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 물류창고의 단지화는 상당한 비전이 있고,
지역 산업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 : 이덕근 전무(청주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 사업협동조합)
▪ 송재봉 : 오늘은 좀 여렵고 긴 이름인긴 한데요. 청주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 이덕근 전무 이사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이덕근 전무님이 산업용재유통단지 조성 과정에서부터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얘기는 전에 들은 적이 있어요. 중소기업이나 건설현장 등 산업 현장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용재들이잖아요. 그런 시설임에도 그동안 여러지역에 흩어져 있어서 임대료 부담도 되고 영업활동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한곳에 집중되어 있어서 찾는 분들도 좋고 산업용재 관련 사업하는 분들도 좋아진 것 간습니다. 이렇게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그 이야기부터 먼저 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이덕근 전무 : 오래전 과거를 생각하자니 새롭네요. 제가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90년대에 청주로 내려왔어요. 그때는 서문동이나 사직동이 산업용재를 취급하는 곳이었어요. 우리나라가 6.25전쟁이 끝나고 50년대 말부터 산업화가 시작이 됐던 거잖아요. 그동안은 우리가 농업 국가였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산업화가 되는 시점에 서울은 청계천에서 구로동, 시흥으로 개발이 이어져 왔어요. 그 때 청주도 서울처럼 해야겠다는 게 있었고, 수도권 개발 제한으로 천안 이남쪽으로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청주도 개발이 되고, 중부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공장도 많아지고 그랬죠. 그러면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면, 장기적으로 지역 발전과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좋겠다라는 생각에 젊은 사람들이 모였죠. 그러면서 시작했어요.
젊은 사람 5명이 딱 모여서, 각자 100만 원씩 내서 산업은행에 5명이 대표 도장을 찍었죠. 그렇게 500만 원을 가지고 시작해서 조합원을 확보하게 된 거죠.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조합원을 계속 모집하고 했어요. 그 때, 부동산업자가 이 곳을 추천했는데 장기적으로 2차 우회도로도 생기고 괜찮다고 한 거죠. 필지도 한 사람 소유이고 위치도 좋다고 해서 여기를 와 봤더니 규모가 한 16,300평 정도였어요.
솔직히 그 때 욕심은 제가 예전에 대기업에 근무를 했어요. 그래서 어떤 철강과 우리 산업 용재와 기계 가공이 어우러져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발상천까지 전체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때 인식도 그랬고 나도 30대 중반으로 어린 나이였다 보니까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해서 이렇게 된 거죠.
▪ 송재봉 : 당시로 보면 젊은 나이였는데 이렇게 큰일을 대담하게 추진하셨네요. 전무님의 지금 모습을 보니 당시에는 더 의욕도 넘치고 추진력 있는 짱짱한 모습이셨을 것 같아요! 많은 어려움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고요.
▶ 이덕근 전무 : 아까 조합원을 계속 모았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해서 한 5억 7천 정도가 만들어졌어요. 땅도 괜찮고 욕심도 나고, 조합원들도 괜찮아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토지 전문위원회를 구성해서 투명 공정하게 약 7-8명 정도가 검토를 하는 거죠. 다 좋았는데, 결국 돈이 문제였어요. 우리 업종 담당은 서문동에 있는 농협 지점장이었는데, 우리 업종을 잘 아는 분이었고 고객들도 많으니까 약 2-3천만원 정도 대출을 해줘도 괜찮다고 판단을 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부족한 자금을 대출해주겠다고 하셨죠. 개별 대출을 받아서 약 60억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하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설계하고 진행했죠. 토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데, 공고가 나와도 도시계획이 뭔지, 자연녹지가 뭔지 몰랐던 거죠. 땅만 사고 도로가에 있으면 그냥 지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자연녹지에는 상가를 못 짓는 거였죠. 그래서 그 때 큰일났다고 생각하고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기꾼으로 몰리는 거 아닌지 생각도 많이 들었고 요. 그러면서 내 사업을 못 했죠.
그러다 95년도쯤에 계약을 하게 된 거예요. 잔금까지 다 줬는데, 97년도에 IMF가 터지니까 조합원들이 보류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하고,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가 비전을 가지고 도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어요. 그러다 그때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연녹지 할인 매장을 하겠다라는 유통산업발전법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할인 매장만 허가해 주지 말고 우리 같은 도매시장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어요. 건의 사항을 들어주면서 법안에 산업용재 유통도 추가로 들어간 거죠. 특정 목적으로 운영하는 시장도 도매시장으로 인정을 해서, 유통산업과 자연녹지에 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게 된 거예요. 어려운 문제들을 이렇게 풀었던 거죠. 협동조합 중앙회와 지역의 협동조합들이 함께 건의를 해주면서 어렵게 해결이 됐어요.
