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이야기

[호국보훈의 달 기획 아! 6월] <3> 보수와 진보의 대화

송재봉 2013. 7. 16. 16:15

서로 다른 애국 관점 … 협력점 찾아야

[호국보훈의 달 기획 아! 6월] <3> 보수와 진보의 대화

 안성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송재봉 충북NGO센터장

 

2013년 06월 25일 (화) 21:31:10 지면보기 3면 유승훈 기자 idawoon@jbnews.com

최근 북방한계선(NLL)을 둘러 싼 논란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발언 내용을 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 국가정보원의 댓글 논란을 두고 서울지역 총학생회는 정보기관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시국선언을 하고 촛불집회를 갖는 반면,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는 '촛불집회 반대, NLL대화록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맞불 집회를 열었다.

더욱이 남북관계 긴장 고조와 여야 대립이 격화될 경우 보수와 진보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보수와 진보가 대화를 통해 국가의 이익을 고민하고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중부매일은 안성호(충북대 정치괴교학과) 교수와 송재봉(충북NGO센터)센터장을 초청해 한국사회에서 6월이 갖는 의미, 지역 발전을 위한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 편집자


한국사회에서 호국보훈의 달이 갖는 의미

 

▲ 안성호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성호 교수(이하 안)=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수 많은 외침을 겪었는데, 이 과정에서 자칫 굴복을 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을 추모하고,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에서 국가에서 지정했다. 애국심과 안보의식을 높일 수 있는 호국보훈과 관련된 특강과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마련하고, 이 행사에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행사는 국가보훈처에서 해야 하는데 처장이 차관급이라 국무회의에도 참석을 못하고 홍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송재봉 센터장(이하 송)= 국가가 존재한다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을 기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의미가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호국보훈의 달을 경험하며 아쉬운 것은 호국이나 안보의 문제는 보다 넓은 의미로 접근해야 하는데, 마치 반공이나 반북의식이 호국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돼 아쉽다. 이는 자칫 우리사회와 모든 국민이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공유하고 추모하는데 한계를 보일 수 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호국보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근현대사에서 나타난 보수와 진보의 모습

▶안= 우리나라는 일제와 해방을 거쳐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도 좌파와 우파가 이념 대립을 하며 함께 활동했지만, 6·25 전쟁을 겪으며 극명하게 갈라지게 된다.

남한은 6·25 전쟁 이후 반공, 반북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심어져 진보와 좌파를 싸잡아 매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도 이념적으로는 좌파가 아닌 중도세력임에도 불구하고 매도 당하는 측면이 있다. 이제 나라도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처럼 양대 정당이 서로를 인정하면서 경쟁하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져야 한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는 다른 것으로 봐야한다. 좌파를 진보로 우파를 보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 정치권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송= 공감한다. 이념 대립에 기초한 한국전쟁에 이어 분단체제라는 구조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과 가치가 건강하게 양립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사회에서 진보는 좌파 빨갱이로 규정되면서 척결의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

보수는 민족주의적 성향과 동시에 자유시장주의를 지향하고, 진보는 개방적 세계주의, 국가의 개입과 역할을 강조하는데, 우리사회는 역설적으로 보수는 오히려 민족주의 보다는 친미적 성향을 띄고, 진보가 민족적 성향과 자유시장주의적 주장을 하는 독특한 사회 분위기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보수와 진보의 의미는

▶안= 보수는 그 나라의 전통 오래된 전통 중에서 후손에서 이어줄 것을 지키려는 세력이고, 진보는 과거 보다는 미래, 독거노인이나 편모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졌다.

자유 민주주의국가의 가치는 자유와 평등이다. 보수는 자유민주주의 경쟁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진보는 평등에 관심을 보인다. 이 둘을 조절하는 것이 박애정신이다.

▶송= 보수의 가치는 기존의 체제와 질서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에 있다. 현상을 고착화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을 보수로 보기는 어렵다.

기존의 변화나 질서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이 진보적 가치의 출발점이다. 진보는 개인보다는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보수와 진보가 갈등할 수밖에 없는 것은 가치와 현상을 바라보는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지역사회에서 보수와 진보의 역할

▶안= 우리사회는 문제가 발생되면 사안별로 접근해 해결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아예 편을 가르고 소통을 하지 않아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권도 특정 정당이 단체장이 되면 자당 성향의 인사들만 정책이나 사업에 참여해 상대 당과 협력적 접점을 찾기 어렵게 된다. 지역사회에서는 거버넌스를 통해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에서 반대 성향의 인사를 30% 정도 참여시키는 사회적 관행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보훈의 달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아닌 애국의 관점으로 한 목소리를 만들어 가는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송= 여러가지 현안이나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 이견이 있는 것은 불가피하게 당연한 것이다. 다만, 진보적 주장을 펼치는 사람을 체제 전복자로 규정하고 원색적인 공격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이념적으로는 다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지역의 문제와 현안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논의 테이블이 필요하다.

보수는 진보가, 진보는 보수가 '조국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는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공존해 살아야하고, 다만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뿐'이라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 유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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