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이야기

청주 청원 통합의 걸림돌과 시민사회의 역할

송재봉 2008. 11. 28. 01:32

 

통합의 당위성과 진정성에 대하여


 지난 15년 동안 청주 청원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통합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해 청주시와 청원군은 동상이몽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합논의와 논란이 거세질수록 다시 한 번 원초적인 질문에서부터 통합문제를 되짚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통합이 안 된 것이 청원군 기득권층의 반대 때문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물론 청원군의 일부 세력이 지역의 미래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실과 통계를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와 궤변으로 통합에 부정적인 여론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보면 청주시는 그리고 청원군의 통합찬성세력은 청주와 청원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자신의 기득권을 희생하고 용기 있게 청원군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기 위해 노력했는지 자성해보아야 한다. 모든 면에서 경쟁이 안 되는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에 있어 청원군민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은 당연한 것이다. 또 통합이후 청주시 중심의 시정이 운영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 부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청원군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세력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통합과정에서 청주시의 기득권층들은 아무런 희생도 하지 않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청원군의 기득권층만 나무란 다면 이 또한 공평한 일이 아닐 것이다.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통합이 지역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방향에서 옳기 때문이 나서는 것이라면 먼저 청주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서부터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하고 청원군을 상대로 통합작업에 나서는 것이 순리라 할 것이며, 그래야만 통합이 자신의 명예와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지역의 공동발전을 위한 충청이라고 청원군민들이 신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의 비전과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지난 1994년 청주`청원 통합 실패이후 지금까지 청주 청원 통합관련 논의의 중심에는 통합 시에 대한 비전제시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어 있다. 충청북도의 중심지이며, 양지자체가 통합될 경우 인구와 경제규모가 충북의 절반을 넘는다는 축면에서 충북도와 나머지 기초자치단체는 우려와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청원군민들은 청주 청원이 통합될 경우 청주시에 청원군이 흡수되어 유형무형의 불이익이 있을 것이란 두려움이 있다.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의 경우 통합시가 출범할 경우 민선시대이므로 유권자가 많은 도시지역 중심의 행정으로 농촌지역의 불이익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생각(이미 통합된 지자체의 농촌지역 주민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문제의식), 정치적으로 소외될 것이란 불안감 등등 통합이 가져올 긍정적인 많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청원군민들이 통합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못하는 몇 가지 장애요인이 상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통합 추진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며 도·농 통합지역 농촌지역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목안을 청주시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청주 청원 통합의 걸림돌이 청원군의 기득권층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시각의 접근보다는 청원군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양 지역의 공동발전(특히 청원군의 낙후지역`농촌지역)에 대한 비전제시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주 청원이 통합을 통해 규모 확대에 만 주력하여 충북도내 중소규모 도시의 인력과 자원을 빨아들이는 기능보다 충북도와 다른 시군과 공동 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하겠다는 의지와 충북도를 포한 전국의 지방자치 모델 도시로 발전하겠다는 새로운 차원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할 것이다.



1) 청주시의 자기희생적인 양보와 결단

 청주 청원 통합의 목표는 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이 개선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 통합의 최대 성과는 결국 산업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경제계, 규모의 성장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 대규모 자영업, 도시의 재정력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따른 지방 정치인(시장, 시의원 등)에게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반면 청원군의  기존 기득권층의 경우 규모화와 경쟁의 치열함으로 기득권의 일부를 양보해야 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

 따라서 기존 청주권의 단체장과 지방의원, 경제단체장, 사회단체장, 직능단체장 등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양보하면서 청원군 사회 주도층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선언과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참고로 2005년 통합투표가 가능했던 것은 청주시장의 통합시장 불출마 선언이었다는 점이고, 3여통합은 여수시의회의 의원정수축소가 여천지역민의 통합 찬성여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였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2) 청원군과 청주시의 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소외지역과 계층의 문제를 사전 발굴하여 통합의 합의사항에 반영


 통합이 지역의 개발업자와 기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서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라 할 수 없다. 통합의 결과 지역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지역민 모두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도의 규모가 확대되고 경쟁력이 커진다고 해서 수도권 주민 모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지역 주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결단과 예산의 우선적인 배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경기도의 재정력이 아무리 풍부해도 단체장과 정책당국의 관심이 부족하면 경기도 지역내의 낙후지역은 존재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재정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 남는 재정은 인구가 집중된 도시지역의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이 배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시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100만 도시육성, 재정규모의 확대 등 양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기보다 성장의 혜택이 지역주민에게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농업의 생산성과 자급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지역민들의 소득 증대는 얼마나 개선되는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특히 농촌지역의 노인 복지관련 예산비중을 어떻게 높이고, 시회복지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지, 교육관련 재정의 확보와 지원은 얼마나 증대되는지, 문화적인 혜택은 어떻게 부여할 수 있는지 등

 통합의 지역의 기득권층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특히 주민이 신뢰는 막연한 정책적 방향제시가 아니라 이를 수치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수치화되고 계량화되지 않은 정책은 주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3) 무분별한 개발계획의 남발 방지와 지속가능한 통합시의 비전제시


