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의 청원 감성 동행

길위의 재봉이 43 - 권용정 청주북부복지관 (전)팀장

송재봉 2023. 11. 10. 06:00

청주에서 부터 코디네이터를 통해 협업이 활성화 된다면

새로운 보건복지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 인터뷰 : 권용정 청주북부복지관 (전)팀장

■ 송재봉 : 길위의 재봉이란 이름으로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오늘은 지역사회복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계신 권용정 팀장님과 만나 공부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지금 사회복지 영역에서 일한 지가 꽤 오래되셨죠?

권용정 팀장 : 네, 벌써 20년이 넘었네요. 사회복지 영역 쪽으로 들어온 것은 97년부터 시작이 됐고 2003년부터 사회복지사로 전업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청주가 사회복지와 관련돼서 기본적인 시설과 인프라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많이 갖춰져 있는 도시라고 얘기를 들어왔던 것 같은데 사실인가요?

권용정 팀장 : 인프라에 대한 부분들은 다른 도시 이상으로 갖춰져 있는 게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종합복지관 중심으로 종합적인 복지 서비스 즉 하나의 기관에서 다양한 영역의 대상자들에 대한 서비스가 다 가능했었는데 2000년 무렵부터 단종 복지 중심의 복지 사업들이 늘어나게 돼요. 그러면서 복지에 대한 전문성은 더 강력하게 갖췄죠.
  그런데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은 율량사천동 우암동 내덕1 2동을 관할하고 있는데 수급자에서부터 노인 또는 장애인까지 서비스들이 있어야 하고 정신장애까지 겪고 있는 분들 우울증에 대한 부분들까지도 우리 복지관에 의뢰가 들어옵니다. 종합복지관이기는 합니다만 저희 쪽에서 가지고 있는 주된 전문성이 아닌 영역들이 좀 많이 있죠.
그래서 우리 복지관에서 해결하기보다 지역에 있는 다양한 기관들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종합복지에서 단종 복지로 되면서 전문성은 늘었는데 어떻게 보면 대상자들에게 접근에 들어가는 방식은 더 어려워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좀 해봐요. 10여 년 전에 요양원과 재가시설 사회복지사분들과 한 사업 중에 기능 더하기라는 것이 있었어요.

  단종 복지를 하고 있는 곳에서 자기의 주된 영역 외에 추가 영역 사업을 한다면 예산을 지원해주는 사업이었어요. 그때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이 단종에 국한되다 보니까 대상자들이 찾아갈 곳이 막막했었는데 대상자들이 찾아갈 곳이 지역 내에 많아지더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던 거죠. 그래서 복지가 단종으로 가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일정 부분에서는 통합적인 부분으로 가는 것도 좀 더 앞으로는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송재봉 : 복지수요자들은 단 하나의 문제만 갖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하게 접근하고 종합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으로 봐야 하나요?

권용정 팀장 : 단종은 점점 더 고도화된 단종 쪽으로 갈 테고 한 지역 내에 여러 개의 기관이 설립되지 않은 이상 그 지역의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죠. 그런데 한 지역 내에 여러 개 기관이 설립되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나마 청주 같은 경우에는 86만 인구를 가지고 있어서 여러 복지기관이 설립될 수 있고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얘기를 하지만 인근에 작은 인구를 가진 지역에선 다양한 기관을 운영할 여력을 갖추지를 못하지요. 그런데도 단종복지로 가버리면 결국은 포함되지 못하는 영역들이 발생이 된다고 보는 거고요. 그래서 한 5% 10%의 여력을 가지고 타 영역에 대한 대상자들을 좀 흡수할 수 있는 그런 사업들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그런 사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송재봉 : 그러면 지금 율량 사천동과 내덕 우암동의 경우는 종합복지관 노인복지관이 있고 그 외에 단종 복지시설들이 더 있나요?

권용정 팀장 : 시니어 클럽도 있고요. 아동보호기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 관내는 아니지만 오창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 안심센터가 있어요. 지금 제가 언급했던 각 센터는 각자 나름의 사례 관리를 하고 있어요.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은 청원구에 있는 통합사례관리기관이에요

복지 쪽과 보건은 서로의 활동에 대해 잘 몰라요.

복지와 보건이 양자의 교류를 통해서  사업들을 활성화해 나가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한 거지요

■ 송재봉 : 북부복지관이 통합사례관리기관이군요?

