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참여연대

우암동 새 보금자리에서 생각하는 충북참여연대

송재봉 2012. 8. 7. 10:43

우암동 새 보금자리에서 생각하는 충북참여연대

 

송재봉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

 

 충북참여연대가 올해로 23년이 되었다. 꽤 긴 시간을 잘 버텨왔다. 되돌아보면 운동의 자율성과 자립성을 위해 회원들이 나누어 져야할 짐은 배가 되었다. 사무처를 유지하고, 필요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기회비 이외에 주기적으로 회원들의 주머니를 털어야 했다. 특히 예고 없이 목돈이 들어가는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원들이 느꼈을 부담은 더욱 컷을 것이다.

 

 16년간 정들었던 운천동 사무실을 뒤로 하고 조금은 호사스러운(?) 우암동 사무실로의 이전 비용 3천만원을 갑자기 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이전비용이 마련되었다. 회원님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십시일반의 정신을 발휘해 주셨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우암산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사무실에 앉아 생각해보니 모두가 꿈만 같다. 처음의 막막함이 회원모금을 시작한 이후 답지하는 회원들의 정성에 놀라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했다. 회원님들은 과연 무엇을 믿고 이렇게 선선히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끌렀을까?

 

 ‘신뢰’라는 두 글자를 생각해 본다.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조직과 개인 사이에 믿음이 있으면 안 될 일이 없다고 한다. 힘든 난관이 닥쳐도 함께 지혜를 모으고 극복해 나가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역으로 환경과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신뢰가 없으면 작은 난관도 극복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이다. 다행히도 충북참여연대에는 든든한 신뢰의 강물이 흐르고 있다. 평소에는 몇몇이 움직이는 허약한 조직처럼 보여도, 참여연대가 결심하고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결정이 내려지면 사람과 자원과 지혜가 모여 든든한 성과를 만들어내고야 만다는 믿음이 있다.

 

 충북참여연대는 과거보다는 현재에 발 딛고, 미래를 행해 나가나는 조직이다. 현실을 탓하며 안주하는 것은 이미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사회적 약자와 손잡고 다수가 주저할 지라도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암동은 청주의 구도심으로 날로 쇄락해 가는 지역 중 하나이다. 그래서 충북참여연대의 이전이 더 의미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쇄락해가는 지역에 혁신의 기운으로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야 말로 시민운동의 본령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 모양 좋은 일에서 내용이 알찬 사업, 시민의 샤회 경제적 삶이 개선되고, 시민의 실질적인 권리가 신장되는 일을 발굴하고 앞서 실천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변화와 혁신의 기운을 일으키는 일을 우암동에서 시작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