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과 자치/주민참여

'따로 노는 청주 청원 도시 계획' 주민 만 피해자

송재봉 2008. 10. 4. 19:36

단일생활권을 무시하고 따로 노는
청주·청원 도시 계획 정책

  청주·청원은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하나의 생활권이다. 청원군민의 생활이 청주와 분리될 수 없고 청주시민의 생활이 청원군민과 분리될 수 없다.

청원의 인구가 늘면 청주의 인구가 줄고, 청원의 자동차와 산업이 활성화되면 청주의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중·고등학교의 학생수가 증가한다. 따라서 시민들은 청주·청원을 가리지 않고 직장과 주거를 위해 자유롭게 옮겨 다니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청과 청원군청은 단지 행정구역이 분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남인 냥 소 닭 보듯 하며 반드시 서로 협력해야할 일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주민을 위한 행정구역이 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양 지자체 공무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는 등 지방자치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의 문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양 지자체 주민들이 받고 있다.

 

첫째 지난해 진행된 2025년 도시기본계획을 청주시와 청원군이 별도로 수립하면서 사전협의 등 공동협력 사업에 대한 문제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주시는 청주시 중심의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중심 발전축을 남부 축인 상당로 남북연장과 동서 축인 사직로 및 흥덕로 동서 연장을 주 발전축으로 하는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앞서 청원군은 청주시와 전혀 별개로 청원군을 기존 읍면단위 중심의 4대 개발축을 설정하여 효과성에 비해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청원군을 순환하는 도로망을 계획하는가 하면, 상하수도, 쓰레기매립장, 문화시설, 산업시설 등을 제각각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양 지자체 인접지역의 녹지와 공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협의 없이 청주시는 공원을 유지하고 청원군은 공원지역을 해제하는 등 인접지역 녹지 및 개발계획 수립의 혼선으로 청주 청원 경계지역이 심각한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원군 도시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양 지자체의 조화로운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계획으로 공원녹지의 해제가 과도하게 추진되고 있다. 즉 그린벨트 해제이후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재 지정된 보전용지의 공원 녹지율 30%를 20%대로 대폭 축소 조정하는 안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라는 것이다.

 

셋째로 생활권의 일치로 인해 도시계획 수립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협력해야할 양 지자체간 공동협력 사업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도시 배후도시로서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위한 행복도시 관련 특화단지 조성 공동 협력 사업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체 양 지자체가 서로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는가 하면, 청주공항의 배후지역으로서의 입지를 활용한 항공·물류산업단지로 조성계획도 청주시는 에어로 폴리스 사업을 구상하고 있고, 청원군은 오창산업단지 내에 1200억원이 투자되는 항공물류단지를 구상하는 등 비슷한 산업단지를 청주시와 청원군이 동시에 계획하면서 양 지자체간 중복투자와 과잉경쟁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넷째로 양 지자체간 공동현안과 필수적인 협력사업에 대한 상시적인 논의로 사업계획과 예산의 중복투자로 인한 혈세 낭비를 줄이고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협력하기 위한 행정협의체가 전혀 가동되지 않는 등 청주시장과 청원군수의 의지 또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즉 청주 청원 통합관련 논란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양 지자체간 일상적으로 협력하고 공조해야할 사안에 대한 행정협의가 원활히 이루어 지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행·재정력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청주시와 청원군 모두 과도한 계획인구를 설정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청주·청원의 고밀도 개발과 산업 및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충북도내의 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청주시의 2025년 계획인구는 850,000이고 청원군은 300,000명으로 계획하는 등 양 지자체의 인구를 단순합산하면 1,150,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인구 목표 설정은 주택공급·토지이용·기반시설 확충 등의 과잉개발과 공급으로 이어져 결국 청주·청원 전체의 난개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청주와 청원군이 자지체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대립과 경쟁관계가 지속되면서 말로는 포용과 협력을 이야기 하면서도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를 둘러싸고 대립만 격화되는 양상이며, 장기적인 양 지자체의 공동발전을 위한 논의 없이 도시의 미래상이 설정되고 장기발전 계획이 수립되면서 정책의 일관성 상실과 난개발 그리고 사업의 중복투자로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도시계획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또 생활권과 주민의견을 무시한 체 양 지자체의 상충되는 이해관계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는 도시기본계획과 장기발전 방향을 둘러싼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중재해야할 충북도의 무관심은 광역단체의 갈등조정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