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시민운동 외길 20년 충북NGO 활동가 1세대 '퇴진'

송재봉 2014. 3. 7. 12:28

송재봉·이두영씨 사무처장직 사퇴…

"조직에 활력 불어넣을 새 인물 필요"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충북 1세대 활동가'로 불리는 송재봉(46)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에 이어 이두영(48) 충북·청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까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충북시민사회단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사무처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청주경실련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사무처장직에서 사퇴한다.

이 처장은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역량있는 후배 활동가에게 사무처장직을 물려주고 다른 역할을 찾겠다"고 밝혔다.

1993년 12월 이 단체가 표방한 '경제정의 실현'과 '합리적 대안 제시'라는 목표에 공감해 자원봉사자로 발을 들여놓은 그는 이후 6년 만에 사무처장직을 맡았다.

충북도민의 역량을 결집해 수도권규제완화,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 제정, 세종시 행정수도 사수운동,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원안 추진운동, 청주·청원통합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관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 처장은 "1세대로서 시민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됐던 것은 도민들의 믿음과 후원, 시민단체 사이의 끈끈한 연대"라고 회고했다.

그는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도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는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라며 "활성화시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앞으로의 구상을 밝혔다.

 

 앞서 2012년 송재봉 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도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현재 도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하는 충북 NGO센터를 창립, 활동중이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며 우리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고민하던 송 전 처장은 1993년 8월 참여연대에 합류, 3년 만에 사무처장이 됐다.

철당간 보존·직지 복원운동, 행정수도 사수운동, 경부·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오송 유치, 청주·청원 통합 등 지역사회의 굵직한 이슈가 터질 때 그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송 센터장은 "10여년 전부터 도내 주요 시민단체는 정부지원사업비를 받지 않고 있다"며 "지원금을 타면 재정적으로는 안정될 수 있지만 '관변단체'로 전락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순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세대 시민단체가 도민의 신뢰를 받으며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끈 원천적인 힘은 이런 독립성과 순수성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권력에 대해 성역없이 비판하는 역할이 중요한데, 오래 머물다보니 넘겨짚어 판단하게 되는 관성이 생기더라"며 "조직의 자발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20년 외길을 걸어온 충북NGO '1세대'가 퇴진하면서 2세대를 이끌 주역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송 전 처장이 떠난 자리에는 참여연대 초창기 멤버이자 충주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운동을 이끌고있는 이선영(40)씨가 맡았다.

충북 시민사회단체에서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이 처장이 처음이다.

 

경실련도 차기 처장 후보자로 여성 지도자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도내 시민운동을 이끌 2세대는 '여성시대'가 될 전망이다.

송 센터장은 "여성 사무처장이 등장하면서 회원 중심 성격의 단체로 변모하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여성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swe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