그런데 도시계획 담당하는 사람들은 스페나가 뭔지 모르고 왜 필요하냐고 그러는데 답답한 마음도 들었어요. 그래서 그때 민선 2기인 거 같은데, 제가 시장님 찾아가서 청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소상공인들도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공약에 넣어달라고 했어요. 그걸 승낙해주셔서 공약에 넣고, 조합원들한테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나기정 시장님 임기 끝나기 전 2002년 5월에 준공을 하게 됐죠. 준공한 지 벌써 21년이 지났네요. 작년에 20년 행사도 했어요.
▪ 송재봉 : 맞아요. 지난해 지방선거 때였는데 저도 와서 인사도 드리고 했었죠.
▶ 이덕근 전무 : 20년을 돌이켜보면, 우리가 직접 손으로 하면서 하니까 얼마나 저렴하게 했겠어요. 점포가 1,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9-10평 정도 됐었죠. 그때 당시 점포 구좌 하나당 평균가가 한 6,300만원 정도 됐는데요. 위치가 좋은 데는 좀 비싸고, 조금 뒤쪽으로 가면 더 저렴했었죠. 그래도 평균 6,3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그것보다는 좀 덜 들었죠. 조합원들한테 환원한 게 약 1,500만원이니까 거의 4,800만원 안 되게 구입을 한 거죠. 현재는 상가도 많이 올라서 약 3억원 이상 가는 상황이에요. 이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거죠.
▪ 송재봉 : 분양 받아서 입주한 사장님들의 경우 거의 10배 정도의 자산가치가 늘어났네요.
▶ 이덕근 전무 : 근데 사실 여기가 자연녹지다 보니까, 건물 건폐율이 20%밖에 안 돼요. 그러다보니 주차공간이 넓어졌고, 오히려 더 활성화된 거 같기도 해요.
▪ 송재봉 : 결과적으로 보면, 이덕근 전무이사님의 비전으로 시작된 이 일이, 아까 말씀하신 278개 점포에 있는 분들에게는 거의 로또 맞은 상황이 됐네요.
▶ 이덕근 전무 : 예전에 개별사업장에서 임대료 내면서 장사하는 곳들은 임대료도 내고, 공과금도 내니까 남는 게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자기 건물에서 장사를 하니까, 건물가도 올라가고 부자가 되는 거죠. 현재는 자녀들로 세대 교체가 되고 있어요. 주변에 공장도, 단지도 많이 생겼고요. 지금은 산업용재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의료복합단지의 정밀 부품들도 할 수 있는 단지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서울 쪽에서 다 내려오니까 실질적으로 지방에는 큰 소득이 없는 거예요. 우리가 새로운 단지의 여건을 만들어 놓으면, 그런 것들이 지방으로 내려올 수도 있고 인터넷 판매도 가능하니까요. 청주 위치도 좋잖아요. 그래서 지금이 변화를 가져올 가장 좋은 시기고 해야 할 시기라고 봐요.
예전에는 10평도 큰 거였는데, 지금은 재고도 많이 가져야 되고 공장들도 많이 생기니까 비좁아졌어요. 건폐율이 20%이다 보니까 건물을 더 지을 수도 없어요. 제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게, 이 토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은 자연녹지예요. 그런데 여기가 자연녹지에서 한 단계 더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건폐율이 높아지고, 약 40%까지만 올라가도 여기에 창고도 만들고, 추가로 건물을 짓든가 할 수 있잖아요. 사업을 더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해요. 그래서 지목 변경을 시에 의뢰를 했어요. 작년에도 의뢰를 했는데, 협조가 잘 안 돼요. 그런 게 안타깝죠.
어차피 지금은 여기가 많이 변화해서 옮겨가야 하는 건 맞아요. 저희가 최소 10만 평~15만 평 정도의 토지를 확보하고 산업용재도 한 3만 평 규모를 가져야 해요. 그러다보니까 도시에 있는 철강 업체들이 대부분 외곽에 있죠. 만약에 도심에 있다면 물건을 입출고하기 위해서 대형 차들이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시민 안전의 위험도 있다 보니까 혐오시설로 구분이 되어 있어요. 도시 정비 차원에서도 필요하죠.