권용정 팀장 : 네 우리 복지관은 각 지역에 있는 기관들과 협업을 하면서 지역 내에 문제가 있는 대상이 있으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원을 받고 있거든요. 그 예산 속에서 긴급 구호 자금 배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송재봉 : 개별 전문성을 띠는 지원시설과 복지시설들이 불가피하게 생길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통합 사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된다는 말씀이네요.

권용정 팀장 : 사례 하나를 좀 말씀을 드리면. 제가 근무했던 곳 중의 하나가 광역치매센터라는 곳이 있었어요. 광역치매센터의 사업 담당 지역은 충청북도 전체예요. 충청북도에는 14개의 보건소가 있고 그 안에 치매안심센터가 있어요. 광역치매센터는 안심센터들의 사례를 통합 관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충청북도의 사례 관리는 2019년 전국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편이에요. 그때 당시에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연계였어요. 복지 쪽과 보건은 서로의 활동에 대해 잘 몰라요. 제가 한 10년 정도를 병원 쪽에서 근무했었거든요. 복지와 보건을 경험한 제가 중간에서 양자에 대한 교류를 통해서 사업들을 활성화해 나가는 사례 관리들을 엮어 나가는 작업을 좀 했었던 거죠. 즉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한 거지요

■ 송재봉 : 자기 영역의 전문성과 경험들은 많지만 타 영역과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서 새로운 그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코디네이터는 양성되지도 않고 잘 준비돼 있지 않다는 거군요?
권용정 팀장 : 충청북도에는 사회보장개혁과 건강에 관련된 복원 계획이 4년에 한 번씩 수립이 돼요. 그런데 두 계획을 보면 되게 어긋난 내용이 등장하고 있거든요. 그런 내용을 보면 코디네이터가 양자 계획을 좀 엮어내고 묶어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는 부분들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 송재봉 : 말씀 듣고 보니 복지와 보건을 연계하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중요하고 필요할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부터 시작해 나가야 할까요?

권용정 팀장 : 1차적으로는 소모임에 대한 부분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작은 모임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체계화시켜서 각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해 나가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봐요. 제가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가 만약에 제도화가 돼버리면 이 또한 하나의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현재까지 만들어졌던 여러 가지 제도 중에 우수한 제도들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종합복지관의 운영비는 인건비와 운영비가 분리돼서 현재 지자체로부터 받고 있어요. 현재는 분리가 됐습니다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분리가 안 됐어요. 통합 예산으로 내려왔죠. 통합 예산으로 내려오면서 종사자들이 어떤 얘기들을 했냐면 종사자들의 근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운영비와 인건비를 분리해 달라는 요구를 되게 강력하게 했었죠.
그래서 제도화가 됐습니다. 됐더니 나타나는 현상이 인건비는 확보가 되는데 사업비가 없는 거죠. 예를 들어서 탄력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인건비에서 어떤 불용이 남는다면 그것을 사업비로 전용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이 제도가 인건비와 사업비를 분리된 제도로 만들다 보니까 전용이 안 되는 거예요. 사회종합복지관 같은 경우에는 교육에 대한 강제력이 좀 많아요. 법에서 지정된 교육 평가 의무 교육들이 많죠. 평가나 법이나 이 교육이 만들어졌을 때는 필요성이 있어서 만들어졌죠.
제도화 이전에는 각 기관이 가지고 있었던 강력한 특성화였어요. 그 교육이 제도화됨과 동시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냐면 의미 있는 교육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이수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돼버리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무조건적인 제도화가 옳은 거냐는 생각을 하게 됐던 거고요. 그래서 아까 얘기했던 코디네이터도 제도화로 가기 이전에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어떤 논의 구조 속에서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송재봉 : 근데 제도화가 되지 않는데 그런 논의 구조가 만들어질 수가 있을까요? 그건 어떤 분야가 어떻게 노력을 해야 가능할까요? 그냥 자연 발생적으로 안 되니까 뭔가 의도적이든 의식적이든 노력을 해야 그런 협업 체계든 논의 구조라도 만들어질 텐데 그걸 누가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거냐 자발성에만 기초해서 될 거냐는 의문이 드는데요.

권용정 팀장 : 글쎄요 누가 하면 가장 좋을까요?

