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봉의 청원 감성 동행

길위의 재봉이 6 - 오창 짜장과 짬뽕사이 이수경 대표

송재봉 2023. 4. 12. 09:44

"오창 2 산단 숨겨진 맛집",

"오창에서 제일 맛있는 짜장, 짬뽕집"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오창읍 2산단에 있는 '짜장과 짬뽕사이'를 방문하고 올린 미식가들의 칭찬과 입소문이 대단하다.  다른 중화요리 집하고는 다른 맛을 내는데, 특히 이집의 차돌 맥반석 돌짜장과 돌짬뽕은 먹어본 사람들의 후기는 미식가들의 방문욕구를 자극한다. 길위의 재봉이는 오창에서 짜장과 짬뽕사이를 경영하는 이수경 대표를 만나, 맛의 비밀과, 역경을 딛고 살아온 일생역전,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미래의 소망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 이수경 대표(오창 짜장과 짬뽕 사이)

3월 23일, 짜장과 짬봉사이

▪ 송재봉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난 해 청주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부터 청주시내 곳곳을 찾아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오창도 자주 왔었습니다. 당시에는 구석구석을 찾아 인사 드리고 말씀도 열심히 듣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오창의 것 모습만 보고 다녔지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살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라도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스로리를 만들가는 분들을 찾아뵙고 깊이 있는 이야기 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수경 대표님과의 만남을 통해 음식과 먹거리의 중요성 그리고 타지에서 특별한 연고없이 오창에 와서 정착하신 분들의 애환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덤으로 청주시의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합니다. 저한테는 오늘의 만남이 새로운 학습과 배움의 기회가 될 것 같아서 기대가큽니다. 

그냥 평상시에 갖고 있었던 이런저런 생각들을 격의 없이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번에 와서 여기 음식을 먹어보니까 우선 맛이 일품이었고요. 다른 중국집하고는 요리 방법부터 메뉴 구성이나 이런 게 좀 색다른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중국집을 차리게 된 건인가요?

▶ 이수경 : 제가 원래 고향이 대구여요. 대구에는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맛깔나는 중화요리 같은 걸 많이 해요. 여기와서 보니까 회사도 많고, 지역 사람이 아니고 먼 전국 각지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특히 경상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대구식 중화요리 식당을 하면 어떨까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반응들이 좋아요

▪ 송재봉 : 그러면 중국 음식점을 다른 곳에서 하다가 오창에 와서 재개업한 것이 아니라 여기 오셔서 새롭게 시작하신 건가요?

▶ 이수경 : 옛날에 결혼 초기에 남편이 중국인 주방장을 두고 중국음식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 직장때문에 오창에 오게되고 이곳에 온 후에 아이 키우고 이것저것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다가 남편과 헤어지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몇년 전 갑자기 저도 모르게 장사를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하는 것이지만 막연하게 잘 될 것이란 확신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걱정을 많이 하면서 시작을 했는데 손님이 많이 와주시는 바람에 생각보다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송재봉 : 다행이네요. 아무래도 식당을 하려면 나름 요리에 전문성이 있어야 하잖아요. 사장님께서 이 메뉴들을 특별히 개발하신 건가요?

이수경 : 요리하시는 실장님(주방장)을 울릉도에서 모시고 왔어요. 제가 음식을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모시고 왔고, 저희가 개업한지  2년이 조금 안 됐거든요. 지금도 제가 실장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 송재봉 : 저는 사장님께서 주방에서 요리를 직접 다 하시는 줄 알았더니 주방장이 별도로 계셨군요. 그래도 주방장이 요리실력이 있다고 해도 전적으로 맡겨둔다고 저절로 장사가 잘 되는 경우는 많지 않더라구요.

이수경 : 그럼요. 저희 직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죠. 저희가 현재는 홀도 있고, 배달도 하는데. 남들이 안 하는 공깃밥 서비스, 셀프 프라이, 또 아이스크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요. 배달할 때는 최대한 깔끔하게, 손님들이 딱 봤을 때 깔끔해 보이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 송재봉 : 그러면 음식 요리와 관련돼서는 새로운 어떤 조리법을 개발하거나 그런 것도 있으신가요?

이수경 : 비법이 있어요. 짬뽕이 엄청 많이 나가는데, 짬뽕은 소금, 미원 같은 거 안 쓰고. 저희가 배합을 해 만들어서 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짬뽕 맛이 다른 데랑 많이 달라요.

짬뽕이 엄청 많이 나가는데

저희가 배합을 해서 만들어

짬뽕 맛이 다른 데와 많이 달라요

▪ 송재봉 : 그러니까 독자 개발한 레시피가 있는 거네요?

