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늘어나는데
충북에는 언어치료사 구하기 너무 어려워요
* 인터뷰 : 김정현 올바른별원 언어치료실장(예미담병원언어치료센터장)
▪ 송재봉: 안녕하세요. 정치인은 흔히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말을 많이 하는 게 제대로 알고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서 뵙고 말씀을 듣고 하려고 해요. 오늘은 김정현 실장님을 뵙고 말씀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실장님은 언어 치료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김정현 실장 : 저는 언어 치료를 하고 있고요. 주로 부모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언어 치료는 어떤 영역이든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다 언어치료 대상이에요. 영아부터 노인까지 대상자가 될 수 있고요. 예를 들어 언어에 문제가 있는 사람과 말에 문제가 있는 사람 두 가지가 있어요. 언어는 인지나 구문적인 문제 등을 포함하고, 말은 우리가 음파를 통해 전달받는 걸 의미해요. 그래서 언어 문제가 있다고 하면 언어가 늦은 언어 발달장애가 있고, 지적인 문제로 인해 언어가 늦는 아이들, 실어증에 걸려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 노인들도 대상이 있어요. 말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말더듬이라고 말이 잘 터지지 않은 친구,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청각장애로 인해 말이 나오지 않는 친구 등이 있어요. 또 구순구계열에 있는 사람들은 발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다 대상이 돼요. 그래서 선천적, 후천적이 나눠지는데, 보통 구순구개열에 있는 사람들이나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이런 경우는 선천적이고 말더듬 같은 경우는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요. 뇌졸중 같은 경우도 후천적인 거죠. 그런데 이런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 송재봉: 대체로 (후천적인) 그런 경우를 많이 봤는데, 왜 늘어나는 건가요?
▶ 김정현 실장 : 일단 양육을 잘 못해요. 부모들이 양육을 잘 못하고 애착 문제가 생기면서 의사소통을 못 배우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그리고 발달이 느리면 발음이 잘 안 되기도 하고요. 질긴 음식을 안 먹거나 MSG가 들어간 음식을 너무 많이 먹기 때문도 있고요. 또 젖병을 오래 빠는 경우 발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다 양육 방식과 관련이 있어요. 그 다음에 미디어 문제도 있어요. 2세 미만에 미디어를 접하게 되고 하루에 1시간 이상 보호자 교육 없이 시청을 하면 뇌가 생각하는 뇌로 전환이 안 돼요. 그래서 2차적인 뇌가 감각적인 뇌인데 여기에 피질이 있어요. 그게 신경망으로 연결이 안 돼요. 그럴 경우에는 자폐성 장애처럼 의사소통이 안 되고, 앵무새처럼만 말하게 돼요.
▪ 송재봉: 전자기기나 스마트폰에 혼자 계속 노출이 되어 있으면 그렇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극을 받으면 오히려 어떤 기능은 더 발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김정현 실장 : 우선 일방적이잖아요. 보는 사람이 넘어져도 TV는 계속 돌아가니까요. 그리고 너무 자극적이에요. 빠르고 반짝거리고 소리도 그렇고요. 미디어가 주가 되어서는 안 돼요. 사람의 양육이 먼저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게 바뀌어버리면서 미디어가 주가 돼버리니까 아이들의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지 못하는 거예요.
▪ 송재봉: 균형 있게 발달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는 더 발달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아예 정체가 되기도 하는 군요.
▶ 김정현 실장 : 옛날에는 형제도 많고 가족도 많다보니까 아무리 미디어를 봐도 충분히 사람과 상호작용이 가능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도 1-2명이고, 부모가 양육을 잘 못하잖아요. 부모도 아이도 다 스마트폰을 하니까요. 그래서 언어 발달이 늦어지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요. 청주가 센터가 많은 도시임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요.
