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의 청원 감성 동행

길위의 재봉이 16 -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 장재영 과장

송재봉 2023. 7. 8. 19:09

장애인 보충적 급여제도를 실시해

장애인 생존권과 인권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전국 장애인 작업장(사업장) 700여개 가운데, 최저 시급을 보장해 주는 서너곳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청주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에도 40여 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담쟁이 국수 일일 점장 이벤트 등을 통해 최저시급을 겨우 맞추며 어렵게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는 최근 '보충적 급여제도'를 실시하라는 목소리를 내며, 대중적 공감대와 여론을 만들고 있다. 길 위의 재봉이가 우리 지역 장애인들의 노동 실태와 보충적 급여제도 확산에 뜻을 모으기 위해 10년 가까이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담쟁이 장재영 과장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 :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 장재영 팀장님

장소 : 5월 4일 오후 3시, 우암동 담쟁이국수

 

▪ 송재봉  : 안녕하세요? 장재영 과장님. 부탁을 드렸지만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 뵌 적이 있지만 인터뷰로 만나 뵐 분들께 과장님이 어떤 분이신지 먼저 말씀해 주시고 이야기를 계속 나눌까 합니다.

장재영 과장님 : 이곳까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하고 계시는 장애인이 모두 40명인데 그분들이 직장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거나 직업훈련을 하실 때 지원해 드리는 일을 하고 있죠. 이곳에서 일한 지는 3년 정도 되었어요. 입사 첫해에는 국수 만드는 일도 많이 했었고요.

▪ 송재봉 : 장재영 과장님과 오늘 이야기하는 게 기대돼요. 저는 많은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팀장님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계시네요.

장재영 과장님 : 여기가 장애인들이 활동하는 곳이라서 저 때문에 혹시 그분들께 피해를 줄까 조심하게 되네요.

▪ 송재봉 : 아, 그렇네요. 여기는 좀 더 조심을 해야 하는 곳이 맞는 거죠. 그리고 여기 담쟁이하고 저와는 인연이 깊어요.

장재영 과장님  : , 말씀 들었습니다. 우리 원장님과 인연이 있으셨다고요.

▪ 송재봉 : 원장님께서 담쟁이를 처음 시작할 때 저는 충북시민재단에 있었어요. 그 때 제가 여기 일을 관심있게 봤었고 소액대출도 지원해 드렸었지요.

장재영 과장님  : , 미팅 때부터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들었어요.

▪ 송재봉 : 그때 많이는 도와 드리지 못했지만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본 곳인데, 오늘 장재영 팀장님까지 뵙게 되어 감회가 새롭네요. 장재영 팀장님께서는 꽃동네 대학교를 나오셨지요? 사회복지를 전공하시고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많잖아요? 그중에 여기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장재영 과장님 : 제가 꽃동네대학교 08학번이고요. 올해로 졸업한 지가 딱 10년이 되었더라고요. 4학년 2학기 때 조기 취업해서 10년 된 올해까지 직장을 네 번 옮겼어요. 그 과정에 많은 고민이 있었지요. 장애인 직업재활이라는 것은 사회복지에서도 여러 가지 학문이 집약된 복지 지원 체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분 한분 장애인의 특성도 이해를 해야 되고요. 그분들이 장애인으로서의 경험과 속사정을 상담으로 이끌어내야 되고 그 부모님들도 다른 가정과는 다른 독특한 경험과 삶이 있으셨을테니 거기에 공감하는 능력도 필요하죠. 그래서 졸업 후 이곳이 첫 직장이면 힘들었을 거예요. 다른 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여기 와서 장애인 분들과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아주 컸던 거 같아요.

올해로 졸업한 지가 딱 10년이 되었더라고요.

졸업 후 이곳이 첫 직장이면 힘들었을 거예요. 

다른 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이곳에 와서

장애인 분들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보람이 큰 것 같아요.

▪ 송재봉 : 그러시군요. 다른 곳에서 일하실 때는 서비스만 제공하면 되는 곳이 많으셨을 거예요. 그렇죠? 그런데 여기 담쟁이는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그러니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경영도 해야 하는데 경영 공부도 별도로 하고 계시는지요?

