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참여연대

일제고사 전면 중단하고, 내실 있는 교육대안 제시하라

송재봉 2009. 3. 6. 18:12


교육과학기술부는 일제고사 전면 중단하고, 내실 있는 교육대안 제시하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학교교육을 파행화시킬 것을 우려하는 많은 교사들과 시민사회단체의 합리적 지적을 묵살하고 일제식 학력평가를 강행하였다.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목도하듯이 한 편의 희극이다. 교과부가 공교육의 기적으로 추켜세웠던 미달자 0%라는 임실교육청의 발표는 몇 일도 지나지 않아서 허위임이 판명났고 전국적으로 조작과 부실 보고가 자행되었음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운동부원 학생들을 의도적으로 시험에서 배제하는 등의 비교육적인 조치가 여러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졌다는 보도도 뒷따르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서 활용되어야 할 시험 제도가 우리 사회의 편법과 부도덕성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담당자를 문책하는 시늉과 채점을 강화하는 미봉책을 사태를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3월 10일에 예정되었던 진단평가와 관련하여서도 그 실시를 31일로 연기하고 0.5% 표집학교를 대상으로 한 실시와 시도별 자율 시행 권고라는 부분적인 태도 변화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교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하여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축시키는 일제고사에 반대한다. 전체 학생을 1등부터 서열화하여 학교 통제장치로 사용하려는 비교육적인 정책이 교과부로부터 나온 것에 대해 깊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또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일제고사를 중단하지 않고, 지역교육청 자율에 맡겨 책임을 회피하려한 교과부를 강력히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제고사의 핵심 의도는 학교서열화에 있으며, 교육시장화 정책으로 공교육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학교를 경쟁과 사교육에 내모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학생이 행복한 교육정책수립을 해 주길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현재의 비교육적인 일제고사를 폐지하라.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인격을 파탄시키는 비교육적 일제고사 대신에 학생들의 적성과 수학능력을 총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교사와 학교가 학생들을 자신들의 전문적 안목으로 판단하고 격려할 수 있는 학교 풍토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계층과 거주 지역에 따른 서열화를 촉진시키는 경쟁적 교육방식을 철회하라. 일제식 시험은 지역과 계층 간의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고양시키며 소모적 과열경쟁을 강화할 뿐이다. 인사 조치와 안량한 인센티브로 교사와 교장을 이런 경쟁의 일꾼으로 내모는 방식 대신에 협력과 배려가 있는 학교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제도를 창안해야 할 것이다.

셋째, 충북도교육청은 전수 조사 방식의 진단평가를 하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교과부는 0.5% 내에서 표집하고, 나머지는 지역교육청에 일임하였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충북교육청은 전수표집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것이 낭설이길 바란다. 진단평가에 대한 족집게 과외까지 등장하는 비교육적 시험 제도를 실시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을 도교육청을 충분히 혜량하리라 믿는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지만, 일관성 없는 학교정책이 교육을 망치고 있다. 일제고사의 시행은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의 불행을 동반하며, 학부모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짐을 지우는 정책이다.
 이에 충북도교육청은 일제고사를 즉각 중단하고, 인성과 창의적인 교육, 감동과 신뢰가 넘치는 행복한 학교구현 등 책임 있는 교육자치를 위해 힘써주길 촉구한다. 이와 함께 문제의 근본 원인 제공자인 교과부도 일제고사를 즉각 철회하고 일관성 있고 내실 있는 교육개선정책을 실시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9년 3월 5일

충북참여연대 교육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