서울 사동 종합유통단지 같은 곳은 건축자재, 물류창고 이렇게 해서 단지화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상당히 비전이 있는 업종이고, 산업화에 꼭 필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만 된다면 지역 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런 이야기는 민선 전기부터 계속 이야기를 하고는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별도 회사를 만들어서 투자하는 방식으로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민관이 함께 소통이 되면서 한다고 하면 안 될 것도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조합원들을 각자 그룹별로 만들어서 관하고 같이 실수요자를 만들어내는 거죠. 관은 부지를 확보해주고, 우리는 돈을 내면서 만들어내자는 거지요.
예전농업국가 시절에는 농산물과 농기구를 파는 곳이 전통시장에 있었어요.
산업화가 되면서 별도의 품목으로 더 커진 거라고 봐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산업용재가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는 거예요.
▪ 송재봉 : 산업 유형을 중심으로 구분해보면 청주는 제조업 중심 도시잖아요. 청주 전체의 부가가치 생산액의 절반 정도가 제조업이에요. 거의 울산, 포항 이런 곳과 비슷한 수준이더라고요. 제조업에 강한 도시라고 하면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춰서 성장할 수 있도록 부품 공급이나 인력 공급 등 전문성을 높일 수 있게 지원 시설이 꼭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게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힘이 되니까요.
▶ 이덕근 전무 : 공장 제조업을 위해서는 기계를 작동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기계가 예고 없이 파손되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있거든요. 그러면 전기가 고장 나면 전기 수리 전문가가 있고, 거기에 부품 판매도 받쳐줘야 긴급 복구가 가능하고 가동할 수 있는 거죠. 기계가 계속 잘 돌아가는 건 아니잖아요. 고장도 나고, 부자재나 안전용품이 전체적으로 공급이 돼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게 제조업에는 꼭 필요한 거라는 거죠. 그런데 사실 여기에서 장사를 하고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돈이 넉넉하지는 않아요. 조금씩 벌어가면서 세금도 내고 그러는 거죠. 어떻게 보면 육거리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되는데, 거기는 전통시장으로써 혜택을 받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산업 용재도 전통시장처럼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거예요.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하는 것도 시장의 권한이고, 도시계획 시설 결정을 상향시켜주는 것도 시장의 권한인데, 소신 있게 과감하게 승인을 해주지는 않고 있죠.
예전에 저희가 농업국가 시절에는 농산물이나 농기구를 파는 곳이 전통시장에 있었어요. 근데 이제 산업화가 되면서 별도의 품목으로 더 커진 거라고 봐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산업용재가 전통시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는 거예요. 저희랑 여건이 다르지만 시흥 같은 경우에는 산업용재가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받았어요. 저희는 단지화 되어 있고, 시흥은 골목시장 형태로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방식과 상관없이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해서, 조금이라도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예전에 이시종 지사님이 계실 때, 찾아가서 중소기업법이나 유통산업발전법 이런 거를 다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안 해주냐고 이야기를 했죠. 그랬더니 경제과에 지시를 내려서 좀 알아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경제과 팀장하고 주무관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법에는 정부에서 우리 같은 협동조합 단지를 지원해주라고 돼 있는데 왜 안 해주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법을 토대로 조례를 만들어준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2018년도에 조례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돈을 줘야 한다고 했죠. 3억 이상이 들어가는데, 한 2억을 지원해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1억 5천을 지원해주더라고요. 그러면 5대 5잖아요. 도에서 시로 (예산을) 내려보낸 건데, 그러면 관에서 입찰을 봐서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관급으로 하게 되면 옥상 방수만 3억 4천이 들어가요. 그러면 우리가 돈을 더 보태야 하는 건데, 돈이 어딨어요. 우리 조합원 중에 페인트하는 집도 있고, 공사도 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따졌죠. 그런데 안 된다는 거예요. 룰이 그렇대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천 만원을 더 내라는 거죠. 5대 5인데, 우리가 50을 하고 시에서 49를 하면 우리가 (공사를) 집행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천만 원을 더 내기로 했죠. 이후에 조합원들한테 견적을 받았더니 부가세 포함해서 2억 2천이라는 거죠. 그러면 9천만 원이 남잖아요. 이걸 보강 공사를 하려고 해서 도시계획과에 이야기를 했더니 승낙을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한 100m 정도 한 거죠.
