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주민자치는 제도보다 사람으로부터
주민감사청구, 주민소송, 주민투표, 주민소환, 옴부즈만 제도, 주민자치위원회 등 지방자치와 민주정부 10년동안 참여와 자치를 위한 제도적 통로는 급속히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현장에서 보면 여전히 주민의 참여는 빈약하고 단체장의 독선적 행정을 견제할 시민의 힘을 발휘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말처럼 주민자치는 주민이 중심이 되고 깨어있는 주민의 조직된 힘으로 만들어가는 자치이다. 그러나 제도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주민은 분자화 되고 풀뿌리 조직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제도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드는 지역주민의 깨어 있는 의식과 주민의 열정을 일깨우는 지역리더의 역할이 아쉬운 상황이다.
새로운 지역사회와 주민공동체
단절과 폐쇄의 상징인 아파트가 새로운 주민자치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두꺼비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청주의 산남3지구 입주예정자들은 카페를 만들어 입주이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주민조직을 만들어 지역사회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협의회를 중심으로 두꺼비 생태공원 보전과 생태문화축제, 주민간 소통의 장인 마을공동신문 발간 등을 시민단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삭막한 아파트 단지가 새로운 생태적 가치에 기초한 주민 삶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확대되고 새로운 지역리더가 발굴되고 있다.
이상의 사례에서 주민자치는 제도나 지역의 위치와 규모, 주거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태도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교통, 안전 등 지역주민이 공동 협력해야할 과제들은 모든 지역에 공통으로 존재한다. 문제는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지역리더의 존재여부에 달여 있다.
지역사회 민주화와 지역리더의 역할
지역사회의 변화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분명한 목표와 비전 그리고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변화한다. 따라서 지역 민주화를 위해 지역의 리더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직되지 않고 다양한 계층 및 세대와의 유연한 연대를 실현해야 한다. 다음은 지역현장에 근거한 지역발전의 비전제시이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꿈과 비전이 없으면 구성원을 하나의 목표로 몰입 하게 할 수 없고 열정을 발휘하게 할 수도 없다. 셋째로는 학습하지 않는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 다양한 풀뿌리 학습공동체 조직과 지속적인 학습조직 운영으로 지역주민 다수가 미래에 대한 통찰과 포용의 정신을 삶속에서 구현하게 해야 한다. 넷째로 신뢰와 도덕성의 확보이다. 지역리더는 말보다 행동으로 진정성과 신뢰성을 보여야 한다. 아무런 제도적 권력을 포용가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리더의 헌신성과 도덕성 그리고 언행일치에 기초한 지역민과의 신뢰형성에 있다.
끝으로 주민자치의 발전은 결국 제도의 운영과 무할 수 없다. 지역리더의 역할이 작은 주민공동체 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풀뿌리 자치는 지자체의 수장의 역할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건강한 흐름과 지방정부 혁신의 흐름이 제도라는 통로를 통해 만날 때 시너지 효과는 배가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시대 지역리더의 역할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을 올바로 세우는 것과 무관할 수 없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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