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만나 가지고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그래요
사람이 한 자리에 묵묵히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건가봐요.
** 인터뷰 : 장삼순 '껍데지' 대표
** 장소 : 청주대학교 먹자골목, 껍데지, 7월 4일
◾ 송재봉 : 안녕하세요. 사장님. 사전에 인터뷰 부탁을 드렸을 때 걱정하셨었지요? 특별히 형식이 정해진 건 없으니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돼요. 제가 그냥 궁금한 거 여쭤보면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86년도에 청주로 처음 왔어요. 청주대학교 입학을 해서 이 골목이 굉장히 낯이 있고 특히 여기는 늘 술 먹으러 다니던 길이예요. 저에겐 너무 익숙한 동네고 또 여기가 상당 기간 동안 청주 먹거리 문화의 중심이기도 했어요. 그 당시 청도극장도 있고 해서 사람들이 이 청대 주변으로 몰려왔거든요. 참 여기가 추억이 많은 동네인데 오늘 우리 사장님을 여기서 이렇게 뵙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우리 사장님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장삼순 대표 : 저요! 이름이 엄청 좋지요. 장삼순! 딱 어울리죠!!
◾ 송재봉 : 여기 상호가 껍데지네요. '껍데기'가 아니라 '껍데지'네요. 껍데지라는 이름을 누가 상호명을 하신 거예요? 왜 껍데지라고 했대요?
▶ 장삼순 대표 : 딸이 이름을 정했어요. 껍데기에다 포인트를 넣어야 되는데 그냥 돼지 돼자 쓰면 그러니까 저 데자를 쓰자 했어요. 데미안 할 때 데. 그렇게 했더니 다 잘 지었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사람들이 자세히 안 봐요. 전부 껍데기로 보고 읽지 껍데지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 송재봉 : 저도 처음에는 껍데기로 봤어요. 근데 다시 보니까 껍데지더라고요. 껍데기 이름이 익숙하다 보니까 그런가 봐요. 사장님, 이곳에서 장사하신지가 오래 되셨나요?
▶ 장삼순 대표 : 2002년에 처음 시작했어요.
◾ 송재봉 : 20년이나 넘었네요. 그럼 여기 와서 껍데기 식당을 하면서 자리를 잡고 아이들 교육도 시키고 하신거예요?
▶ 장삼순 대표 : 아니요. 여기 가게 시작 할 때는 벌써 애들 대학교 다 끝 무렵이었죠. 큰애는 충북대학교 졸업했었고 작은 아들이 청대 다녔죠.
◾ 송재봉 : 아들이 청대 다녔군요. 특별히 이 동네로 오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장삼순 대표 : 아니요. 이 가게 밑 우암동에 살았어요. 그때도 거기서 장사를 했어요. 그래서 여기로 술 먹으러 오고 그랬죠. 그때는 밖에다 내놓고 장사를 했어요. 우리도 장사 끝나고 소주 한잔 하러 오면 그런 게 좋아갖고 여기를 오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런게 좋아서 이 주변으로 가게를 보러 다니다 마치 이 가게가 나왔길래 이걸로 했어요.
◾ 송재봉 : 그러면 이 요리법은 특별히 새로 개발을 하신 거예요?
▶ 장삼순 대표 : 아니요. 뭘 알아갖고 했겠어요! 하다 보니까 되는 거지.
◾ 송재봉 : 식당도 없던 골목에서 장사가 잘 되기 어려웠을텐데...
▶ 장삼순 대표 : 그때는 아들들 고등학교 중학교 선후배 많았어요. 그래서 아들 친구들이 매일 와서 팔아주고 하다 보니 가게가 매일 손님들로 붐볐어요. 그래서 그때 여기 자갈마당도 생기고 이 밑에도 생기고 옆에도 식당으로 바뀌고 하면서 지금의 이 골목이 된 거예요.
◾ 송재봉 : 아아, 여기 사장님 장사가 잘 되면서 골목이 형성이 된 거군요.
▶ 장삼순 대표 : 그렇지요. 우리 가게 아래쪽으로는 예전에는 깜깜해서 식당이 없었고 조금 밑에 진고개 식당, 삼미집, 금성당구장 그렇게 있었지. 지금처럼 이렇게 먹자 골목이 없었어요.