그 다음에 시에다가는 조례를 만들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도에 조례가 있으니까, 시는 새로 만들지 않아도 어떤 조례를 반영하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가능한 부분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했죠. 그래서 1억을 받았어요. 거기에 우리 돈을 보태서 2억 정도로 나머지 보강 공사를 했죠. 그렇게 1200평을 다 찾은 거예요. 조합원들이 단지 안에 상가를 얻어서 임대료를 주고 창고로 쓰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면서 조합원이 생긴 거죠.
그런데 건폐율이 정해져있다 보니까 가설 건축물밖에는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중소기업지원법을 찾아서 구청하고 협의를 한 거죠. 제가 계속 찾아가고 물어보니까 이제 국토부에 질의를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질의만 하면 거기도 원론적인 답변밖에 안 오니까, 국토부를 찾아가서 사무관을 만났죠. 가서 우리 상황을 설명하고, 창고를 둬서 사업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달라고 했죠. 법상으로도 큰 문제 없을 거 같고, 여기에 제조업이 꽤 많으니까 가능한 방안을 긍정 검토해달라고 몇 번을 찾아갔죠. 그랬더니 그 사람이 민원을 내라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랬더니 ‘이 단지 같은 경우는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며, 건물은 허가관청과 협의해서 진행하라’는 공문을 주더라고요. 얼마나 좋아요. 이제 풀어진 거죠. 그래서 이걸 딱 해서 구청에 공문을 보내줬어요. 이후에 정식으로 승인을 받은 거죠. 근데 컨테이너 형태로 갖다 놓으라는 거예요. 그런데 예를 들어 높이가 2m~2.4m밖에 안 되는데 거기에 뭘 넣냐고요. 그래서 컨테이너를 밑에만 두는 게 아니라 위에 쌓아서 높이를 4m 정도로 만든 거죠. 그러니까 물품을 보관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거를 조합원들한테 분양을 하고 합의를 하면서 건물 짓는 거는 임대 보증금으로 하자고 한 거죠. 임대료는 평당 1만 5천 원으로 해서, 12평을 부가세까지 19만 8천원에 들어오고 있어요. 보통 창고를 밖에서 얻으려고 하면 7-80만 원 들어가거든요.
▪ 송재봉 : 전문님을 포함 임원진들의 노력으로 신규 자재 창고라 만들어지고 임대료도 거의 공짜수준으로 책정되었네요. 이것이 어쩌면 협동조합을 만들어 함께하는 참 의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듭니다.
▶ 이덕근 전무 : 저렴하게 임대료를 받아도 1년 정도 하면 수입이 1억 8,200정도 나와요. 여기서 약 50%는 보증금 확보에 넣고, 나머지는 관리비로 하면서 모으는 거예요. 그리고 이윤이 나면 연말에 다 환원을 해줘요. 관리비를 두 달치 감면시켜주는 거죠. 분위기가 엄청 좋은 상태가 되는 거예요. 이렇게 하기까지 국토부에서 도와주고, 청원구청 등 주변에서 다 도와줘서 온 거잖아요. 조합원들이 이제 더 편안하게 장사하고 가까운 곳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으니까 상당히 좋아하죠.
▪ 송재봉 : 어렵게 조합이 만들어지고 부지확보에 사업추진의 여러가지 난관을 뚫고 현재까지 약 20년 넘게 오면서 조합원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남겨주셨네요. 이과정에서 충북도나 청주시 등 지자체의 지원이나 협조도 중요했을 것 같아요.
▶ 이덕근 전무 : 그리고 우리가 도지사님한테 얘기를 해서 조례를 통해서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이 조례가 협동조합 같은 경우에는 어디서든 지원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충청북도중소기업본부가 있는데, 거기서 중앙회 지원 조례도 만들어달라고 한 거죠. 그래서 협동조합 지원 조례를 만들었고 그게 대한민국 최초가 된 거죠. 이후에 이게 전국적으로 붐이 일어나서 광역단체에서 다 협동조합 지원 조례를 만들게 된 거죠. 또 자치단체로 넘어와서 조례를 만들고 그렇게 된 거죠. 그래서 여기 있는 사람이 최초라고 해서 진급하고 우리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 장관상을 추천받아서 받게 됐죠.