이수경 : 실장님 레시피죠.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요즘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고 싶어 생각 중이어요. 지금 프란차이즈 개업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전문가들과 얘기해보고 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지금 여기 식당 이름이 짜장과 짬뽕 사이더라고요, 작명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식당 이름을 이렇게 지은 데에는 나름의 어떤 깊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떤 뜻이 숨어 있나요?

이수경 : 중국집이기 때문에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서 짜장과 짬뽕 사이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정했어요. 그냥 단순하게. 그냥 짜장면집 하면 무슨 ’, 무슨 ‘점그렇잖아요. 그런 익숙하고 고리타분한 이름을 싫어해서 사람들이 부르기 쉽고, 듣기 좋게 짜장과 짬뽕 사이라 지었어요.

▪ 송재봉 ; 그렇군요. 이름을 한번 들으면 안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한 번만 들으면 오래 기억하기 쉽고요. 저의 경우 중국집에 가면 짜장과 짬뽕중 어느것을 선택할 지 늘 고민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어떤 마켓팅 전문가가 일반인들의 고민 지점을 정확히 집어서 식당 이름을 작명을 하신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수경 : 그건 아닌데 작명해서 불러보니가 익숙하고 기억하기도 너무 좋더라구요.

▪ 송재봉 : 음식은 사람들이 먹는 거잖아요. 식당을 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계신 것을 보면서 나름의 어떤 음식에 대한 철학 같은 게 있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수경 : 별다른 철학이랄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일단 저는 뭐든지 제일 좋은 재료를 써요. 건강하지 않 불량재료는 안 쓰고, 제일 좋은 재료를 골라서 써요. 일반적으로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거 먹으면 맛은 있는데 건강한 식재료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잖아요. 그렇지 않게 하려고 제일 좋은 재료, 해물도 싱싱한 것을 직접 골라 받아서 써요.

일단 뭐든 제일 좋은 재료를 써요

음식을 먼저 해놓지 않고

손님이 오시면 요리를 시작해

일정한 맛을 유지해요

청결하고 깔끔한 주방

▪ 송재봉 : 저도 경험을 돌이켜 보면, 잘 되는 식당은 일단 음식 재료가 좋더라고요. 고객의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원하고 선택 하니까요. 그래도 식재료 단가 때문에 일관되게 원칙을 지키는 건 쉽지 않잖아요?

이수경 : 그렇죠. 그래도 저희는 처음에 했던 그대로 지키려고 노력을 하고요. 음식도 미리 해놓고 드리지 않아요. 우리식당에서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은 이후에 일일이 하나씩 볶고, 요리해서 나가기 때문에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까지는 오래 기다려야 해요. 그래도 음식의 건강함과 맛을 유지해서 손님들이 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 송재봉 : 식재료를 가지고 와서 또 준비하는 과정도 꽤 쉽지 않아 보이던데 하루에 얼마 정도 일을 하시는 거예요.?

이수경 : 하루에 보통 12시간 정도 일을 하죠. 12시간 하는데 면장님 할 일이 엄청 많아요. 새벽 5시 반이나 6시에 나와요. 칼질하고, 고기 핏물도 빼야 하고, 오징어 같은 해물 세팅도 해야 하히까요. 6시 정도에 실장님이 나오고 다음에 부실장 나와서 장사할 거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홀 언니들 나와서 이것저것 식재료를 담고, 저도 일찍 나와서 다른 필요한 일을 준비하죠

▪ 송재봉 : 음식 원재료를 선택하고 주문하는 건 누가 하는 건가요?

이수경 : 실장님이 거의 하시죠. 이게 진짜 힘들죠. 똑같이 주문해서 식재료들이 들어오는데 어느 날은 좀 안 좋게 들어오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대충 사용하지 않고 바로 돌려보내고 다시 받아요. 이것 만큼은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 송재봉 : 고향이 대구라고 하셨잖아요. 여기 오창읍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이수경 : 9, 10년 정도 되었어요.

▪ 송재봉 : 어떤 인연이 돼서 여기에 오시게 되었나요?

▶ 이수경 : 아기 아빠가 직장 때문에 먼저 와 있었어요. 그래서 시차를 두고 따라왔어요

▪ 송재봉 : 오창읍이 7만명 정도인데, 경제권, 시장 규모가 이 정도면 괜찮은가요 어떤가요?

