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1년전 2000년 자택 정원에 기르던 화초에 물주며 환하게 웃는 모습(시민사회의 씨앗이 잘 성장하도록 물을 주는 역할을 하셨던 선생님)
지난 10월 10일 동범선생님의 추모행사가 있었다.
10년전 너무도 갑작스럽게 떠나가신 동범 최병준 회장님을 기억하는 지역시민사회와 문화계인사들이 중심이 된 동범최병준 선생10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행사로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이 함께 참여한 조촐하지만 격조있는 추모제였다. 한번도 관직을 갖지 않고 서민으로 살았던 선생님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며 생전에 함께 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 말씀을 기억하며 후배들의 스승으로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 선생님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동범 최병준 선생은 1932년 진천에서 출생하셨으며, 1957년 약관 27살의 나이로 현 충북예총의 전신인 충북예술문화인협회를 창립하였으며 다음해인 1958년 청주 문화원장에 취임하는 등 정부 지원이 없는 열악하고 어려운 시절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시민문화운동에 뜻을 두고 정력적인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후 1971년 정의로운 지역인사들과 뜻을 같이하여 관권과 금권선거가 판을 치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공명선거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정권의 탄압을 받아 예총, 문화원장 등 모든 사회 문화 관련 단체장에서 강제 퇴임 당하고 10년을 넘게 독재 권력에 맞서 민주회복을 위한 사회운동에 참여하였으며,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새롭게 시작된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충북시민회(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청주경실련(현 충북청주경실련), 충북총선시민연대 상임대표로서 지역시민운동의 씨를 뿌리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것은 물론, 지역시민단체 간 갈등과 경쟁보다 연대와 협력, 화합과 양보의 정신을 발휘하도록 하는 포용의 리더십으로 충북지역 시민운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셨습니다.
이처럼 정력적인 활동을 하시던 최병준 선생은 2001. 10. 11. 22시 숙환으로 별세하셨으며 유족으로 미망인 김영애 여사, 1남2녀 현주․기현․호균을 두었습니다.
이후 지역시민사회단체 후배 운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정의로운 지역사회를 위해 한평생 온몸으로 실천하신 선생의 순수한 시민운동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매년 10월 10일 선생님의 기일에 추모제를 개최하여 왔으며,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 선생님 큰 뜻을 기억하며 힘들었지만 함께해서 행복하였던 아름다운 지난날을 회상하고 미래를 기약하자는 취지로 2004년에 유고집 ‘살푸슴’을 발간하였으며,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헌신한 시민운동가를 시상하는 ‘동범상’을 제정하여 올해로 8회째 시상식을 하였다.
이번 10주기 추모제는 오후 3시 선생님이 잠들어 계신 목련공원에서 추모 묘제를 박영수 추모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대표자와 문인,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하였다. 마치 10년전 그날 처럼 화창하고 따사로운 날씨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그 순간을 기억하며 동범선생님을 사무치게 그리워하였다.
이어 오후 6시 청주시 평생학습관 강당에서 10주기 추모의 밤 행사가 개최되었다. 특히 이 공간은 옛 서부경찰서 자리로 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이 고통을 당했던 역사의 현장이란 점에서 지역사회의 민주화와 건강한 발전을 위해 애쓰다 가신 선생님의 추모행사 장소로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송재봉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충북민예총의 추모 춤을 시작으로 묵념, 평상시 모습을 다시 보는 영상물 상영, 박영수 위원장의 모시는 말씀, 이시종 충북도지사, 김형근 충북도의회 의장, 이상훈 충북지역개발회 회장, 오세탁 전 충북예총 회장의 추모사, 윤석위 시민의 추모시 낭송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지역사회 원로분들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한 이날 행사는 진보와 보수 등 이념을 초월하여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선생님의 정신을 함께 생각하는 뜻깊은 자리였으며, 유족대표로 최현주 큰 따님이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앞으로는 유족으로 서가 아니라 선생님의 정신을 실천하는 동료로서 만나겠다는 다짐의 말을 들으며 역시 선생님의 가족답다는 말들이 참석자들로 부터 나왔다.
지금 선생님은 안계시지만 그 정신만은 면면히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더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를 감싸고 격려하고, 차이를 강조하기 보다 다름을 존중하며, 더 크게 하나가되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짐의 시간이 되었다.
동범 최병준 선생님 연보
1932.충북 진천군 초평면 출생
1943.청주사범학교 입학
1945.서울대 부속고 편입학
1950.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입학
1956.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졸업
1957.충북예술문화인협회(충북예총) 창립
1958.청주문화원장(~1970)
1960.전국 문총 충북지부장(~1961)
1962.한국 예총 충북지부장(~1972)
1965.충청북도 관광협회장(~1967)
1968.충북사회개발연구회장(~1969)
1969.전국문화원연합회장
1971.공명선거추진협의회 활동으로 정치적 탄압에 의해 대외활동 중단
1975.민주회복국민회의 충북지부 대표위원
1982.청주문화원장 재취임(~1984)
1984.청주로타리클럽 회장
1985.국제로타리 368지구 총재 지역대표
1987.사회복지법인 충북현양원, 성덕원장
1989.국제로타리 3740지구 초대 사무총장
1990.충청일보 논설위원
1990.충북시민회 회장
1991. 바른 선거를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환경보전충북시민연합 회장
1992.충북공선협 대표회장/환경보전충북시민연합 회장
1993.유네스코 충북협회장
1994.청주경실련 창립 공동대표/청주시민회 대표회장
문장대ㆍ용화온천 개발저지 투쟁위원회 부위원장
1996. 한봉수 의병장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1997.푸른청주21 추진위원회 공동의장
1998.서원학원 정상화를 위한 청주시민대책위 상임위원장,
충북ㆍ청주지역 실업극복 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2000.충북총선시민연대 공동대표
2001.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회장
2001. 10. 11. 22시 숙환으로 별세
(유족 미망인 김영애 여사, 1남2녀 현주․기현․호균)
1959.제1회 충청북도 문화상 수상
1965.대한민국 향토문화공로상(일명 상록수상) 수상
1969.대한민국 국민포장 수상
1979.제2회 충북 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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