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거대한 감옥으로 변하고 있는 대한민국

송재봉 2009. 3. 28. 00:05
민주주의라는 것이 이렇게 허약한 것이었나 하는 절망감에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지난 10년이 경과하면서 우리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 형식적 민주주의는 본 궤도에 올라 앞으로 어떤정권이 집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들어 섰다며 이제는 내용적 민주주의 경제적 민주주의 과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런데 MB정부 1년만에 그러한 주장이 얼마나 현실을 읽지 못한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절감하고 있다.

 우선 언론의 자유가 하루 아침에 거꾸로 가고 있다. 정권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언론은 통제 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검찰이 얼마나 정치권력에 순종적이고 정권의 요구에 충실한 기구인지도 확인되고 있다, 광우병 위험을 경고한 방송을 하였다는 것이 어찌 구속사유가 된단 말인가? 우리 국민을 정말 바보로 아는 모양이다. 검찰이 생각하는 국민은 늘 정권이 용인하는 이야기만 들어야 하고 잘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며 방송 한두번에 생각이 좌우되고 대중선동에 부화뇌동하는 그런 우중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은 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수 많은 정보를 일상적으로 접하며 자신의 판단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검찰은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국민이 본질을 알수 있도록 문제를 폭로하는 언론은 재갈을 물리고 싶은 모양이다.
 법원도 언제 부턴가 정치 권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판단해 준다. 검찰이 청구하는 시국관련 사건에는 예외없이 구속영장을 발부해준다. 증거인멸 도주우려가 없음에도....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보수정권 코드 맞추기 위해 재판 배당까지 모수적인 판사에게 몰아주기를 하고, 대법관이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수차례 거짓 진술을 한 것이 확인되어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은 고사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며 스스로 법과 권위를 무너 뜨리고 있음에도 법원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대충 뭉개고 버티면 된다는 도덕 불감의 시대를 우리사회의 최고 지성이자 양심이어야 한 법원에서 부터 열고 있다.

 언론 노조 간부를 잡아다 구속하고, 시사 프로그램 PD도 잡아가고,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도 구속하고, 비판적인 시민단체에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지 말라는 이상한 지침도 만들고 이렇게 가다 보면 정권을 비판하는 모든 국민은 이제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나서야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헌법에 있는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 집회,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약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거대한 감옥으로 변해가는 우리사회의 문제에 무감각 무기력한 존재로 변해가고 있다. 문제는 정치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복지를 우선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아무리 노력해도 세대를 넘어 유전되는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가난한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아버지 들이 자녀에게 쪽집게 과외를 못시켜줘서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만 늘어가는 세상이 되고 있다.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