관련한 행정기관의 권한과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 본래, 재개발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되는 것이므로 공공이 주도가 되어야 함. 그러나, 공공이 많은 재개발사업을 시행하기에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므로, 주민들의 단체인 조합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행정기관은 인,허가를 통해 이를 감독하고 있음.
- 뿐만 아니라, 도정법에서는 행정관청이 직권으로 조합 등의 업무를 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행정관청의 감독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임.
- 이에, 재개발사업이 주거환경개선이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의 엄격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임.
7. 바람직한 도시 재생방안에 대한 제언
- 부동산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민들의 힘만으로도 사업시행이 원활하였으나, 최근 부동산가격 하향 안정화추세가 지속되면 사업중단, 지연사태가 빈발하고 있음.
- 그러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을 정비하여야 할 필요성도 있으므로, 공공이 재개발복지의 측면에서 기반시설설치 비용을 부담하고, 주민들의 자기 집을 고치는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극 활용하여야 함.
- 또한, 행정관청에서 법에 규정된 감독권한을 적극 활용하여 추진위, 조합 임원의 전횡과 비리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