■ 송재봉 : 절실히 느끼는 사람들이 나서서 움직여야 하겠지만 또 기관 간에 여러 가지 제약 요인들이 있다고 하면 개인이 그걸 극복하고 넘어서기에는 어려운 면도 있을 것 같아서요.

권용정 팀장 :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이것이 문제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큼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봐요. 지금 제가 이렇게 문제 제기하기 이전에 이거와 관련된 문제를 생각을 혹시 해보셨습니까?

 

■ 송재봉 : 평소 복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저도 미처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요.

권용정 팀장 : 이것처럼 이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두 명 늘어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공감대도 생기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거든요.

■ 송재봉 : 맞습니다. 저도 들으면서 지역에 보건 계획과 복지 계획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나, 상호 간에 긴밀하게 연관되는 영역이 분명히 중첩되거나 협력해야 할 영역이 분명히 있을 텐데 계획 수립 과정에서 충분하게 협의가 반영되지 못하고 또 다양한 의견들이 그 속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관심 없으면 사실 모르는 거니까요! 정확한 진단을 해 주신 것 같아요

권용정 팀장 : 지금 청주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우리 충청북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의 인구가 사는 지역이고 인프라망들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이잖아요. 그래서 청주부터라도 이러한 코디네이터 또는 협업에 대한 작업이 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복지 모델이 또는 보건복지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는 싶어요.
지금 우리 복지관만 하더라도 건강과 관련된 강좌가 열리면 많은 분이 오셔서 관심을 가져주세요. 그 강좌를 운영하는 곳은 보건 쪽이거든요. 저희는 공간을 열어드리는 역할이었던 거죠. 근데 진행되는 과정을 봤을 때 참 아쉬웠던 부분이 우리와 어떤 협의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에 대한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서 들어오면 참 좋을 텐데 우리에게는 이제 공간만 제공해 달라 또는 대상자만 모집해 달라는 그런 아주 초보적인 형태의 어떤 협업을 요구하다 보니 문을 열고 대상자들이 와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끔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우리 지역의 특징이 뭘까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관할구역인 율량사천동, 내덕 1 2동, 우암동,  4개 지역의 특징이 다 달라요.

■ 송재봉 : 사실 복지관에서 하는데 장소만 빌려준다고 하는 건 어떻게 보면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잖아요. 분명히 관련된 사업이면 협업을 통해서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하면 훨씬 더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을 텐데, 서울시에서 예전에 도입됐던 찾동이 라고 하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경우가 보건과 복지가 함께 협력을 통해서 통합 관리도 하고 공동으로 복지 대상자 방문이라든가 현장 중심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거든요

권용정 팀장 : 그렇죠. 일순간에 청주시 전역으로 확대는 못 하겠지만 시범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지역에서라도 좀 진행이 되면서 그 효과성 검증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송재봉 : 조금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팀장님이 현재 일을 하고 계신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은 어떠신가요? 일을 하면서 이 지역의 복지 수요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복지관이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또 추가로 더 고민하는 것은 어떤 게 있을지 말씀해 주세요

권용정 팀장 : 일을 하면서 우리 지역의 특징이 뭘까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관할구역인 율량사천동, 내덕 1 2동, 우암동 이 4개 지역의 특징이 다 달라요. 인구 구조에 대한 부분들로만 따져봐도 내덕1동 같은 경우에는 노인 인구가 27% 정도가 될 정도로 초고령화를 넘었고요. 반면 율량동은 10% 정도 돼요. 이미 노인 인구에 대한 비율이 다르다는 것은 그 이하 연령에 대한 또는, 그 이상의 연령에 대한 비율이 다른 지역하고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얘기해 주는 거거든요.

거기다가 지역 내에 아동 청소년 인구들이 얼마만큼 거주하는지에 따라서 그 지역이 젊어지는 지역인지 아니면 고령으로 빠져드는 지역인지에 대한 특성도 나타나요. 그럼 각각의 특성에 따라서 접근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그리고 저희 쪽 복지관으로 사례 관리 대상자들 의뢰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청장년들 장년층들 그리고 가족 중심의 사례 관리 의뢰들이 좀 빈번한 편이에요. 이 문제가 아까 얘기했던 인구 구조에 대한 문제하고 같이 결부되는 거죠.