장재영 과장님  :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볼 때 경영 공부만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가 7개 회사와 업무 미팅도 하고, 거래업체와 회의를 하기도 하는데 사업용 대화나 단어들을 잘 알아야겠더라고요.

▪ 송재봉 : 요즘에 일이 많아지지 않았나요? 특히 행사를 많이 하고 계시니 일이 많겠구나 싶거든요.

장재영 과장님  : 네, 다행히도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7개 업체에서 일감을 주기 시작했거든요. 사실 작년 말에는 일감이 줄어서 고민이 많았었는데 이번 달 부터는 눈에 띄게 일감이 많아져서 다행이다 싶죠.

▪ 송재봉 : 일감이라면 주로 어떤 일감을 말하는 건가요?

장재영 과장님  : 저희 일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아파트에 들어가는 수도 분배기함 만드는 일입니다이 분배기가 손이 많이 가는데 조립의뢰가 들어오면 여기 계신 장애인분들이 조립해서 출고를 하고 있지요. 그 일이 가장 비중이 큽니다.

▪ 송재봉 : 아, 아파트 수도분배기함 조립일을 하시는구나, 또 어떤 일을 하시나요?

장재영 과장님 : 수도 분배기함은 아파트 내부에 2개씩 들어간다고 해요. ·온수를 중앙밸브에서 각 수도로 물을 나눠 보내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플라스틱판입니다. 이 일이 가장 많고, 샴푸와 린스 등을 담는 선물 셋트 상자에 손잡이를 끼우는 일을 두 번째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선물이다 보니 경기가 살아 나야 많이 팔리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뜸하다가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부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송재봉 : 저는 처음에 국수만 만드는 줄 알았어요.

장재영 과장님 : 국수는 저희 공장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만들고 있어요. 국수는 면을 뽑아 건조를 시키는데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국수는 매일매일 만들고 싶은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작업을 하고, 한번 할 때마다 보통 200만원 어치 정도의 국수를 만들어요.

▪ 송재봉 : 한 번 국수를 만들 때 200만원 어치인 거지요? 국수를 만드는 데는 몇 분 정도 참여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장재영 과장님: . 국수만들기 하시는 장애인이 10명 계시고요. 제면용 작업복을 입고 공장 안에서 일하시는 분이 다섯명이고, 나머지 다섯명은 완성품 포장이나 운반하는 일을 하고 계셔요. 여기 계신 40명 중에 제면 일을 한다 하면 다른 분들이 부러워 하세요. 다른일 하시다가 제면 일 하시게 되면 다른 장애인 분들이 승진했다는 표현을 하시거든요.

▪ 송재봉 : 여기 계신 분들이 국수만드는 제면 일을 하고 싶어 하시는 거네요.

장재영 과장님 : 그 분들끼리 단계를 좀 나누시는 게 처음에 임가공 일을 하시다가 숙달되면 국수공장 일하고 거기서 또 숙달되시면 가게로 나오시게 되는 거지요.

▪ 송재봉 : 그러시구나, 전에 다녀 온 장애인 보호작업장에 계신 분들 고민을 들어 보면 최저임금을 현실적으로 맞춰 드리기 어렵다고들 하세요. 예외사업장으로 인정은 받고 있지만 못 드리는 심적 부담이 있어서 어떻게든 해결해 나가시려고 하시더라구요. 여기 담쟁이는 최저임금을 맞추겠다고 선언을 하셨잖아요? 아직까지 잘 지켜지고 있는지요?

장재영 과장님 : 그 문제를 저희가 최초로 선포했고 올해가 2년차인데 다행히도 잘 이행되고 있습니다.

▪ 송재봉 : 여기서 일하시는 40명 전체가 다 해당이 되는거지요?

장재영 과장님 : 그럼요, 저희가 40명 중에 36명은 오후 4시간씩 근로계약을 맺었고요. 나머지 4명은 5시간, 6시간, 7시간 이렇게 계약해서 모든 분들께 계약된 시간만큼 최저시급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데는 1일 점장 행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송재봉 과장님 : 최저시급을 맞추는데 1일 점장 이벤트가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나요?

