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고

좌파정권 적폐해소와 1%부유층 챙기기

송재봉 2008. 12. 7. 00:04

 
 
사회의 공공성, 노동, 생태, 분권의 가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분통터지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온통 시장의 이윤극대화 논리 속에 다른 의미 있는 가치들이 무시되고 유효수요 창출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환경파괴가 불가피한 4대강 정비 등 토목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시장의 탐욕을 억제하지 못해 시작된 경기침체를 이유로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제약하고,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요즘처럼 개혁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혼란스럽게 들린 적도 없는 것 같다. 개혁하면 기존의 낡은 것을 변화시켜 새롭게 함으로써 사회가 과거로 후퇴하거나 정체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도 매일 개혁을 이야기 하는데 나오는 정책들은 온통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 일색이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주장하는 개혁의 방향과 관련하여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의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늦었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좌파 정권 10년을 일소하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이명박 개혁’의 핵심은 지난 10년을 실패로 규정하고 적폐를 일소하는 것으로, 정기국회에서 개혁을 전면화해 관련 입법을 성공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면서 나온 개혁정책을 살펴보면, 첫째, 서민경제는 돌보지 않고, 부자와 특권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법안으로 ‘상위 1%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지방재정을 파탄내는 감세법안, 재벌에게 은행까지 소유할 수 있게 하는 금산분리완화법, 비정규 노동자의 고통을 심화시키는 비정규직 기간연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의료, 일자리 등 국가가 담당해야할 최소한의 공공성마저 포기한 ‘의료법 개정, 카드회사만 배불리는 보육바우처 법안, 민간복지모금까지 정부의 통제하에 두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법안, 지방경제 붕괴시키고 수도권 과밀집중만 가속화시킬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및 폐지 법안’이 제출되어 잇다.

셋째,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 할 것이 우려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 인터넷실명제 확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및 시위자유 침해 법안, 공안통치 우려를 낳는 국정원 권한 강화법안, 국민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보려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이명박 정부식 각종 개혁(?)법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법과 제도는 고쳐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시대 흐름과 시민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 특정 정파의 과거 회귀적 이데올로기에 근거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거나 민주주의를 형식화 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지금 국민들은 미래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3분기 직업이 없는 가구주의 비율이 16.1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만3천 가구가 늘어났다고 발표하였다.

또 노동부 조사에 의하면 올 3분기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240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낮아졌으며 임시 일용직근로자 실질임금은 9.2%나 감소하고 있다 한다. 서민경제의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개혁법안을 보면 소수 대기업과 수도권 특권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보일뿐 진정 서민이 바라는 민생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말로는 경제살리기와 민생대책 우선을 이야기 하면서 정작 서민이 바라는 교육과 복지, 일자리 만들기 계획은 과거정권을 답습하거나 후퇴시키고 있다. 좌파정권 적폐해소가 민생경제 회생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이 현 정권을 선택한 이유가 민생정책의 실패에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