이수경 : 오창에 짜장면집이 엄청 많아요. 제가 다른 집하고 비교를 해보니까, 잘되는 집들은 잘되고 안되는 집들은 안 되잖아요. 저희는 잘되는 쪽이고, 처음부터 너무 잘 되고 있어 괜찮은 것 같아요. 시장의 규모 보다 우리집 만의 특성을 살리고 신뢰할 수 있는 맛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송재봉 : 장사가 잘되는 집과 잘 안 되는 그 차이는 뭘까요? 다 잘 되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 같은데, 다 성공하고 싶고 그럴텐데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이수경 : 사장의 마인드 같은 것이 좌지우지 하는 것 같아요. 맛도 맛이지만, 제가 볼 때 오창은 젊은이들이 많다 보니까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음식의 시각적인 청결함과 포장 등의 깔끔함이 중요한 것 같고요. 전화 한 번을 받더다도 상냥하게 고객중심의 서비스 마인드를 갖는 것, 손님들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잘 챙겨주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송재봉 : 기본은 무엇보다 청결함이 중요하고 그 다음에는 서비스의 친절함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이수경 : 중국집 같은 경우, 다 기름이 많아 청결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저희가 이제 주방을 완전 개방형으로 오픈했어요. 여기 홀에서 다 보여요. 신경을 제가 많이 쓰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식당은 청결함이 중요하고

그 다음에 서비스의 친절함이 중요해요

▪ 송재봉 : 그래서 여기 들어오면 중국집 특유의 냄새가 안 나는 거여요. 사업으로 성공하는 데는 뭔가 다 이유가 있었군요! 성공하려면 사장님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같이 일하는 분들하고도 어떤 공감대, 사업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손님들에게 참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수경 : 제가 말 안 해도 다 손님들에게 상냥하게 하고 잘해 주셔요

▪ 송재봉 :제가 봐도 사장님이 굉장히 편안하게 사람을 대해주시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솔선수범을 먼저 하니까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형성이 되는 것 아닐까요?

이수경 : (하하!) 가끔 쓴소리도 많이 나와요

▪ 송재봉 : 사업 운이 좋으신가 봐요? 운이라는 것도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거죠. 그냥 저절로 떨어지는 건 아니고 그만큼 노력을 하셨으니까, 운도 연결돼서 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이수경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도 이전 사업은 두 번이나 다 망했거든요. 사업 시작하기 전 짜장면집 많이 돌아다녔어요. 이 집에 가보고 저 집에 가보면, 가게마다 이런 부분은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 하는데 보이잖아요, 제가 그런 것을 많이 반영 했어요.

▪ 송재봉 : 어느날 갑자기 차렸는데 잘 된다고 하셨지만, 그전에 이미 노하우가 쌓여 있었던 것이네요. 관련 업종에서 일하면서, 뭘 하든지 사장님처럼 자신의 경험이라든가, 자신의 전문성이 일정하게 밑바탕이 안 되는데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의 위험성을 주변에서 많이 얘기하더라고요?

이수경 : 그래서 제가 가게 차릴 때 사람들은 자영업은 다 망한다, 차리지 말아라, 쫓아다니며 저를 말렸었어요.

▪ 송재봉 : 그러니까 개업할 시점이면, 코로나19가 한참 유행할 시점이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그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다른 분들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거 꼭 차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신 건가요?

이수경 : 제가 돈이 여유가 있어서 시작한게 아니고, 갑자기 어떤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 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차린 거예요. 

▪ 송재봉 :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실 계획이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걸 하려면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나요?

이수경 : 현재 상담받고 있는데 준비가 많이 필요하대요. 만약에 제가 오늘부터 해서 준비를 한다면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쓰는 재료부터 해서 그람까지 다 측정하는 등 표준화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표준화를 시켜야 하니까) 그 정도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현재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생각만 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참 아이가 지금 몇 살이나 되었어요?

이수경 :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있습니다.

▪ 송재봉 : 아직은 좀 많이 또 신경을 써야 할 나이네요?

이수경 :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데, 작년, 재작년에 기부 많이 했다고 신문과 뉴스에도 나오고 그랬어요

▪ 송재봉 : 딸이 어디에다 기부했어요?

이수경 : 작년, 재작년에 읍사무소에 방문해서 기부했어요. 아이가 읍사무소 스스로 찾아가서 자신이 저축했던 저금통을 털어서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십시요 하며 기부를 했어요. 어린 아이가 자발적으로 기부하니까 언론에 나오고 그랬어요. 아이 덕분에 우리 가게도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읍사무소 찾아가

어려운 사람 도와달라고

작년, 재작년 기부를 했어요

저도 많이 감동하고 기부하고 싶어요

 

딸 이희연 어린이의 기부  기사(동양일보 인터넷기사)

▪ 송재봉 : 훌륭한 딸이네요. 혹시 누가 지금 자영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말리실 건가요? 아니면 어떤 조언을 좀 해줄 수 있을까요?