▪ 송재봉: 언어 발달이 늦다라는 걸 부모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김정현 실장 : 제일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건 눈 맞춤이 잘 안되는 거예요. 불러도 쳐다도 안 보는 건 귀가 이상이 있나 해서 청력 검사를 하러가요. 그런데 ‘000아’라고 부르면 안 쳐다보고 ‘000야! 마이쮸 줄까’ 그러면 쳐다봐요. 그건 마이쮸가 욕구에 맞아서 그래요. 그냥 ‘000아’는 엄마의 욕구잖아요. 공감능력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상담하러 오는 아이들의 3분의 2가 자폐 스펙트럼인 아이들이에요. 진짜 심각해요.
요즘은 아이들도 1-2명이고, 부모가 양육을 잘 못하잖아요.
부모도 아이도 다 스마트폰을 하니까요.
그래서 언어 발달이 늦어지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요.
청주가 센터가 많은 도시임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가요.
▪ 송재봉: 얼마 전에 어린이집 교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폐성 경계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굉장히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경우에는 치료를 하면 개선이 되나요?
▶ 김정현 실장 : 원인에 따라 달라요. 애착이나 발달 문제라면 교육을 시키고 부모가 신경을 쓰면 바로 올라와요. 시간만 지나면 돼요. 그런데 자폐성 장애는 어긋나버리는 거거든요. 회복이 굉장히 어려워요. 정말 열심히 어린 시기에 조기 교육을 해도 좋아질지는 모르는 거거든요.
문제는 어렸을 때 열심히 치료받았던 아이들이 성장하면 잘 눈에 안 띄이죠. 주로 집에만 있거나 꽃동네 같은 시설이나 주간보호센터 이런 데 가 있어요. 왜 그러냐면 말만 할 수 있게 하고 인지적인 교육만 시켰지 아이가 생활하게끔 교육을 안 시키거든요. 아이가 독립해서 살 수가 없어요. 교육을 더 많이 해야 해요. 자조 훈련 같은 거를 어머님들이 간과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세요. 그러다 보면 고동학교 끝나고 전공과라고 있어요. 졸업하고 장애인들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TO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들어가도 1년을 못 버티죠. 자조 훈련을 많이 해야 해요.
▪ 송재봉: 훈련을 하는 시설이 좀 부족한가요?
▶ 김정현 실장 : 너무 부족하죠. 근데 사실 아시다시피 기업에서 인식을 바꾸고 채용을 해야 해요. 채용이 되려면 기술을 잘 해야 하는데,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잘 배우고 익혀야 하는 데 기술을 배울 곳은 학교뿐이에요. 복지관에서 기업을 만들어서 하긴 하잖아요. 그래도 그렇게 활동하는 장애인도 많지는 않은 거 같더라고요. 저는 대부분 영아, 유아, 초등학교 아이들을 다루는데 이 시기에는 부모들이 치료에 많은 애를 쓰셔요. 그런데 그 이후에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저도 참 궁금합니다.
▪ 송재봉 : 그러면 발달이 늦은 아이들은 치료를 어떤 식으로 하나요? 방문 치료나 합숙 치료 같은 게 이루어지나요?
▶ 김정현 실장 : 아니요. 저희는 아이들이 와요. 병원이니까 외래 치료를 오는 거죠. 일주일에 2-3번 정도 외래를 와서 치료 받고 집에 가는 패턴이에요. 영아들은 특수 유치원이 있어서 거기서 교육을 받고 학교 가면 돌봄 반에서 교육을 받는 형식이에요. 청주가 장애인 영유아가 갈 곳은 많아요. 센터도 많고요.
▪ 송재봉 : 그런데 막상 발달에 문제가 있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알아보니까 대기가 너무 길어서 상당히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 김정현 실장 : 네, 좋은 기관은 1년 이상은 기다려야 해요.