◾ 송재봉 : 그럼 이쪽까지 먹자골목이 내려오게 된게 우리 사장님 덕분이네요.
▶ 장삼순 대표 : 오래 살던 사람은 그렇게 얘기하대.
◾ 송재봉 :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장사가 잘 됐을까요? 뭔가 비법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장삼순 대표 : 아들들이 몰고 오기도 했지만 그때는 껍데기 장사 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 송재봉 : 껍데기 장사하는 분이 별로 없었군요. 그래도 저절로 잘 됐을 것 같지 않은데 딴데보다 가격을 좀 싸게 해주셨나요?
▶ 장삼순 대표 : 학교 주변이니까 다른 데보다는 싸게 팔았지요.
◾ 송재봉 : 그러니까 아이들 호주머니 생각해서 가격을 좀 싸게 해주셨군요. 그리고 또 우리 사장님이 어머니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렇겠지요!
▶ 장삼순 대표 : 그거야 그렇죠!! 푸짐하지! 애들도 와서 이모님 어머님, 어머니라고 많이 그러더라고.ㅎ
◾ 송재봉 : 그러니까 그 당시 학생들 입장에서도 여기 오면 되게 편했을 것 같아요.
▶ 장삼순 대표 : 지금도 이렇게 유지하는 게 옛날 사람들이 5년 만에 왔다, 10년 만에 왔다, 하면서 ‘아이고 계셔주셔서 고마워요.’ 이러면서 찾아와요. 사람이 한 자리에 묵묵히 있다는 거는 참 좋은 건가봐요.
우리 가게에 왔던 람들이 5년 만에 10년 만에 다시 와서
"아이고 계셔주셔서 고마워요." 이렇게 말해 주어요.
사람이 한 자리에 묵묵히 있다는 거는 참 좋은 건가봐요.
◾ 송재봉 :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시니까 학창시절의 추억도 생각나고 하겠지요. 그러면 메뉴나 이런 식재료들은 직접 어디서 구입을 해오시는 건가요? 맛을 제대로 내려면 원재료가 더 좋아야 되잖아요.
▶ 장삼순 대표 : 당연하지 고기는 좋은 거 써야 돼요. 그냥 좋은 고기 써요.
◾참석자 : 여기가 유명하니까 다들 따라하는데 그 맛은 못 내지. 이 맛을 한번 드셔봐요. 소문이 나서 먼 곳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와요. 이 동네에서는 여기 사장님 음식솜씨가 최고거든요.
◾ 송재봉 : 그렇군요. 여기 이곳에서 오래 장사하셨으면 주변 상인 분들과는 가까운 이웃사촌처럼 지내시겠어요?
▶ 장삼순 대표 : 오래 하는 사람들은 속속들이 다 알고 개업하면 그냥 안 있고 뭐라도 사다 주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젊은 사람들이 반년도 했다가 1년도 했다가 없어지니까 옛날처럼 그런거 없어요. 옛날에는 여기 장사가 끝나면, 그럼 전부 다 자기네 집에서 나와서 바깥에서 고기 판이 맨날 벌어졌었어요.
◾ 송재봉 : 여기 장사 하시는 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많았다고요.
◾장삼순 대표 : 그렇죠. 여기서, 여기 콩가루 식당, 자갈마당, 전집. 다 모여서. 그래서 그 때 언니랑 더 친해진 거예요.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안 돼.
◾ 송재봉 : 지금은 이제 그런 분위기가 안되나요?
▶ 장삼순 대표 : 할 필요가 없어요. 나만 손해 보는데 누가 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주 바뀌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니까 그렇게 열정적이지도 않고요.
옛날에는 여기 장사가 끝나면, 그럼 전부 가게 문을 닫고 나와서
상인들끼리 바깥에서 고기 판이 맨날 벌어졌었어요.
◾ 송재봉 : 그만큼 이제 정이 가는 사람이 줄어서 그런 거겠죠 뭐.
