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청주 성안길,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기다릴께 미안해..

송재봉 2014. 4. 26. 22:05

세월호 참사에 할말을 잃고 절망의 날을 보낸지 벌써 12일이 지나고 있다. 이직도 수 많은 실종자들이 차가운 바다속에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지금도 체육관 바닦에서 절규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자책하며, 국가에 대한 분노와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건의 발생 원인에 대해 너무도 많은 문제점이 확인되면서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의 허약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권한과 이익은 누리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지도층과 권력층, 정말 위기상황이 오니 너무도 무능하고 무기력한 정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며 행안부를 안행부로 바꾸기 까지 하더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허탈감에 또 다시 화가안다. 그리고 나 아니 우린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이지에 대한 자괴감이 밀려온다.

 

 사고발생 4~5일이 지나면서 또 다른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어쩜 다른 많은 사람들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매우 큰 문제의식으로 다가왔다. 세월호의 안전을 책임질 핵심 위치인 갑판부, 기관부 선원 17명 중 12명이 비정규직이었으며, 선장인 이준석씨도 1년짜리 계약직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출항 당일 구두계약을 통해 승무원이 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세월호 침몰사고의 배후에는 한국 사회의 고질병인 비정규직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분이 불안한 비정규직에게 선박운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안전관리를 떠맡겨 왔다는 것이다. 이들 비정규직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배제되면서 문제가 생기면 가장 우선 적으로 책이을 져야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기운 안전관리협회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비정규직이면 정규직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가 없고, 거기서부터 안전관리가 소홀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사람만 마녀사냥할 것이 아니라 안전이 도외시되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들려면 지금의 아픔과 슬픔을 선장과 회사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이들에게로 분노의 화살을 보내는 것으로 결론내려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번사고가 일어나기까지 선박회사, 선원과 선장, 해경, 행안부, 청와대 등 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역할을 햇다면 지금과 같은 참담한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기본이 바로선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운선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정부와 고위관료들은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자신에게로 향햐는 것이 두려워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여전히 긴급한 현장의 요구에 기초하여 구조와 수색에 나서기 보다 법과 절차를 우선하는 관료주의 병폐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은 정부를 불신하고 정부에 분노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정말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국가를 만들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세월호 같은 말도 안되는 후진적인 참사를 반복해서 목도해야 하나...

 

 오늘 성안길에서 실종자의 무사귀환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을 들며 새롭게 떠오른 단상이다. 한없이 미안하고 부끄럽고 화가나는 그런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