▪ 송재봉 : 그런데 사실 부모들 입장에서는 하루가 급한데 1년을 대기한다는 게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 김정현 실장 : 그래도 기관이 많으니까 다른 곳에 하다가 계기가 되면 옮기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치료를 쉬는 경우는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요즘에는 바우처도 잘 되어 있고요. 실손보험도 돼요. 요즘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게 보험회사에서 가입을 받아놨는데 해당되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있을지는 상상을 못 한 거죠. 그러다 보니 보험회사에서 엄마들을 서류 요구 등에서 부모들을 압박하고 병원을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어요. 어머님들이 모여서 뉴스도 내보내고 소송도 걸고 있죠. 그래도 요즘은 가정이 어려워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니까 옛날보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송재봉 : 발달이 늦은 아동의 경우 한 가지 문제는 아닐 거 같아요. 종합적으로 봐야 할 거 같아요.
▶ 김정현 실장 : 네 그래서 치료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언어 치료하고 감각통합 치료라고 있어요.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언어를 먼저 배우는 게 아니라 감각을 먼저 수용해요. 감각을 처리하는 게 불균형하면 아기 몸이 힘들어요. 예를 들어 소리에 예민하거나 자폐성을 갖게 된다거나 해요. 그래서 그걸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작업 치료가 있어요. 물리치료도 있고 미술치료, 심리치료도 있고요.
▪ 송재봉 :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해주는 경우도 있고, 분야별로 전문화해서 하는 경우도 있겠네요. 실장님은 전문화된 분야네요. 경력은 얼마나 되셨나요?
▶ 김정현 실장 : 30년 정도 왰어요. 93년부터 시작했어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왔고, 미국에서 자원 봉사 하고 밀알 선교회 미국 지부에서 오렌지카운티 지부 내에 장애인반에서 일도 했어요. 그리고 요즘에 또 문제가 되는 게 아동 중심 이러면서 아이들은 무조건 존중해줘야 하고 말을 들어줘야 되고 눈높이를 맞춰줘야 한다는 게 무분별하게 들어왔어요. 그때 아이들이 지금은 엄마, 아빠가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애들을 못 가르쳐요. 돈으로 쏟아 붓기만 하고 된다, 안된다의 정도를 엄마가 판단 자체를 못 해요. 이유식이나 젖병을 언제 끊고, 기저귀를 언제 떼야 되는지를 몰라요. 그러니까 문제가 더 커지는 거예요. 상담을 해도 잘 받아 들이지 못하세요.
▪ 송재봉 : 그러면 이런 거를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까요? 가족 공동체가 살아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익히고 해결되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고립되는 상황이네요. 사회로부터, 가정으로부터 고립이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지겠네요.
▶ 김정현 실장 : 그렇죠. 판단의 중심이 아이가 되어 버리니까 버릇도 너무 안 좋아지고 그런 거죠. 훈육도 사실은 초등학교까지만 되지 중학교 2학년부터는 안 되잖아요.
▪ 송재봉 : 부모 교육부터 시작해야 되겠네요. 그런데 교육을 한다고 해서 학부모들이 교육을 받을까요?
▶ 김정현 실장 : 그렇죠. 구조상은 어쩔 수 없어요. 우리도 한계가 많아요. 옛날에는 가정 방문이라고 해서 집에 가서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요즘은 또 그게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계가 있는 편이기도 해요.
▪ 송재봉 : (미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부터 여기 병원에 있던 건가요?
▶ 김정현 실장 : 처음에는 복지관에 들어갔었어요. 음성 장애인복지관에서 1년 정도 일하다가 내덕동에 말숨언어센터에서 5년 정도 했었죠. 그리고 예미담병원과 여기(올바른 의원 언어치료실)에 양쪽으로 취업을 한 거죠. 예미담병원은 정직원이고 여기는 파트타임이에요.
▪ 송재봉 : 그래도 치료를 하면서 개선되고 효과가 나타나는 사례를 보면 기분이 좋으실 거 같아요.
▶ 김정현 실장 : 너무 좋죠. 제가 옛날에 6살 때부터 치료했던 친구가 있는데, 고기능 자폐인 친구였어요. 그 친구가 세월호 집회도 혼자 참석하고 그랬는데,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관계는 안 좋았어요. 그래도 공부는 잘 하고 부회장도 했어요. 지금 고3 졸업하고 잘 지내고 있는 경우를 보면 보람을 느끼죠. 자폐는 스펙트럼이거든요. 이 친구는 지능이 높았어요.