지금 율량사천동 같은 경우에는 노인에 대한 서비스 의뢰보다는 장년층들과 가족 중심의 서비스 의뢰들이 넘쳐나게 되는 거죠. 가족의 기능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에서 문제를 제기해서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까지 가족 중심 또는 장년 중심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 송재봉 : 그러네요. 저도 이렇게 얘기를 듣다 보니까 우리 사회가 청소년 청년은 그 나름의 다양한 지원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많고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엄청난 지원 시스템들이 매우 많은데 중년에 대한 지원 체계가 너무 없었군요. 전엔 취약계층을 위한 것이 복지였다면 이젠 다양한 계층에 관한 관심과 프로그램 개발도 복지의 영역에서 중요한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네요
지금껏 사회복지사로 열심히 일 해 오셨잖아요. 내가 이 일을 참 잘해왔다. 역시 천직이구나 이런 생각이 드시니까 지금까지 복지사로서 생활하셨겠지만 그래도 내가 아쉬웠던 부분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게 있으실까요?

권용정 팀장 : 지금까지 일하면서 앞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기를 기대하고 희망을 했다면 앞으로는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주는 역할들을 좀 해보고 싶어요. 사실 이제 저만 하더라도 세대가 바뀌는 그 가운데에 있어요. 그래서 우리 세대도 중요하지만, 우리 다음 세대들 좀 커나갈 수 있게끔 해 주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성장을 잘할 수 있도록 훌륭한 사회복지사로서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송재봉 : 사회복지사들의 소진(직무불만족에 처한 업무자들이 궁극적으로 감정의 고갈, 소외, 업무와 클라이언트에 대한 관심 상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겪는 현상)에 관한 이야기들이 예전부터 참 많이 있었고 또 고민이 있는 거잖아요. 누군가에게 맞춤형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 건 어떻게 보면 개인의 에너지를 상당히 소모해야 하거나 상당 부분의 감정노동을 또 해야 하는 문제일 수도 있어서 사회복지사들이 지속 가능하게 사회복지 영역에서 일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또 숙제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면에서 좀 우리 사회가 더 고민하고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권용정 팀장 : 한때 사회복지 하는 사람들에 대한 표현이 좋은 일을 하는 사람 봉사하는 사람이었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그러한 표현은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그게 뭐를 얘기하는 거냐면 복지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 가고 있다고 보는 거죠. 사회복지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곳이고 봉사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복지라는 전문성의 집단이고 그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일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다면 오히려 소진에 대한 부분들도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는 해법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소진 예방 프로그램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다들 다 일회성이잖아요. 한 번 야유회 갔다 오고 한 번 어떤 체험활동 갔다 온다고 해서 소진이 사라지는 거는 결코 아니라고 봐요. 우리 사회와 함께 인식에 대한 전환이 같이 이루어졌을 때 사회복지계의 소진이라는 용어가 두 번 다시 발 들이지 아니하고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복지 인프라가 충분하냐고 물었을 때

제가 과거를 해결한다면 충분할 것이고

미래로 갈 거라면 아직도 부족할 거예요.

■ 송재봉 : 그러면 말씀처럼 사실 그 전문성에 합당한 사회적인 인정과 대우 그것이 경제적이든 아니면 문화적이든 그런 것들이 합당하게 주어진다고 하면 사실 말씀처럼 소진 뭐 이런 얘기가 나올 이유가 없을 텐데, 근데 여전히 개인의 일정한 희생에 대한 기대들이 있는 거 아닌가요?

권용정 팀장 : 그 부분이 같이 좀 사라져야 할 거예요.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개선뿐 아니라 복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스스로에 대한 노력이 좀 필요하겠죠.

■ 송재봉 : 지금 청원구를 예를 들자고 하면 복지 인프라와 관련해서 시설과 인력 그리고 예산 여러 가지가 있겠죠. 어느 정도 좀 충족되고 있다고 보는 건지 아니면 그와 관련돼서 앞으로 더 추가로 좀 보완돼야 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그런 말씀을 좀 부탁드립니다.