▶ 장삼순 대표 : 맞아요 그렇지. 맞네. 맞다. 그런데 전에는 상인회가 없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상인회가 생겼어요. 처음으로 젊은 분들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한 2년 3년 전부터인가 여기 도시재생 사업 하면서 생긴거 같아요.
◾ 송재봉 : 사장님도 상인회 가입을 하신 거예요? 그러면 이제 상인회를 통해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 이런걸 요구하면 되겠네요?
▶ 장삼순 대표 : 그렇죠. 상인회에 가입해 있고,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고 마음을 모으고 있어요.
◾ 송재봉 :이 인근에 주차장이 없죠?
◾장삼순 대표 : 요 아래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지금 만들고 있어요. 근데 주차장을 먼저 만들고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 했어야 되는 건데 사업으로 길을 다 막아 버리고 이제 주차장을 만드니 지금 이게 말이 되냐고요! 여기 상권 싹 다 죽여 놓은 거지. 아주 죽여놨어요. 사람들이 딱 여기까지만 올라와요. 껍데지 집까지만 올라오고 저 뒤로는 막혀서 하나도 안가요.
◾ 송재봉 : 예전에는 저 뒤에까지도 갔잖아요. 한동안은 여기가 그래서 상권이 꽤 넓어졌었는데 오히려 이 도시재생을 해서 상권 활성에 도움이 안 됐다고 봐야 되겠네요.
▶ 장삼순 대표 : 안 되는 게 아니라 죽여 놨다니까요. 이제 온 상태로 해달라 할 수도 없고.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사람이 없는데 길만 넓힌다고 지금 이렇게 만들어버렸어요. 외지에서 와줘야 돼는데.
주차장을 먼저 만들고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 해야 하는데,
길을 막아 버리고 공사하고는 뒤늦게 주차장을 만드니 이게 말이 되냐고요!
도시재생사업이 여기 상권을 싹 다 죽여 놨어요.
◾ 송재봉 : 그렇겠죠. 동네 인근분들만 가지고 장사가 안 되니까요.
▶ 장삼순 대표 : 이거 하기 전에는 중국 사람들도 자주 들렸던 곳이었고, 저녁마다 사람들도 많이 다녔어요. 중국인들도 그렇지만 학생들은 요즘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잘 안 걸어다녀요.
◾ 송재봉 : 자가용을 끌고 와서 인근에 두고 움직일 수 있어야 되는데 진입이든 주차든 아예 할 데가 없으니까 아예 안 오는거군요.
▶ 장삼순 대표 : 아예 안 와요. 오늘도 아는 사람이 뭘 갖다 주려고 왔다가 그냥 가버렸잖아요. 여기 근처에 주차 할 데가 없다니깐요. 골 손님들이 두 바퀴 세 바퀴 돌고 왔다 소리 나오면 안 와요. 주택들도 자기 차 단속하느냐고 난리 났어요. 자기네 집 차 못 대니까요. 옛날에 그런 거 없었는데 지금은 여기 먹으러 왔다가 주차 할까봐 단속하느냐고 동네가 난리가 났어요.
◾ 송재봉 : 여기가 보행자 중심으로 도로를 바꿨으면 인근에 어쨌든 좀 주차 공간을 확보해 주고 그럼 거기다 차를 대고 이렇게 올 수 있게 했어야 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준비가 좀 없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장삼순 대표 : 없는 것도 없는 거지만 어느 지역이든지 다 그렇더라고요. 재생 사업 하는 데 보면 다 결과적으로 안좋다는거 자기들은 다 알고 있는 거예요.
◾ 송재봉 : 재생은 했는데 재생이 아니다. 이게 삶을 재생해야 되는데 도로하고 거리만 재생을 했네요. 참 답답한 일이네요.
▶ 장삼순 대표 : 금방 팠다가 금방 메꿨다가 금방 팠다가 금방 메꿨다가. 일하는 사람들은 지금 해야 된대요. 올해 안 넘기게 예산 들어온 거 써야 된대요. 그렇게 말하고. 아주 그냥 공사를 하루가 멀다하고 해대니까 집 균열이 가더라니깐요. 그건 누구한테 얘기해요? 어쨌든 이제 좀 활성화가 되긴 돼야 되는데 상인회 젊은 애들하고 지금 회장하고 생각이 조금 틀리는가 봐요. 그래서 좀 지연되고 있는것도 있어요.