▪ 송재봉 : 어떤 경우는 부모들이 되게 기대를 하고 왔는데, 개선 속도가 느려서 원망하는 경우도 있을 거 같아요.
▶ 김정현 실장 : 왜 왔느냐는 말씀을 하시기는 하는데, 원망까지는 들어본 적은 없어요. 부모들이 본인의 아이가 힘든 걸 아니까요. 그럴 땐 저희도 안타가움에 애가 닳죠. 치료 방법의 차이도 있지만 아이의 특성에 따라 속도가 다르거든요.
▪ 송재봉 : 언어 치료도 기법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그럴 거 아니에요. 관련된 보수 교육이 있나요?
▶ 김정현 실장 : 보수교육은 1년에 8시간 이상 들어야 자격이 유지가 돼요.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유튜브 선생님께 항상 배우고 있어요. 요즘에는 언어 치료여도 언어 치료만 가지고 안 돼요. 분석 치료, 심리 치료 등 다양한 자격증을 한꺼번에 많이 따요. 서로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리고 경력이 되니까 후배들을 길러야 되기도 해요. 제가 치료실 선생님들 피드백을 하기도 하고 모르는 거를 가르쳐드리기도 하죠. 저는 이제 선생님들 관리하고 어머니들 처음 오시면 상담 위주로 맡고 있어요.
▪ 송재봉 : 국가 자격증으로 나오는 건가요? 별도 협회도 있겠네요.
▶ 김정현 실장 : 언어재활사협회라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민간 자격증이었는데, 이제는 국가자격증으로 전환됐어요.
▪ 송재봉 : 협회 인원도 많겠네요. 광역별로도 다 있을 거고요.
▶ 김정현 실장 : 많이 있죠. 근데 문제는 쏠림 현상이 있다는 거예요.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몰려 있어요. 청주는 없어요. 그래서 선생님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애들은 미어터져요. 그래서 기숙사가 있지 않으면 오지도 않아요. 저희는 아직 기숙사는 없어요.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기숙사를 해서 외부에서 선생님들을 모셔 와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학교들은 자꾸 폐교가 돼요. 아이들이 지원을 안 하는 건데, 몰라서 못 해요. 입시철이 되면 교수들이 학교를 돌아다니잖아요. 열심히 하는 학교들은 아이들이 많이 가요. 그런데 안 하는 곳들은 애들이 언어 치료라는 걸 모르더라고요. 보건과학대학에도 제가 13년 정도 겸임을 일을 했는데, 지금은 폐과가 됐어요. 학생이 모집이 안 됐거든요. 선생님을 어디서 구해야 하나 그러는 중이에요.
아기 낳고 교육을 하거나 정기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바우처를 주는 등
문턱을 낮추면 좋겠어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상담 발달 체크 바우처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 송재봉 : 결국은 사회적 제도나 지원 시스템을 통해서 일정하게 케어해주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네요.
▶ 김정현 실장 : 네, 그래서 아기 낳고 교육을 하거나 정기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바우처를 주는 등 문턱을 낮추면 좋겠어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상담 발달 체크 바우처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 송재봉 : 천주교에서도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을 지자체나 학교 단위에서 교양 프로그램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네요.
▶ 김정현 실장 : 네, 그리고 TV에서 많이 초빙해주셔서 하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제일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게 TV잖아요. 저도 오은영 교수님께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강형욱 선생님도 가치행동주의적 입장이니까 배울 점이 많아요. 매체를 통해 자꾸 교육을 시켜야 할 거 같아요.
▪ 송재봉 : 안 낳는 것도 문제인데, 낳고 나서도 문제가 많이 있네요.
