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국민연금으로 노후준비하기

송재봉 2008. 12. 26. 00:02

월 10만 여원으로 국민연금 같은 노후준비수단 부재

논란과 비판의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수회에 걸쳐 국민연금으로 노후준비하기를 연재한 이유는 소득이 없어지는 노후를 준비함에 있어서 월 십여 만원 남짓 되는 돈으로는 국민연금만큼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즉, 국민연금의 대안을 사금융에서 마련하려니 갈수록 복잡해지는 자산시장의 커다란 변동성, 불확실성과 매일 싸워나가며 워렌버핏과 같은 Top Class에 드는 승률(수익률)을 수십년간 꾸준히 올려야 국민연금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보험료 올라갈 가능성은 존재

그리고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은 ‘원금+이자+후세대납입금’ 의 구조이며, 개인연금 등과 같은 상품은 ‘원금+이자’ 로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보면 안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인데 이와 같은 구조라면 후세대 부담이 커질 것은 분명히 자명하다.


<주요 선진국 및 한국의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과 급여율>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소득대체율 41.5% 30.2% 38.5% 38.0% 44.3%
보험료율 12.4% 19.5% 16.65% 15.35% 9%
*출처 : 국민연금 급여수준의 국제비교 연구, 이용하, 2007년 국민연금연구원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보험료율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따라서 그만큼 후세대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향후 보험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국민연금 없으면 사회비용 천문학적

하지만 앞선 칼럼에서도 다뤘듯이 우리나라가 곧 세계 최고령 사회가 될 날도 멀지 않았는데 국민연금마저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 향후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다시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의 주머니를 털어서 해결해야 함에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한 때 벌어진 전국민적인 안티국민연금 해프닝으로 인해 ‘국민연금’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결국 급속도로 노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준비하느냐 아니면 하지 않느냐의 결과를 놓고 서로 비교해 본다면 아무래도 전자를 택하는 것이 결국 서로를 위한 길임에는 틀림없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는 범하지 말아야

그리고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을 반대하는 논리로 국민연금 제도를 미국의 폰지식 사기극(아래 참고 참조)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러한 논리라면 ‘재테크’라는 것 자체가 폰지식 피라미드 사기가 된다.

주식도 당신이 산 다음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매수 주문을 내걸어야 주가가 올라 당신의 주머니가 두터워 지는 것이고, 부동산도 여러분이 매입한 다음에 매물을 찾는 사람들로 부동산이 넘쳐 나야 호가와 거래가가 쭉쭉 올라가 당신의 자산이 늘어나는 것이다. 즉, 수단과 방법을 떠나서 내 돈이 불어나려면 내 다음 타자들이 많이 늘어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피라미드 방식은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재테크 수단의 공식인 것이다.

참고로 당시 찰스 폰지가 발행한 쿠폰을 보면 45일 후 50%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건 당시 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진정 사기에 가까운 행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폰지식 사기극을 국민연금에 비유한다는 것은 일부 비판적 학자들의 지적 유희 정도로 받아 들여야지 자산증식의 기본 논리를 국민연금에만 적용해 사기와 같은 범주로 분류하는 것은 결국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이유로 핵심은 버리고 꼬리만 타격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사회구조 바뀌어 가정 내 노인부양 어려워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과거 전통적인 대규모 농경사회로서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이 미덕이었고 치매 노인 등이 생겨도 마을 전체가 함께 돌보는 좋은 풍습을 가진 사회였다. 하지만 사실상 지금은 그 때와는 완전 반대 양상이다. 2명이 만나 1명의 자식을 낳고, 샐러리맨 급여에는 어디 부모의 몫이 단 100원 이라도 들어가 있는가? 게다가 간병인 쓸 형편도 안 되는 가정은 부모님이 치매라도 걸리면 그 때부터는 대부분 버림받기 일쑤다.

하지만 이것은 사회가 각박해지고 자식들이 불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방금 말한 것처럼 현대 사회 구조 자체가 부양과 병간호가 불가능하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론은 하나, 자기 노후는 100%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국민연금은 금융기관처럼 원금에 수익이 나면 사업비, 수수료 등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주는 개념이 아닌 과거 자녀 부양 몫의 일부를 제도화 하여 늙고 소득이 끊기는 시기에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사회보험제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 공단은 이렇게 오해와 불신이 가시지 않은 만큼 소득이 불분명한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에 만전을 기해 직장인 가입자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금운용에 만전을 기해 평균수익률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자료제공 : 재테크 칼럼 “샐러리맨 부자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