저 같은 경우에는 90년대 초반 제가 30대 중반쯤, 내 사업은 거의 망했어요. 사람이 하는 건데 왜 안 되는지 생각을 많이 했죠. 그런데 또 법은 우리가 살면서 불편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하는거고, 그걸 만드는 게 국회의원이잖아요. 국민의 삶의 질을 위해서 대표를 뽑아놓은 거죠. 건의하는 내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해주면은 더 좋은 거고요.
제 고향이 솔밭공원쪽이에요. 거기가 공원이 되면서 우리가 나오게 된 거예요. 제가 예전에는 대우중공업을 다녔어요. 관리직에 있으면서 20년 후에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서 중동, 리비아, 헝가리, 베트남, 중국 등을 다니면서 무역하고 이런 거를 배웠어요. 특히 중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공장을 세웠죠. 공산국가들이라 문제가 되는 게 있지만, 세계에 나가서 배우고 우리는 계획을 짜서 생산 관련해서 공장에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거죠. 안 되는 게 있으면 될 수 있도록 하고요. 그러다보니까 공장에서 기계가 고장이 나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보고해서 긴급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몸에 배어 있는 거죠.
이런 강력한 추진력이 있기에, 옛날에 청주청원통합할 때도 우연히 (같이) 하게 됐어요. 왜냐면 제가 2002년도에 여기 입주를 했는데, 그 때 손을 다쳐서 6급 장애인이 됐어요. 그래서 내 손으로는 장사를 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시골로 들어갔는데, 손이 좀 아물고 나이가 40대 초반 되니까 뭘 해야 할 거 아니예요. 그래서 느타리 버섯 재배를 하게 된 거죠.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그때가 김재옥 군수님 시절이었거든요.
우리가 도지사님한테 얘기를 해서 지원조례를 통해서 만들었잖아요.
이 조례가 협동조합은 어디서든 지원받을 수 있는 거예요.
이 협동조합 지원 조례는 대한민국 최초가 된 거죠.
이후에 전국적 모든 광역단체에서 협동조합 지원 조례를 만들게 된 거죠.
▪ 송재봉 : 청주청원 통합문제는 저도 당사자 중의 한명이잖아요. 당시 통합을 둘러싸고 찬반 대립이 아주 격렬할 때였는데 이덕근 전무님이 반대파의 중심인물로 나타나서 많이 곤혹스러웠던 기업이납니다.
▶ 이덕근 전무 : 그렇죠? 그때 인터넷을 보니까, 청주청원 하나 되기 카페가 있더라고요. 거기에서는 일방적으로 청원군을 매도하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댓글도 달고 그랬죠. 그랬더니 청원군 편들었다고 난리가 난 거예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가지고 3개월동안 인터넷에서 도농 통합에 대한 논문 한 40편을 모았어요. 모아서 찾아봤는데, 이게 행복하게 잘 살자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덤벼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군수님도 이종윤 군수님으로 바뀌고 어떻게 알았는지 통합 국민협의회 위원으로 한번 활동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통합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주장을 확실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죠.
▪ 송재봉 : 당시에는 여러가지 갈등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되돌아 생각해보면 사실 그 당시 청원군민의 입장을 제일 적극적으로 잘 대변해주신 거죠.
▶ 이덕근 전무 : 내가 대우중공업에 있을 때, 생산 관리를 하면서 수입 계획 대 실적 분석을 했어요. 그래서 숫자를 잘 알아요. 그래서 시예산을 다 (분석)해서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할 정도가 됐죠. 그래서 청주하고 청원군 살림살이를 비교해보니까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요. 청원군이 더 좋은 거예요. 증평까지도 비교했을 때, 1인당 예산액은 증평이 훨씬 많은 거죠. 또 전주나 완주하고 비교를 했는데, 거기보다는 못 한 거예요. 제가 하나씩 이의 제기를 한 거죠. 그래서 지방행정연구원에서 농업 예산용역을 받아서 다 분석을 했죠. 공식적인 청원통계자료니까, 이걸 가지고 따지기 시작한 거죠. 행안부 쪽에도 어필을 하니까, 교부세를 청원군에 221억, 청주시에 221억 나오는 거를 4년 준다고 그러는 거예요. 10년 정도 늘려놨고, 4년 더 연장을 했죠. 주변에서는 어차피 될 건데, 왜 그러냐면서 질타를 좀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딱 정리를 한 게 뭐냐면, 무조건적인 반대, 찬성이 아니라 우리 쪽 논리를 만들었죠. 연구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서 숫자로 어필을 한 거죠.