장재영 과장님 : 만약에 1일점장 이벤트가 없었다면 큰 어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코로나때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1일점장 이벤트를 꾸준히 해야 될 것 같고요. 그와 동시에 상시적으로도 국수가 팔릴 수 있도록 공부하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담쟁이 1일점장 이벤트가 없었다면

운영과 최저시급 보장에 어려움이 컸을 거예요.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 송재봉 : 1일 점장행사가 없을 때는 매장의 고객이 유지가 되나요? 어느 정도 수익이 나는 정도로요.

장재영 과장님 : 1일 점장행사 때문에 다행히 매출이 많이 올랐죠. 담쟁이의 국수이야기가 우암점과 분평점이 있는데 우암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10만원 이었는데 1일 점장행사가 활성화되니까 요즘은 15만 정도까지 올랐고요. 분평점은 많이 팔리면 30만원 정도까지 매출이 돼요.

▪ 송재봉 : 분평점이 손님이 많은 건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네요.

▶장재영 과장님 : 그렇죠. 그래서 저희도 니즈를 맞추기 위해 토요일에도 출근해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단골 고객들이 많이 생겨서 문을 안 열면 아쉽다고 전화하시는 분들도 계셔요.

▪ 송재봉 : 반가운 소식이네요.

장재영  과장님: 감사하기도 하지요.

▪ 송재봉 : 이렇게 되기까지 노력을 많이 하셨을 거예요. 저기 벽에 붙은 플랭카드에 `소득보장은 보충적 급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하신 게 보이네요.

※ 보충적급여제도:시설에서 주는 장애인월급이 최저임금에 도달하지 못할 때 일정액을 지자체가 보전해 주는 것

장재영  과장님: , 거의 4개월 정도 된거 같아요.

▪ 송재봉 : 다른 지역이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입을 해서 시행하는 곳도 있는데 이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어떤 건가요?

장재영 과장님 : 장애인 보호작업장이란 곳이 장애인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벌어가는 곳인데 거기에 맞춰 잘 운영이 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직업자유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장애인들이 돈을 벌어 소득보장도 되고 그 분들께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지금은 소득보장에만 급급하다 보니까 직업자유서비스에 대해서는 대다수 보호작업장이 비중을 낮게 두게 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작업장이 돈 버는 공장이 되어가는게 아닐까 싶죠. 사실 장애인들이 여기 와서 직업훈련도 해야하고 거기서 강점도 찾아야 하잖아요. 말씀드린 대로 공장에서 일하기를 원하시면 거기에 맞춰서 직업훈련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것인데 그런 부분은 비중이 낮아지니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까 외국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제주도에서도 보충적급여제도를 하고 있었어요.

▪ 송재봉 : 사실 보충적 급여제도라고 하면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설명좀 부탁드릴께요.

장재영 과장님 : , 장애인 급여의 상당액을 지자체나 정부에서 보충을 해주는 거지요. 이렇게 도움을 받으면 저희가 원래 해야 되는 직업자유서비스의 비중을 늘릴 수 있으니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지요. 이것이 사실 사람 본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인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처음 시작한 일은 일반사업체가 장애인들을 많이 채용할 수 있도록 5인이상 고용한 사업장 대표에게 일정부분 인센티브를 주는 일이었어요. 그 일을 시행하다 보니 장애인 보호작업장의 근로자들까지 인건비를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아젠다(안건, 의제, 의미)가 형성된거죠. 10년 동안 지자체와 협의한 결과 계약서 상에 최저 시급으로 107만원정도 임금을 받는 장애인이라면 장애정도, 성별에 따라 30만원에서 65만을 서귀포시나 제주도에서 보전해주는 그런 제도예요.

▪ 송재봉 : 말씀을 듣다보니 이 제도가 기본소득하고 비슷하다고 느껴지네요.

장재영 과장님 : , 맞습니다. 기본소득하고 똑 같습니다. 저희에게 기존에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저희 법인으로 들어오는 고용장려금이 있어요. 그 법인으로 받는 돈과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보충적 급여 제도를 합쳐서 장애인근로자에게 지급이 되면 원가는 저렴한데 공정은 복잡한 임가공을 하지 않아도 일정액의 최저시급을 지급할 수 있게 되거든요.