◾ 송재봉 : 그러면 어쨌든 사는 사람들이 더 살기 좋게 만들자고 시작한 도시재생 사업이니 계속 해야 하잖아요.
▶ 장삼순 대표 : 거의 다 도시재생사업을 반대해요. 저 밑에 사람들은 잘 되는가 몰라도 여기는 자기들 먹고 살기 바쁘고, 젊은 사람들은 들어왔다가 그냥 몇 개월 하다 나가버리고 하니까 의욕들도 없고요. 올해 좀 장사가 잘 되는 집은 그거 하거나 말거나 관심 없고, 그나마 돈벌이 중간쯤 되는 사람들이 지금 막 하자고 하는데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 송재봉 : 지금 그러면 요구하는 내용이 정확하게 뭔가요?
▶ 장삼순 대표 : 요구하는 내용이 주차장이죠! 주차장. 그리고 밖에다 내놓고 장사 할 수 있게 해달라는거죠. 다른 지역에서 안 하는 거를. 프리마켓이라든가 그런 거로 사람들이 모이게끔 해달라는거죠. 애들도 올 수 있고 부모님들도 올 수 있게끔 그렇게 해달라는 거죠. 그렇게 해놔야 세월이 지나면 좀 낫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사람이 오게끔 활성화를 해야 주차장도 필요한거죠.
◾ 송재봉 : 이제 상인회가 잘 협력을 해서 요구하면 가능 하겠죠.
▶ 장삼순 대표 : 자리가 없다고 해요.
◾ 송재봉 : 땅을 사서 하면 되지. 인근에 보통 그렇게 해요. 도시 재생하면서 오래된 주택 같은 경우는 매입을 해서 거기를 헐고 주차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게 하기도 해요.
▶ 장삼순 대표 : 예산이 없다고만 말해요.
◾ 송재봉 : 여기서 이렇게 장사하시면서 그래도 좀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이야기 같은 건 없어요?
▶ 장삼순 대표 : 생활이 다 재밌어요. 젊은 애들하고 생활하다보면 좋은 일도 많고 무서운 일도 있고. 언젠가는 화장실을 갔는데 소주병이 있어요. 웬 소주병인가 하고 넘어 갔는데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는 술을 체크를 못해요 바쁘니까 냉장고에서 알아서 꺼내다 마시고 계산 할 때는 땅바닥, 식탁 위 병만 세거든요. 그러니깐 세지 말라고 화장실에 화장실 갖다 놓은거더라고. 그러고 몇 년이 흘렀는데 그 사람이 다시 왔어요. 예전에 왔을 때 먹다보니 많이 먹었는데 계산을 하려고 보니까 돈이 모자랐다는거야. 그래서 생각한게 화장실에 갖다 놓자 였다고 하면서 다시 와서 얘기를 했는데 너무 좋잖아요.
◾ 송재봉 : 재밌네요
▶ 장삼순 대표 : 술 취해가지고 술값도 안 내고 간 사람이 나중에 다시 오는 사람도 있어요.
◾ 송재봉 : 나중에요?
▶ 장삼순 대표 : 와가지고 ‘자기가 예전에 그랬노라고’ 얘기해요. 재미있는 일이 많아요. 오래 되면 누가 누군지 기억을 못할 뿐이지. 이런거 저런거 다 일일이 표현하면 안 되니까 그냥 모른 척하고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요.
◾ 송재봉 : 일부러 그런 거 알면서도 넘어간 적도 있고 그러겠네요.
▶ 장삼순 대표 : 옛날에 카드 생기기 전에는 아저씨들이 맨 와가지고 외상해놓고 한 6개월 7개월 뒤에 또 뻔뻔스럽게 와서 먹고. 그래도 뭐 저 사람은 줄 사람이 아닌거 아는데 그거 옛날 거 얘기하면 뭐 해 잊어버린 척하고 그냥 주고 지금 것만 받고 그러지요. 그래요 이렇게 별 사람들 다 있어요.ㅎㅎㅎ
◾ 송재봉 : 현금만으로 을 할 때는 그랬겠네요. 외상도 하고.
