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고

행복도시 세종시가 백지화되면 누가 좋아할까요?

송재봉 2009. 12. 8. 18:39


  정부와 한나라당은 행정중심복합도가 건설되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는 식의 근거 없는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오직 세종시에서 행정기능을 거세하는데 만 몰두하고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왜 세종시를 건설하려 하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는다. 정부가 세종시를 백지화 하려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 이다. 하나는 서울과 연기로 행정부터가 나누어지면 행정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다음은 현재의 계획대로 가면 자족기능이 없는 유령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정중심기능을 백지화 하여 세종시를 더 좋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충청인시 섭섭하지 않게 해준다고도 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달래서 안되니 충청인이 너무 감정적이라고 훈계한다.

정부의 이러한 논리를 들을 때마다 지방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마치 충청권을 특별히 배려하는 것처럼 치장해서 역으로 충청권을 고립시키려는 작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방민을 마치 어린아이 대하듯이 얼으고 달래고 협박하고를 반복한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행정도시는 백지화 하면서 전국 10곳에 건설되는 혁신도시는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왜 일까? 혁신도시의 자족기능은 행정도시만 못하고, 전국 10곳에 분산되면 이 또한 행정비효율이 아닌가? 이들 공기업도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일이 많지 않은가? 혁신도시의 입장에서 보면 전국에 흩어져 있어 서울로 가는 것보다 국토의 중심부에 있는 세종시로 오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혁신도시 입지선정의 중요 기준이 행정도시와의 접근성이었음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들어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효율성이라는 마법이 혁신도시에는 왜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행정도시 백지화 이전에 혁신도시부터 백지화 했어야 맞는 것이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행정도시 백지화는 결국 혁신도시 백지화로 귀결될 것이란 점과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행정도시 혁신도시를 정책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만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행정도시와 혁신도시가 백지화되면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 서울에서 권력과 부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 아무래도 서울 강남 부자들이 1차적인 수혜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강남에는 중앙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청와대 핵심인사와 장‧차관과 고위 공무원, 공기업의 사장, 보수언론 중역, 대한민국 경제를 주름잡는 재벌가 등등이 많이 살고 있는 곳 아닌가?

 누고 좋자고 이미 명품도시로 잘 계획되어 추진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를 목적도, 도시 정체성도 불명확한 짝퉁도시로 만들려 하는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