이수경 : 아니요. 말리지 않아요. 그냥 저처럼 진짜 매달려서 최선을 다해서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게 정말 내 밥줄이야, 생각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것 같아요. 저도 우리 딸하고 같이, 우리 식구 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식당을 하면서 뭐 이렇게 언론에도 나오고 이런 건 없었나요.?

이수경 : 없었어요. 하나로마트에서 한번 주선해주셔서 유튜브 방송 나왔던 게 있고요. 이장님이 방송해보라 얘기하셨는데 제가 바빠서 안 했어요. 지금도 바쁜데 방송까지 하기가 부담스러워서 답을 안 했어요.

▪ 송재봉 : 좀 더 시스템을 갖추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방송에 나오면 좋겠네요. 그런데 창업을 할 때는 열심히만 해서는 또 안 되잖아요?

이수경 : 그렇죠. 잘 생각하고 해야 하는데 선택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걸 가지고 창업을 하느냐 이런 건데. 자기 자신이 이것를 하면 잘 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야 해요. 1 산단에 ○○김밥이라고 있어요. 중국 분들이 하는 곳인데, 오픈하기 전에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김밥집을 하고 싶은데 같이 좀 도와주면 어떻겠냐 해서 도와주었어요. 가게 얻고 하는 것도 도와주고. 정말 지금 정말 장사가 잘되어, 집도 사고 그랬어요. 벌써 5년 전이네요.

▪ 송재봉 : 그러니까 우리 사장님이 창업 컨설팅을 이미 해보신 거네요?

이수경 : 중국 분들이라 보니까, 개업하고 싶은데 잘 모르고 하니까, 해도 될까 안 될까 고민도 하고. 그래서 제가 그 언니와 같이 김밥도 싸고, 이렇게도 만들어보고 저렇게도 만들어 사람들 오라고 해서 만든 김밥을 먹어도 보게 하고, 의견도 듣고, 이렇게 해서 도와주다가,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고 저는 이제 다른 일을 했죠.

▪ 송재봉 : 그러니까 창업하기 전에 이미 조금씩 조언도 하고 지원도 하고 그런 일을 하셨었네요?

이수경  : 지원은 아니고 도와준 거여요. 잘 되기 위해서, 잘 되게 제가 도와줬는데 안 되면 안 되잖아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이었지요.

▪ 송재봉 :  창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특별히 조언해 준 말이 있나요? 창업하시는 분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해주셨나요?

이수경 : 그때도 뭐든지 매달려서 스스로 열심히 하는 길 밖에 없다고 얘기해요. 그분들도 처음에는 아침 8시에 가게 문을 연단하고 해서, 제가 주인은 아니지만 김밥 같은 경우는 아침 장사거든요. 힘들어도 아침에 6시부터 나와서 하라고 했어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계시고 너무 잘 되고 있어요. 그 덕분에 지금 저도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 송재봉 : 주변에 보면 현재 상가들은 상태가 어때요? 지금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어렵다고들 하시잖아요. 잘 안되는 분들은 어떻게 버틸까요?

이수경 : 저도 궁금해요. 너도 이렇게 장사가 잘 돼도 어떤 날은 날리는 경우가 있어요. 아파서 두세 달 힘든 적이 있었는데, 정말 감당하기 어렵더라고요. 한 달이 펑크가 나니까 세 달을 메꿔야 하더라고요. 두 달이 펑크가 나니까 5개월 6개월을 메꿔야 할 정도 힘이 많이 들어요.

저희가 장사가 잘 되는 데도

한 달 펑크 나면 석 달을 메꿔야 하고

두 달 펑크 나면 5개월을 메꿔야 해요

자영업 하기 정말 힘들어요

▪ 송재봉 : 창업하거나, 은행에 대출이 많거나, 이런 분들은 더더욱이나 최근에 금리까지 올라서 굉장히 좀 힘이 드신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사장님은 잘 되시니까 부담이 조금은 덜 되겠네요?

이수경 : 저도 은행에 빚이 있어요. 그래도 잘 되니까 잘 갚고 있는데, 저는 돈은 못 벌어도, 빚 갚는 게 버는 거로 생각해요.

▪ 송재봉 : 살면서 어려운 고비들이 꽤 있으셨겠어요?