▪ 송재봉 : 고용장려금도 모든 장애인 근로자에게 지원이 되는 건가요?

장재영 과장님 : , 고용장려금을 받는 주체는 근로 장애인이 아니라 법인의 대표가 받게 되어 있어요.그래서 돈을 받는 법인의 대표가 저희처럼 전액을 근로자의 급여로 쓰던지 아니면 시설 투자하시는 분도 있으실 거예요. 또 어떤 분들은 이 돈을 가지고 법인을 운영하는데 사용도 하실거고요. 어떻게 보면 선택사항이지만 법률상 위법은 아니에요. 법인 주체에 인센티브로 나오는 부분이기에 사용처가 달라 질 수 있지만, 저희가 주장하는 보충적 급여제도는 온전히 근로장애인에게 지급되기에 방향이 아주 다릅니다.

▪ 송재봉 : 이 제도가 예산이 필요한 문제잖아요. 그렇다면 청주나 충북을 예로 들면 제주도 수준의 지원을 하려면 재원 규모가 얼마 정도인지 조사된 게 있나요?

장재영 과장님 : 저희가 알아본 걸로는 충북의 보호작업장에 다니는 장애인 근로자가 약 천명 정도 된다고 해요. 일단 모든 분이 시행 첫해부터 다 받아 가시지는 못할 것 같아요. 최저시급을 계약하고 3개월 이상 근무 기간을 유지하시는 분들께 드려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현재 최저시급으로 계약 안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계산해봤을 때 충북은 1년에 약 2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 송재봉 : 장애인보호작업장에 고용된 장애인도 계시지만 일반기업에 고용된 장애인들도 계시죠? 그런 일반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은 기본 최저 시급이 보장이 되겠네요.

장재영 과장님 : 그렇습니다. 청주에서 대표적인 사업장이 SK하이닉스의 행복모아나 LG생활건강의 밝은누리가 있어요. 거기는 보너스와 수당도 지급이 될 정도로 지원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한달 급여로 250만원 이상 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대기업에서 출자해서 만든 자회사니까 장애인들의 선호도가 굉장히 큽니다. 현재 충북에 보호작업장이 27개소가 있는데 보충적 급여제도를 통해서 임금을 높이지 않는다면 향후 5년에서 10년 안에는 보호작업장으로 오시려는 분들이 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충북에 보호작업장이 27개소가 있는데

보충적 급여제도를 통해서 임금을 높이지 않는다면

향후  10년 안에는 보호작업장으로 오시려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송재봉 : 여러 이유로 그렇겠는데요.

장재영 과장님 : 왜냐하면 처우가 더 좋고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 갈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저희가 장애인의 직업자유서비스 제공과 직업훈련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충적 급여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지요.

▪ 송재봉 : 그런 일반기업에 고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어서 장애인들이 취업을 희망한다고 해도 모두 취업되지는 않을 거예요. 제 동생도 장애인고용공단에 신청해서 면접을 본 적이 있는데 떨어졌어요.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면 좋을텐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네요. 그런데 일반기업에 장애인을 채용할 경우에도 최저시급 예외 적용이 가능한 건가요?

장재영 과장님 : 제가 알기로는 안 된다고 알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어요. 저희 보호작업장같은 경우는 임금법 7조의 적용 예외 조항이 있는데 고용공단에 신청하면 관계자가 오셔서 근로자를 테스트해요. 장애인 중에 손기능이 좋은 분을 모시고 와서 이분과 정해진 시간에 누가 더 일을 빨리 하느냐를 평가하죠. 모시고 온 분보다 일을 잘하면 최저시급을 드려야 하고 일을 못하면 최저시급을 안 드려도 되게 만들었거든요. 참 애매한 법이죠.

▪ 송재봉 : 보호작업장의 입장에서 보면 장애인 근로자가 일을 잘해 낸다 해도 일할 수 있는 만큼의 물량 확보를 못하면 매출이 안 오르니 이래저래 어려운 문제들이 많을 것 같아요.

