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청주공항민영화 쟁점과 바람직한 공항 활성화 방안

송재봉 2013. 3. 5. 13:22

청주공항민영화 쟁점과 바람직한 공항 활성화 방안

 

 

1. 청주공항이 민영화 대상공항이 된 이유

 

국토해양부는 2009년 3월 5일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 14개 지방공항 중, 민간에 운영권을 맡길 대상으로 청주국제공항을 선정하였다. 당시 정부가 청주공항 민영화를 결정한 이유는 첫째, 항공수요 증가추세로 성장가능성이 높음(지방공항중 2003년 이후 항공운송 실적 증가율 1위), 둘째, 민간운영을 통한 효율성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청주공항 정원 87명중 청원경찰 56명으로 전국 2위), 셋째, 안전성 이용편의성 우수(안전성과지표가 높음) 등이었다. 이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주공항 민영화는 성장잠재력이 높고 이용 편의성이 우수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공기업 혁신의 실적을 내기 위해 민영화하면 곧바로 흑자를 낼 수 있는 공항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처음부터 공항민영화는 공항활성화를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몇 가지 기반시설 투자 약속은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포장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충북도와 공항활성화추진위원회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공항민영화를 수용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청주공항 활성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공기업의 경영 효율성 제고에만 일차적인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다.

 

2. 공항민영화 추진과정

 

2008년 8월 26일 정부는 공기업선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방공항을 민영화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같은 해 10월 27일 공항선진화 관련 용역을 교통연구원에 발주하여 2009년 3월 5일 ‘청주국제공항’을 운영권 매각대상 공항으로 선정 발표하였다. 이후 충북참여연대를 포함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긴급 토론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민영화 반대 입장을 피력하였고, 충북도와 공항활성화대책위원회는 공항민영화 찬성입장을 밝히면서 지역사회의 판반 갈등이 벌어졌다. 그러나 정부의 공항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 투자 등의 약속에 근거하여 충북도가 공항민영화를 수용하면서 청주공항 민영화를 급속도로 추진되었다.

이후 2010년 12월 28일 매각공고에 이어 2011년 4월 8일 본 입찰에 1개사만 응찰로 유찰, 4월 15일 재매각공고를 하였으나 역시 1개사만 응찰로 유찰되었다. 이 당시 또다시 공항민영화의 부당성과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시민사회의 매각중단요구가 있었으나 한국공항공사는 6월 9일 수의계약방침을 결정하고, 2011년 8월에서 11월 사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청주공항관리(주)와 수의계약협상을 진행하여, 2012년 2월 1일 한국공항공사와 청주공항관리(주)는 최종매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청주공항관리는 2013년 1월 15일까지 매각 잔급과 공항운영증명을 발급받지 못해 16일 공항운영권 매각계약이 해지되었다.

 

3. 청주공항민영화 찬반입장

 

1) 민영화 찬성입장

공항민영화를 찬성하는 입장을 요약하면 공항공사의 방만한 경영으로 매년 52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공항이며, 공항공사의 독점운영으로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가 공항민영화를 대가로 공항 활성화를 위한 활주로연장, 천안~청주공항간 복선전철 연장, 공항 북측진입로 개설, 항공정비단지 지정 지원 등을 약속한 만큼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되어야 한다. 또한 공항운영 경험이 있는 민간기업이 들어와야 적극적인 비즈니스로 저가 항공 유치와 국제노선 확충이 이루어져 실질적인 공항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 민영화 반대 입장

첫째, 청주공항의 경우 공항기반시설은 공항공사가 기존 방식대로 소유하되 운영권만 매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운영권자가 공항에 대한 충분한 시설투자를 해야 할 동기가 없고, 또 정부의 입장에서도 민간 운영권자에게 이익이 되는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청주공항 시설의 노후화가 심화될 것이다.

 둘째, 영국 최대 민간공항 운영업체 BAA 임원의 의견에 따르면 공항 민영화는 이용객이 최소 500만 이상은 되어야 사업성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청주공항을 민영화해도 투자능력과 공항운영 경험이 있는 건실한 기업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운영권만 매각하고 충분한 시설 투자와 항공노선 유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민간업자는 경비절감을 위해 인력축소, 시설 보완 투자 꺼리고, 공항이용료와 주차료 인상 등 과도한 상업화로 공항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

 셋째, 민영화를 통해 청주공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공항운영의 기법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수준이며, 민영화가 모두 성공한 것도 아니다. 한 사례로 영국 루툰공항은 민간기업에 25년간 운영권 매각하였으나 적기에 시설투자 실패로 공항 활성화에 역행(영국 교통부)하였다. 이처럼 민간기업은 장기적인 안목의 계획보다 단기적인 성과위주의 수익성 추구 가능성이 크며 이는 공항의 장기적 발전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

 

3. 공항의 공공성 유지와 활성화 방안

민영화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연 경쟁구도가 만들어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영국의 맨체스터와 리버풀처럼 인접한 지역에 경쟁하는 공항이 있어야 민영화의 시너지 효과가 있지만 청주공항은 경쟁상대가 없어 서비스와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정부 민영화 논리의 핵심이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효율성 제고인데 청주공항의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세계 50대 공항 중 22개 민영화 하였으나 민영화 이후 서비스 품질이 개선된 사례도 별로 없다. 국제공항협의회가 매년 선정하는 서비스평가 상위 공항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공공이 운영하는 공항이 대부분이다. 또한 세계 20개국 공항(민간소유, 민간 정부 공동소유, 정부소요) 비교평가 한 결과를 보아도 공항의 소유형태가 공항운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따라서 청주공항 활성화는 민영화와 무관하며, 정부가 중부권과 세종시의 관문공항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 지금처럼 민영화 성공 가능성도 희박한데 성과주의에 입각해 민영화를 계속 추진한다면 공항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만 커지고 청주공항에 대한 기반시설 투자는 계속 미뤄지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공항공사가 민영화 계획을 발표한 2008년 이후 청주공항에 대한 시설투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통해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정부는 청주공항 민영화 계획을 철회하고 청주공항의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항공사의 독점과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문제라면 철저한 감사를 통해 군살빼기를 하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충북도는 정부에 분명한 입장을 전달해야한다. 민영화 중단과 공항의 활성화를 위한 국제 정기노선 증설, 활주로 연장, 도로망 확충 등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도록 촉구해야 한다.

 

이제 민영화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공항의 활성화와 효율성을 제고하는 길이 민영화를 통해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주공항이 성장잠재력이 크고 가장 빠르게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공항임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조금만 청주공항에 관심을 가진다면 빠른 시간 내에 적자공항에서 흑자공항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