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

교원대는 환경미화원을 길거리로 내몰지 말라

송재봉 2011. 1. 14. 15:21

한국교원대학교는 미화원들을

차가운 길거리로 내쫓지 말라

 

교수노조 기자회견

교원대 본관 앞에서 교수노조와 해고된 미화원들이 원직 복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북 청원군에 소재한 한국교원대학교는 유아, 초등, 중등 교사를 모두 양성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교원 양성 대학이면서 동시에 국립대학이다. 오늘의 한국교원대학교가 있기까지 단지 몇 사람의 노력만 있었겠는가. 그 중에서도 남모르는 곳에서 매일을 내 집처럼 쓸고 닦고 가꾸어온 환경 미화 노동자들의 노고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 미화 노동자들은 모두 고령자들이고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이 있을 터이다.

 

이들 미화 노동자들은 하나 같이 인력을 파견하는 용역업체 소속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용역업체들이 변경되었어도 미화원들은 하나 같이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었다. 이들 미화원들이 단지 형식적으로 소속되었을 뿐인 용역업체들이 수 년 동안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면서 과다하게 임금을 착취하자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미화원들은 2010년 9월 10일 충북지역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그러자 2011년 1월 1일 한국교원대학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용역업체가 노동조합 조합원 15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만 고용시키는 일을 저질렀다. 이때까지 유래가 없었던 일이다. 노동조합 조합원 전원은 이 엄동설한에 차가운 길거리에 내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고 용역업체 소관이라고 발뺌한다.

 

그러나 한국교원대학교의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조합원이 누구이고 비조합원이 누구인지 알 턱이 없다. 더구나 조합원들의 명단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가지고 있으며 교원대 소속 직원이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을 탈퇴하면 계속 고용을 보장해주겠다는 회유를 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조합원인 미화원들이 길거리로 내쫓긴 것은 용역업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한국교원대학교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미화원들이 다시 직장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한국교원대학교가 적극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안임을 잘 알고 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과 함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체험하고 가르쳐야 할 교원양성의 요람인 교원대학교에서 민주사회 구성원의 기본적 권리중 하나인 노조를 결성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약자인 청소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일을 하는 것은 너무도 비교육적이고 비인간 적인 처사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국교원대학교에 요구한다.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길거리로 내몰린 미화원 전원을 복직시켜라. 국립대학이면서 동시에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우리는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0년 1월 일

 

충북참여연대 사회인권위원회·청주노동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