▶ 장삼순 대표 : 혼자 오는 사람 안 받으면 맨날 똥물 퍼온다 폭탄 터뜨린다고 난리치고 그 옛날에는 주정뱅이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장사하기 아주 좋아요.
◾ 송재봉 : 그래도 와서 인연 맺고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거 아니에요.
▶ 장삼순 대표 : 그럼요. 지금도 어디 가다가 보면 이모 언니 그래요.
◾ 송재봉 : 장사를 20년 넘게 하시다 보면 정말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는 분도 계실 테고 그럼 또 온 분들에게는 살아가면서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도 많고 그럴 것 같아요.
▶ 장삼순 대표 : 여기서 만나 가지고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그래요. 근데 정말 지금 상황이 심각하다 생각이 되는 게 그렇게 20년이 넘게 왔던 사람들도 차를 한 세 바퀴 네 바퀴 돌더니 그냥 가요. 주차할 때가 없어서요.
◾ 송재봉 : 요즘 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데 주차할 곳이 제대로 없어서 힘든 점이 있을거예요. 아예 가게 밖은 한 대도 주차하기 어렵군요.
▶ 장삼순 대표 : 없어요. 없어. 큰일 났어요.
◾ 송재봉 :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진 것 같거든요.
▶ 장삼순 대표 : 6시 7시 넘으면 차도 안 다녀요. 이 진입로가 아주 나빠요.
◾ 송재봉 : 여기를 못 들어오니까 그렇군요.
▶ 장삼순 대표 : 저도 여기서 오랫동안 살았잖아요. 차가 이렇게 막 왔다 갔다 해도 골목이 작아도 큰 사고 난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왜 여기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는지 이해가 안 가요
◾ 송재봉 : 잘한다고 한 일인데... 어떻게 참, 그러니까 이게 계획한 것과 현실하고 좀 안 맞는 게 있었네요.
▶ 장삼순 대표 : 자기들은 이 먹자골목 활성화시키겠다고 하는 정책인데 먹자골목을 죽여 버렸으니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고요.
◾ 송재봉 : 근데 또 사실 코로나 이후에 요즘 경기가 워낙 안 좋으니까 그래서 또 안 되는 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장삼순 대표 : 여긴 경기도 없어요. 여기가 학교 주변이라고 해서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예요. 학생들 중에도 일반인도 있잖아요. 그리고 방학하면 일반인이 채워주고 또 같이 할 때는 버글버글한 거고. 그랬던 데를 이렇게 막아버리니깐.
저 여기서 오랫동안 살았잖아요. 차가 이렇게 막 왔다 갔다 해도,
골목이 작아도 큰 사고 난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왜 여기를 이렇게 만들어 버렸는지 이해가 안 가요.
◾ 송재봉 : 지금은 그러면 개학을 해도 잘 안 돼요?
▶ 장삼순 대표 : 개학을 해도 학생들이 예전처럼 많지 않아요. 대여섯 명씩 다녀도 차 두 대 몇 대 해가지고 다 그렇게 다녀요. 대학생들이 걸어 다니는 거 없다니깐요. 차 가지고 와서 그 앞에 대고 먹고 사람들이 금방 먹고 또 가고 금방 먹고 가고 그러니까 얼마나 회전도 잘 됐다고요. 그나마 밤에 화분 치우면 이제 차 한 대씩은 되지요.
◾ 송재봉 : 아니 제가 봐도 이런 거리는 부끄럽네요. 밖에 나가서 사람들이 술이나 음식을 먹어야 사람들이 모여 들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가로변에 장사가 가능하도록 그걸 허가해 주는 제도가 있더라고요. 그걸 해주면 여기도 지나가다가 아니면 소문으로 사람들이 거기 분위기 좋더라 그러면 그 사람들이 오는 거거든요. 그런 걸 좀 활성화하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주차 공간도 만들어야죠. 지금 공사하는 주차장은 완공이 언제예요?
▶ 장삼순 대표 : 6월달 이라고 했는데 늦어서 9월달까지 한다는거 같죠!