 청주 청원 통합은 행정 구역 분리로 인한 비효율과 낭비를 제거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자족성이 높은 자치단체를 만들 수 있다는 데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청원군이 도시 미래상으로 제시하는 “푸른 생명도시”야 말로 통합시가 지행해야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한다. 청주시와 청원군간 협의 없이 진행되는 독자적인 도시계획은 경쟁적인 도시의 난개발과 중복투자,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해야할 녹지의 과도한 훼손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청주시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조성 추진, 청원군은 오창 제2산단, 옥산산업단지조성, 공항활성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에어로폴리스 각자 계획 등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양지자체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청주시는 장기 주택수요에 대한 예측 없이 도심 재개발·재건축사업, 도시 외곽의 택지개발사업을 추지하고 있고, 청원군도 현도·부용 대규모 국민임대주택단지조성 등 대규모 택지공급 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양 지역 계획인구를 합산하면 110만이라는 과도한 목표설정을 하는 등 청주`청원지역의 적정 산업단지 규모와 택지공급 규모에 대한 계획적인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수요를 넘어서는 과도한 산업단지와 택지공급으로 이어져 자연환경과 녹지를 훼손하고 지역경제의 건전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양지자체의 통합은 이러한 무계획적이고 과도한 개발계획을 억제하고 합리적인 수요예측과 도시에 대한 성장관리정책 수립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자족성, 쾌적성 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4) 지역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청원군의 진실 왜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1) 청원군수는 2008년 초 청원시가 승격되면 공무원 150여명을 늘일 수 있어 대 민 행정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바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과장된 주장으로 정부의 공무원 감축계획과도 배치될 뿐더러 지자체의 공무원 정원에 관한 사항은 총액인건비를 기준으로 해당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즉 시승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로 승격되면 자동적으로 공무원 숫자가 증가하는 것처럼 발언하고 있다. 이는 청원군이 시승격을 핑계로 공무원 숫자만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특히 공무원이 급격히 증가하면 경직성경비인 인건비만 증가하지 청원군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은 거의 없다 할 것이다. 또 인구증가 등으로 추가적인 세원이 발굴되어도 이것이 주민을 위해 사용되지 못하고 공무원 인건비 충당에 쓰이게 될 것이다.(2007년 6월 행자부가 총액 인건비를 기준으로 산정한 청원군 공무원 수는 824명이고 인당 인건비는 4,808만6000원이다. 청원군수 주장대로라면 청원시 승격으로 군민이 매년 추가 부담해야할 인건비만 72억1천2백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신규조직 신설, 직급상승 등 운영비 지출을 감안하면 엄청난 경직성 경비의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2) 특히 심각한 문제는 청원군이 시승격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한 내용을 보면 청원시로 승격되면 지방교부세가 150억 증가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보통교부세의 배분은 기준재정수입액이 기준재정수요액에 미달하는 자치단체에 대하여 그 부족분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조정률을 적용하여 교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시 승격과는 전혀 무관한 것임에도 마치 시로 승격하면 교부세가 150억 증가하는 것처럼 군민을 속이고 있다. 이는 누구 보다 정직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쳐야할 공무원들이 군민의 눈과 귀를 속이려는 저의를 보였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크다 할 것이다.


(3) 청원군은 “시가 되면 주민들이 우려하는 추가부담은 없습니다” 라는 자료를 만들어 세금이 절대 오르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은 지난 3년 전 청주 청원 통합 추진 당시 청주시의 주장을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당시 청원군은 시로 승격되면 세금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청주 청원 통합을 극구 반대하더니 이번에는 시가 되어도 세금이 오르지 않는 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아무 부끄러움 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1)


 또 최근에는 통합 반대 여론 조성을 위해 지역주민을 동원하여 1박 2일 통합지자체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숙식과 향응을 제공하여 선거법위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청원군이 진실을 왜곡하고 지역주민의 여론을 자신의 의도대로 변화시키기 위해 군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지역의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함으로써 청원군의 일방적인 잘못된 주장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통합에 대해 지역주민이 객관적인 정보와 사실에 입각하여 판단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5) 민간차원의 통합추진기구 구성 및 청주시의 양보와 지원계획 약속운동 전개


 지난 2005년 통합의 실패요인은 민간의 강력한 제안으로부터 출발한 운동이었음에도 관주도의 밀실 통합추진이라는 여론의 역풍과 청주시의 약속에 대한 청원군민의 신뢰부족이 원인이었다. 즉 청주시 행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통합 잔대주민들의 경우 청주 청원 통합 저해요인으로 청원군의 단체장과 공무원, 군의원의 반대(13.7%)보다 통합이후 약속불이행과 같은 청주시 행정불신(39.3%)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2)

 따라서 민간차원의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통합추진기구를 청원군과 청주시에 동시에 발족하여 양 지역 주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본격화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2005년 통합추진 시 약속했던 50여 가지의 약속을 재선정 보완하여 청주시의회 결의와 시민투표를 통해 청주시민의 약속이행 의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즉 청원군의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금 청주시가 통합을 위해 군민과 농민을 우선 배려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하지만 통합이후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보이고 청원군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통합 합의사항에 대한 청주시민의 선 약속이행 선언이 중요하다.


6) 통합시는 주민참여와 자치의 모델도시로서의 지향을 분명히 해야


통합시 추진의 정당성 중 하나가 기형적인 행정구조로 인한 시민사회 발전 부족으로 청원군의 비민주적인 행정체계의 개선에 있는 만큼 통합시는 시정운영의 민주성과 주민참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참여·자치의 모범도시가 되겠다는 선언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례해서 행정의 투명성과 청렴성, 시정정책 결정과정의 민주성이 개선되지 않는 다면 통합시는 결국 지역주민의 삶과는 무관한 지역사회 기득권층의 이익실현의 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특히 인구와 도시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시청으로부터 원거리에 있는 농촌지역 주민, 소외계층의 시정책결정에 관여하거나 참여할 기회가 박탈당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청주시는 주민 참여와 자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 대덕구가 참여·자치의 메카가 되겠다며 주민참여의 획기적인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민간 시민사회 연구단체인 희망제작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사례도 있다. 청주·청원의 통합이 단순한 규모의 확대가 아닌 지방자치 행정의 질적인 발전을 이루는 전환전이 될 것이라는 계획과 전망을 제시한다면 통합의 추진동력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