장재영 과장님: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여기 계신 40명이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상시 있어야 되기에 일을 찾는 탐색도 해야 하는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고 우리 근로자가 할 수 있는 일이면 그 다음에는 단가도 괜찬아야 하니 사회복지 일보다는 어떨 때는 경영쪽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요.

▪ 송재봉 : 저도 같은 생각을 쭉 해오고 있습니다. 보충적 급여제도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실제로 사업을 하는 구조이고 당연히 수익창출은 쉽지 않고 장애인 노동자들의 숙련도나 생산성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말씀하신 직업재활서비스라는 것도 국가가 해야 될 역할이기도 한거고요. 그렇다면 꼭 제도가 도입이 돼야 되는데 충북도나 청주시의 반응은 어떤가요?

장재영 과장님 : 저희 의견을 전달했고 관계자와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서 제 생각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정책이라는 게 단 한순간에 적용하긴 어렵고 법 개정도 필요해서 최소 2년에서 3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그래도 첫 시작을 잘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 송재봉 : 제도로 도입되는 절차를 보면 대체로 민간에서 성과를 내고 성과가 입증되면 제도화 단계로 가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복지 영역은 그런 경우가 많더라구요.

장재영 과장님 : 저도 그것을 입증해내는 기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 송재봉 : 담쟁이에서 먼저 이 문제를 추진하고 있으니까 저는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장재영 과장님 : 전국에 보호작업장이 약 700여 개가 있는데 저희 작업장처럼 전 직원에게 최저시급을 주는 곳은 몇 군데 뿐이더라고요. 그 부분만으로 동기부여도 되고 뿌듯하고 보람있어요.

전국 장애인 사업장 700여개 가운데 저희 작업장 처럼

최저시급을 주는 곳은 몇군데 뿐이어요.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데 뿌듯하고 보람이 있어요

▪ 송재봉 : 과장님은 앞으로 여기서 계속 일을 하시겠네요.

장재영 과장님 : 뿌리를 내려야죠. 첫 직장이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이었고 두 번째가 충북발달장애인 지원센터였고 그 후 충북대 병원에서 잠깐 일하다가 이곳에 온 건데 이곳 일이 제일 보람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몸이 지치고 힘들어도 그걸 다 잊을 만큼 결과물이 보람찬 그런 곳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 송재봉 : 과장님 초과근무를 많이 하시는거 아니예요?

장재영 과장님 : 아닙니다. 딱 정해진 만큼만 일해요. 여기 원장님께서도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어야 한다는 마인드시고요.

▪ 송재봉 : 장재영 과장님이 사회복지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장재영 과장님 : 저희 부모님이 치매 걸리신 조부모를 모시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부모님을 도와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그 후 고등학교 때 진로를 사회복지학과로 정하게 되었어요. 제가 입학하고 단체활동을 할 때의 화두가 장애인 이동권 문제였어요. 2008년도인가 시내에서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운동을 많이 했지요. 그러면서 장애인 분야에 좀 더 많은 관심이 생겼고요. 그 때 행사장에서 송재봉 님을 뵙고 인사 나눈 적이 있어서 저희 가게에 오시면 반갑더라구요.

▪ 송재봉 : 이렇게 대면하고 이야기 하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더 반갑죠. 한동안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볼 기회가 없었잖아요. 말씀하신 보충적 급여제도 외에 새롭게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제도가 있나요?

장재영 과장님 : 제가 1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다양한 기관들이 생겨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는데 아직 까지 약한 부분이 돌봄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성인 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다행인데, 취업을 못하면 24시간 가족들 하고만 있어야 되는 상황이 돼요. 이 분들 중에는 문제행동과 도전적 행동으로 보호자를 힘으로 누르거나 집안 집기를 부수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부분들은 치료나 상담으로 개입을 하면 되지만 전반적으로는 돌봄에 대한 장소가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청주에 주간보호센터도 많지만, 대기자가 많습니다. 이용하려면 1년에서 2년을 대기했다가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고요. 보호자가 수술 등으로 장기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맡길 수 있는 돌봄센터도 3개가 있지만 정원이 20~30명 정도이니 다 합해서 100명이 안돼요. 일시적인 돌봄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송재봉 : 장애인 부모님들 입장에서 보면 더욱 필요하고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죠. 오죽하면 자식보다 하루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시고요.