◾ 송재봉 : 지금 공사하는 주차장은 몇 대 정도가 들어갈 수 있어요?
▶ 장삼순 대표 : 72대라고 그러는거 같던데요.
◾ 송재봉 : 그 정도만 해도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긴 하겠네요.
▶ 장삼순 대표 : 거기가 원룸이 많은데 옛날 건물이라서 다들 주차 시설이 있는 데가 없어요. 그러면 또 주민들 차도 다 거기로 들어 가겠지
■ 송재봉 : 아하, 그럼 공간이 또 안 나오겠네요.
▶ 장삼순 대표 : 예, 도움도 안 돼요. 요즘 여기 오는 사람들은 구청에다가 대요.
◾ 송재봉 : 그나마 그건 다행이네요.
▶ 장삼순 대표 : 구청에 대는 사람들은 대는데 거기서도 걷는거 때문에 안 대는 사람도 많아요. 이쪽 가까이 댈려고 그러지.
◾ 송재봉 :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전만 하려고 하고 안 걸으려 그래요.
▶ 장삼순 대표 : 안 걸으려고 그래요.
◾ 송재봉 : 걸으면 자기한테도 좋은데 말이예요. 근데 여기가 어쨌든 말씀하신 것처럼 주차도 그렇지만 프리마켓처럼 사람들이 올 만한 흥미거리를 만들어야 되겠네요. 그냥 술만 먹는 게 아니라 문화도 있고 볼거리도 있고 이런 게 좀 같이 있도록 그게 이제 상인회에서 할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 잘 만들어서 재미있으면 또 차를 멀리 대고 걸어서라도 오거든요.
▶ 장삼순 대표 : 그런 구경거리, 흥미거리가 있으면 아무래도 오죠. 청주시는 지금 이렇게 해놓고 깨끗하고 좋다고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는데, 나는 속으로 욕을 얼마나 하고 있는데요
◾ 송재봉 : 그래요. 지나다니면 옛날보다 정비돼 있고 얼마나 보기가 좋아요. 그러나 그 이면에 구체적인 얘기를 안 들으면 현실을 몰라서 정책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 장삼순 대표 : 신경 써서 보지도 않나 봐요. 관심 갖고 조금만 보면 이거는 잘못됐다는 거 알 텐데 한 번 차타고 한바퀴만 돌아보셔요.ㅎㅎㅎ
◾ 송재봉 : 앞으로 여기서 장사는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세요?
▶ 장삼순 대표 : 하는 데까지는 해야지요.
◾ 송재봉 : 다른 거 생각 안 하시고 그냥 쭉 여기 식당은 계속 운영을 하셔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세요?
▶ 장삼순 대표 : 저는 아들 딸들이 벌써 가게에 나와 함께 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아~ 여기 와서 같이 일을 해요. 자녀분들이 같이 하시면 보람이 더 크시겠네요. 대를 이어서 하는 것도 중요하죠!
▶ 장삼순 대표 : 큰 돈은 못 벌어도 또 망할 일도 없어요. 지금은 경기가 안 좋고 여기 재생사업 때문에 이래도 괜찮아지겠지요
◾ 송재봉 : 경기도 어렵고 전체가 참 어렵네요. 다른 지역들도 그렇고요.
▶ 장삼순 대표 : 애정이 많으시네요.
◾ 송재봉 :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셔가지고 이렇게 말씀 듣다 보니까 제 마음이 왠지 포근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 너무 귀한 말씀 이렇게 재밌게 해주셔가지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 장삼순 대표 : 차근하게 물어주시니까 저도 좋네요.
"여기서 만나 가지고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그래요. 젊은 애들하고 생활하다보면 좋은 일도 많고 무서운 일도 있고요. 언젠가는 화장실을 갔는데 소주병이 있어요. 웬 소주병인가 하고 넘어 갔는데 세지 말라고 학생들이 화장실에 갖다 놓은거여요. 몇 년이 흘렀는데 그 사람이 다시 왔어요. 예전에 먹다 보니 많이 먹었는데 계산을 하려고 보니까 돈이 모자라 화장실에 갖다 놓았다고 다시 와서 얘기를 해요. 이런게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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