권용정 팀장 : 우리의 사고체계가 과거로만 회귀한다면 충분하겠죠. 근데 우리의 사고체계는 미래 지향이잖아요. 미래 지향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언제나 부족한 게 맞죠. 그리고 과거하고 지금과 대상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일단 바뀌었고 대상자라고 칭하고 있는 영역들이 바뀌었습니다. 그 대상자라는 것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대상자가 맞는다고 보는 거예요. 경제적인 여력에 따라 만약에 대상자가 되고 안 되고 한다면 복지 서비스는 되게 다양하거든요. 우리가 의식주에 대한 부분들만 복지 서비스라고 보지 않는단 말이죠. 복지 인프라가 충분하냐고 물었을 때 과거를 해결한다면 충분할 것이고 미래로 갈 거라면 아직도 부족할 거예요.

■ 송재봉 : 좀 구체적으로는 어떤 게 부족한가요?

권용정 팀장 : 예를 들어 지금 우리 복지관에서 올해에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중장년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부족해요

■ 송재봉 : 프로그램 시설과 인프라 측면에서는 어떤가요?

권용정 팀장 : 거리가 먼 곳은 ㅈ[외하고요. 율량동 중에서도 우리 복지관 반경 100m를 지도상에 동심원으로 그려놓고 그분들이 갈 데가 있는지를 한번 찾아봤어요. 근데 갈 데가 정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지난 5월 말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저희가 낸 게 뭐냐면 복지관 주차장을 지역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우리 복지관 관에 있는 분들이 작은 축제 바자회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쓰려고 주차장을 새롭게 리모델링했어요

서로가 교류할 수 있는 교류 센터를 세우기는 어렵겠지만 기존에 있는 공간들이 교류 센터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조금만 더 지원해 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선진 외국 같은 경우에는 작은 공간 내에서 하는 음악회들도 되게 유명하잖아요.

우리 전 세대들 살펴보면 장년이 돼버리면은 주로 하는 것이 술이잖아요. 음주문화만이 장년의 놀이 문화의 전부가 아니라 정말 놀이 문화로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만들어지면 정말 좋겠다 싶습니다.

■ 송재봉 : 우리 지역에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지역의 리더라고 하는 분들 복지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을지 지도 숙제인 것 같아요. 결국은 거기서부터 예산과 정책이 마련되는 거기도 하니까 그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으세요?

권용정 팀장 : 정치가 삶인데 그 정치가 왜곡되게 표현되고 있는 곳이 많아서 조금만 길을 열어달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루아침에 제도화될 수 없다는 얘기를 앞에 했잖아요. 제도화 이전에 서로 공감대 형성이 먼저입니다라고 했듯이 서로에 대한 문제들을 알고 있다면 그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이 되리라고 봐요. 근데 문제를 모르면 앞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거니까 길을 조금만 더 열어주십사 부탁드리는 거고요.  그래도 우리 사회는 많이 바뀌었다고 저는 믿어요.

 

■ 송재봉 : 네 더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전보다는 급여 조건이나 이런 건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던데

권용정 팀장 : 예전 대비 많이 나아진 게 맞아요. 현실화됐던 것도 맞는 데 문제는 사회복지 영역 중에서도 소외 영역이 있어요. 모든 영역이 다 나아진 게 아니라 대표적인 몇몇 영역들은 올라갔지만 그러지 않은 영역들이 있단 거지요.

■ 송재봉 : 사회복지 영역에서 소외되거나, 아직 개선되어야 할 영역은 어떤 게 있나요?

권용정 팀장 : 특히 쉼터와 같은 사회복지기관들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시된 급여 만큼은 못받아요. 특히 여가부 쪽 사업은요. 제 배우자가 여가부 쪽 사업 기관에 다니고 있는데 최저임금 받아요. 지역아동센터도 그렇고, 복지 중에서도 소외된 복지 영역에 종사하시는 분들에 대한 처우는 아직 좋지 않아요

■ 송재봉 : 시설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가요?

권용정 팀장 : 시설 같은 경우에 노인 장기요양을 제외한 나머지 이제 시설은 좀 괜찮아요. 특히 보건복지부 쪽 영역에 있는 시설들은 다 괜찮은데 장기요양은 일명 바우처처럼 운영이 되다 보니 한계가 많죠. 급여에 대한 한계들도 많고요.

 

■ 송재봉 : 그렇군요. 바쁘신 와중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도화되기보다는 서로 공감대 형성이 먼저입니다

서로에 대한 문제들을 알고 있다면 그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이 되리라고 봐요.

 그래서 길을 조금만 더 열어주십사 부탁드리는 거고요. 

우리 사회는 많이 바뀌었다고 저는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