제가 마을 이장도 한 5년을 했어요. 마을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시에서 더 받는 거예요. 농업정책과에서 가서 내가 뭔가 좀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농림부에서 하는 마을 환경 개선사업을 할 생각이 있냐는 거예요. 그래서 하겠다 하고 덤벼드는 거죠. 거기 대전가서 발표도 해서 5억원을 받았어요. 1차 하는 게 환경 개선이거든요. 환경 개선을 해서 5억을 받아서 소류지도 개선하고, 소공원도 만들었어요. 마을 이미지 자체도 많이 바뀐 거죠.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게 소득 사업이에요. 그렇게 도전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것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일을 하려고 그러면 앞을 보고 가잖아요. 농사 짓는데 관정이 좀 필요하다라고 하면, 공무원들한테 이거 필요한데 왜 안 해주냐고 해서 관정도 한 3개 파줬어요. 제가 5년 동안 있으면서 관정을 두 개 팠어요. 그런데 몇몇 마을 사람들과 약간의 이견이 생겨 내가 이장을 내려놓겠다 한 거죠.
그리고 우리가 동네가 커요. 1구, 2구로 나눠졌어요. 그런데 이쪽에 회관이 있기는 한데, 2구에는 없어요. 그래서 시에 가서 추경을 해서 예산을 2억 5천만원 정도 세워 달라고 했어요. 근데 아까 말씀드린 거처럼 계속 그러니까 회관도 못 짓고 반납하고 말았어요. 참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기만 해요.
▪ 송재봉 : 이장이나 마을의 지도자들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문제는 아니잖아요. 행정이 움직일 수 있는 논리적 설득력도 있고, 기획력도 있어야 하는 거죠.
▶ 이덕근 전무 : 또 제 명함 뒤에 보면 전주 종중인데, 우리 종중이 경기도 화성에 한 14만 평 정도 땅이 있는데, 일부 팔고 해서 우리 종원이 한 6천 명 정도 돼요. 그거를 전자 족보로 만들어서 등록하면 5만 원씩 주는 걸로 해서 종원 파악을 다 하고 복지 제도를 만들었어요. 아이들 태나면 100만 원, 성인 되면 30만 원, 환갑 되면 30만 원, 결혼하면 30만 원 등 이렇게 주는 걸로 만들었거든요. 이렇게 해서 운영을 하고, 원금 안 건드리고 이자 수입으로 해서 만들어 놨거든요. 체계도 만들어 놓고, 종원들끼리 소송하고 그런 것도 다 해결을 해줬는데 그래도 욕먹어요.
▪ 송재봉 : 결국 정치든, 어떤 일이든 문제를 제기하는 거는 쉽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려워요. 비판하고 문제 제기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문제를 잘 해결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아요. 제가 생각할 떼 우리 이덕근 전무이사님을 뵈면, 문제 해결 능력만큼은 탁월하신 거 같아요.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시면 지역민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역에 다양한 일을 해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또 같이 일도 해보셨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지역에서 일할 사람, 정치적 역할을 할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실만한 게 있을까요?
▶ 이덕근 전무 : 정말 다른 게 없어요. 어떻게 보면 대중지성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고), 어떤 사람들은 국정 질의하면서 국민의 대표다라고 하는데, 대표로서 여론을 수렴해서 하기 보다는 자기가 말을 만들어서, 국민의 대변, 국민의 대표가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우습다는 생각도 들어요. 시·도의원들은 마을마다 주민들하고 만나서 얘기를 듣고 필요한 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활 정치가 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자연에서 농작물을 키우듯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봐요. 농작물은 농민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고 하잖아요. 작물이 무슨 얘기를 하겠어요. 얘기를 안 해도 농민들이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파악해서 물도 대주고, 비료도 주고, 풀도 뽑아주고, 약도 주고 하는 거 잖아요. 그렇게 해야 해요. 그런데 정치를 하는 분들이 좀 오만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 같아서 안타깝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국회의원이라면 20년-30년을 내다보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방향을 잡아가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어요. 현안도 풀어가야 하지만, 미래 지향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정당도 마찬가지고요.
▪ 송재봉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런 정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대표로서 여론을 수렴해서 하기 보다는 자기가 말을 만들어서,
국민을 대변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면 우습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원들은 주민들하고 자주 만나서 얘기를 듣고 필요한 것을 찾는
생활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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