▶ 김정현 실장 : 네 맞아요. 아이를 가지고도 알코올 증후군이라고도 있거든요. 그런데 더 문제는 과잉이에요. 다 해주는 거 있잖아요. 양육을 잘 하는 대신에 (아이가 원하는 걸) 사주면 아이들이 좋아하니까요. 부모들은 죄책감을 덜고 키즈카페 같은 곳에 아이들을 자주 데려가는 거죠. 저는 경험과 체험하는 거는 다르잖아요. 체험 프로그램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지만 경험으로 남는 건 얼마 없어요. 경험은 매 순간마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의무적으로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돌아다니는 건 반대해요. 체험 교실 가면 질서도 안 지키고 난리 법석이에요. 저는 아이들을 과잉보호하며 양육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요.
▪ 송재봉 : 그런 건 정말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모든 영역에서 경쟁이 있어요. 학교 교육에서부터 사회적, 경제적 활동까지 무한 경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살다 보니까 아이들 양육조차 경쟁 의식을 가지고 키우는 거 같아요. 사실 그런 게 자녀들에게 다 투영되잖아요.
▶ 김정현 실장 : 아이들 발달이 늦어지면 부모들도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그래도 아이들은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치료를 받지만 부모들은 치료받거나 상담받는 게 없어요. 자기들한테는 돈을 안 쓰거든요.
▪ 송재봉 :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죠. 그리고 이걸 깨우쳐주는 게 사회적 숙제인 거 같네요. 그러면 실장님께서는 발달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 대한 치료 관련 시스템이나 제도는 그래도 잘 갖춰져 있다고 보시는 거네요.
▶ 김정현 실장 : 문제가 있는 게 하나 있어요. 바우처 선정을 할 때 소득 백분위를 따져서 선정해요. 그러면 중위권 있는 부모들은 너무 힘이 드는 거에요. 바우처 선정도 안 되고, 실비도 1-2년 정도 밖에 안 되거든요. 치료비가 5-10만원 정도 들어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바우처 소득 기준이 좀 더 높아졌으면 하는 거예요. 맞벌이 하면 또 안 되거든요. 애는 낳으라고 하면서 이런 게 참 안 되어 있어요.
▪ 송재봉 : 우리나라 복지 제도가 보편적 복지라는 기본 틀에서 가야 하는데, 늘 선별해서 지원하려고 해요. 최근 정부에서는 사회복지도 시장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사회복지는 지원을 하는 건데, 어떻게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 김정현 실장 : 저희가 지적장애라고 이야기할 때 여러 면이 있어요. 첫 번째는 지능이고, 세 번째는 지원이에요. 지원의 폭이랑 강도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져요. 옆에서 얼마나 지원해주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등급이 달라지고 능력이 달라지거든요. 이게 사회복지인데, 이걸 어떻게 경쟁을 해요. 그리고 활동 보조 선생님들 시간도 늘려줬으면 해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요. 부모들이 직장 다니면서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와서 치료실로 데려가고 이런 것들이 등급에 따라 시간이 다르다 보니 시간이 모자라요. 여유롭게 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부모가 활동보조사가 될 수 있게,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아이의 활동보조사가 될 수 있게도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 송재봉 : 네, 실장님 말씀 잘 듣겠습니다. 생각도 못했던 문제들을 더 알게 되네요. 혹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 김정현 실장 : 보험회사 횡포가 있어요. 엄마들을 협박하고 필요하지 않은 서류를 너무 많이 요구해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어도 너무 많다 보니 처리가 오래 걸려요. 그리고 충북에는 언어치료학과가 없어요. 충청에는 나사렛대학교 하나인데, 충북에는 하나도 없어요. 영동대나 유원대, 꽃동네대학교 있긴 했었는데 다 없어졌어요. 정말 필요해요. 학생들이 너무 없다보니 선생님들을 모셔 와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해요. 사실 저희가 일이 좀 힘들긴 해도, 4차 산업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거든요.
▪ 송재봉 : 알겠습니다. 덕분에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어치료는 4차 산업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어요.
그런데 충북에는 언어치료학과가 없어요. 다 없어졌어요
학생들이 없다보니 선생님들을 외부에서 모셔 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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