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민선5기 개발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지역발전 전략 필요

송재봉 2010. 8. 16. 14:30

  6.2 지방선거의 의미를 지방정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중앙정치의 종속변수로 존재하던 지방정치가 상대적 자율성을 가지고 새로운 지방정치 이념을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민선자치 15년 동안 개발성장주의, 단체장 중심주의, 중앙정부   의존성은 변하지 않았다. 지방권력 창출 방식은 변했지만 지방정치는 중앙 정치와 관료적인 행정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종속성과 획일성을 넘어서는 다양성과 독창성의 옷으로 갈아입지는 못했다.


 특히 지방정부의 역할이 주민 삶의 질 개선보다 개발과 성장우선주의에 편승한 외부자본 유치 경쟁에 몰입하면서, 지역발전의 의미와 목표조차 불명확해지고 있다. 지방정부 정책의 성패가 기업유치 성과로 등치되는 상황에서 외부자본유치와 중앙정부 예산 확보가 단체장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막대한 예산과 온갖 특혜를 제공하며 추진되는 맹목적 기업유치가 지역주민의 삶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러한 지역의 현실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로 6.2지방선거를 선택했다고 하면 너무 작위적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현실적 요구였다. 무언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의 표출이란 측면에서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역발전의 의미가 무엇인지 개념정의부터 다시 할 필요가 있다. 지역발전과 개발의 차이를 주체와 대상의 관점에서 보면, 발전은 내부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적 관점을 중시하는 반면, 개발은 지역을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즉 주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토건자본의 이해에 기초해 지역의 자원과 환경을 소모하는 사업을 개발주의라고 하는 것이다.

 반면 지역발전의 개념은 지역사회 내부적인 역량을 끌어내는 주체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즉 지역발전이란 첫째, 지역주민의 경제적 기본 욕구의 충족이 개선되는 것, 둘째, 지역의 자립성이 강화되는 것, 셋째, 지속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넷째, 지역의 품격 즉 풍토적 건강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개발사업을 살펴보면 진정한 의미의 발전과는 무관하게 지역의 환경과 자원을 파괴하고, 지역사회와 주민을 대상화시키는 등 목표가 불분명한 개발사업을 남발하면서 이것이 지역발전정책이라 우기고 있다. 이미 실패한 사업으로, 노동, 환경, 공교육과 공공의료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성이 감지되는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진보성향 단체장이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변하는가 하면, 추가적인 유치경쟁을 벌이는 모습에서 지역의 산업과 경제 정책에서 진보적 지방정부의 한계를 목도하게 된다. 이처럼 지역사회는 여전히 개발과 발전을 혼동하면서 개발주의 위험성에 둔감하다.   

 따라서 지역의 자립성과 발전 잠재력을 파괴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써야 할 재원을 낭비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선5기 지방자치 혁신을 추구하는 지방정부들이 지역발전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