장재영 과장님 : 저는 상담할 때 그 얘기를 직접 들었어요. 그 때는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그저 어루만져 드리기 밖에 못했는데 그게 현실이시더라구요.

▪ 송재봉 : 모든 어려움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으신 현실에서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이것이 또 많은 비용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해서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 의지가 강화돼야 할 것 같아요.

장재영 과장님 : 청주만 해도 시설이 많은데 옥천, 괴산쪽은 시설이 없어요. 치료를 받고 싶어도 청주까지 오셔야 하는 상황이라 중앙정부에서 나서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 송재봉 : 어린이 재활병원도 대기자가 엄청 많잖아요. 여러 답답함이 있는데 이제 그것들을 풀어 나가야죠.

장재영 과장님 : 그래도 많이 생겼습니다. 발달지원센터도 생겼고 충대병원에 행동증진센터도 생겼고 한국병원에는 장애인 치과도 생겼어요. 365(삼육오)돌봄센터나 청주시 단기 돌봄센터도 생겼고요. 10년동안 많이 생기긴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니 이런 부족한 부분을 중앙정부에서 많이 지원해 주시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송재봉 : 많은 부분은 당사자들의 노력의 결과였기도 하지요.

장재영 과장님 : , 무수히 많은 어머니들이 머리를 깎으셨어요. 여의도에서 투쟁을 하셨고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함께 동조하지 못한 부분이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 송재봉 : 결국은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목소리를 내야 바뀌고 또 팀장님도 그런 노력을 해주고 계시잖아요.

장재영 과장님 :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 송재봉 : 혹시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건 어떤 건지요?

장재영 과장님 : 저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정치인들은 일반 시민을 대표하는 분들이시니까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문제를 대다수 시민이 알게 해 주시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100명이나 200명의 시민 앞에 섰을 때 제 얘기를 5명이 들어 주신다면, 정치인들이 하시면 100명이나 150명이 들을 테니 아젠다(의견 및 의제 제시)를 형성하는 일을 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저희 가게도 많이 와주시면 더욱 좋겠고요. (하하) 여기가 보호작업장 소속이 아니라 일반식당이라면 벌써 문을 닫았을 거예요. 늘 간당간당 하지만 1일 점장 행사 소득까지 합산을 해보면 손익분기점이 넘으니 큰 힘이 되거든요.

▪ 송재봉 : 평상시의 매출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장재영 과장님 : 벌써 1일 점장행사가 120번째를 바라보고 있는데 단일기관으로는 도움을 많이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습니다.

▪ 송재봉 : 제가 여기 1호 1일점장을 했었잖아요. 가게가 더 안쪽에 있을 때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무척 보람있었어요. 지금은 워낙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이사들과 운영위원들이 쟁쟁하시잖아요.

장재영 과장님 : 그 때 초석을 다져주신 분들과 여러 사람들이 늘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셔서 오늘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여러 애로 사항은 있어요. 직원 40명과 근로지원하시는 동네 어르신 22명과 9명의 종사자를 포함한 70여명의 생활공간이 옛날 분교를 리모델링 했다 보니 시설 노후화로 벽에서 물이 새기도 하고 단열이 안되니 겨울엔 춥고 여름엔 무척 덥지요.

담쟁이국수 일일점장 이벤트 시작, 1호 점장으로 참여했던 2016년 (당시에는 충북NGO센터장)

▪ 송재봉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근로지원인들이 서로 정으로 이렇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제가 오히려 감사하고 더욱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앞으로 담쟁이가 더 성장하고 장재영 과장님께서도 더 성장하셔서 새로운 보호사업장의 무대를 만들어 가시는 모습으로 또 뵙게 되기를 희망합니다.감사합니다.

장재영 과장님 : , 말씀드리지 못한 서류적인 내용은 따로 드릴께요. 저도 송재봉 님께서 늘 관심 갖어 주시고 이렇게 직접 오셔서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