이수경 : 엄청 많았어요. 너무너무 많아서 진짜 책으로 써도 모자라요. 굴곡이 너무 많고 너무너무 힘들게 살아왔어요.

▪ 송재봉 : 힘들게 살아온 것이 어떤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가요?

이수경 : 그렇죠. 아기가 없을 때는 동생 뒷바라지하느라, 동생 키워놓고 나니까 아이 때문에 되게 힘들었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동생이랑 저랑 11살 차이가 나요. 동생이 9, 10살 때 제가 결혼을 했는데, 10년 동안 아기가 없어 그때 동생을 돌보았어요. 동생 다 키우고 나니까 애가 딱 들어섰고, 중간에 사업도 해보았는데, 빚을 많이 져서 사람들이 집에 쫓아오기도 하는 경험도 해보고, 식당에 다니기도 하고, 후배가 일하는 퀵 회사에 2년 동안 몸담고 오토바이를 몰기도 했어요. 제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후배가 먹고살라고 오토바이도 사주고, 이렇게 해서 후배와 좋은 인연이 되었고, 지금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송재봉 : 그런 인연이 있었군요.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 주변에 누군가 한 명이라도 도와주고, 힘이 돼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어려움을 다 딛고 넘어서는데, 그조차도 없는 분들은 너무 막막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행복 지수가 낮은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또 병을 앓기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수경 : 아이랑 저랑 단둘이 살게 되었는데, 제가 암까지 걸리니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당장 수술도 해야 하고. 그런데 너무나 감사한 게 읍사무소 같은 데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기초생활 보장, 모자 가정 지원 같은 걸 해 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살았어요. 그래서 제가 장사하면서 기부도 하고 어려운 분들 도와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특히 연말에 기부도 좀 더 하고 은혜를 갚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 송재봉 : 여기에 초청해서 식사 제공도 하시나요?

이수경 : 아니 그거는 아직 못 했어요.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아무리 사장이라도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도와주셔야 하잖아요. 한번 옥산에 보육원 아이들 초청을 해 봉사한 적이 있어요. 거기 친구들 초청해서 반반 부담해서 먹인 적은 있어요.

▪ 송재봉 : 그런데 암은 치료가 다 되고, 완전히 회복되신 건가요? 건강 관리도 꾸준히 신경을 써서 더 하셔야 하겠네요?

이수경 : 네 치료는 잘 됐는데, 지금 수치가 높아서 지켜보고 있어요. 제가 일을 해보니까 식당 일은 정말 일이 너무 많고 쉴 틈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진짜 건강 관리가 어렵고 할 수가 없어요.

제가 아프고 어려울 때

국가로부터, 읍 사람들로부터

엄청나게 도움을 받았어요

이제 갚으며 살고 싶어요

▪ 송재봉 : 어려움의 과정을 잘 이겨내고 지금은 자리를 잡으셨으니까 인생 살면서, 내 인생이 참 그래도 괜찮다고 하는 느낌이 요즘은 좀 드실 것 같은데요?

이수경 : 아니요, 아직 그런만큼의 여유가 없어요. (웃음) 제가 아직 월세 살아요. 7월쯤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우리 아이랑 저랑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집이 필요할 것 같아서 여기는 안 되고 원오창에서 집을 구하려 계획하고 있어요. 혹시나 제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하면 아무도 없어서, 제 생각에는 집이라도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 미지수예요.

▪ 송재봉 : 이 식당을 차리기 전에는 어떤 일을 좀 했어요?

이수경 : 식당에서 서빙도 하고, 전화 받는 것도 하고, 주방에 가서 설거지 같은 것도 하고, 오토바이 타고 배달도 하고, 그렇게 하다가 퀵배달도 하고요. 별의별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면서 살아왔어요.

▪ 송재봉 :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아이랑 같이 안정적으로 살 집을 구하는게 우선 해야 할일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이수경 :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자신감이 더 업그레이드됐어요. 프랜차이즈 사업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일단 목표는 그렇게 잡고 있어요. 프랜차이즈 사업하면 조금 여유가 생겨 아이랑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 같아요

▪ 송재봉 : 이곳에 이사오신지도 꽤 오래 된 것 같은데 오창읍은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데 어떤 것 같아요? 

이수경 : 좋기도 한데 좀 무서운 동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제가 장사를 해보니까 여기는 소문에 되게 민감한 것 같아요. 교육열이 높아 그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신경을 엄청 많이 써요.

왜냐하면 오창은 젊은 엄마들이 많고. 회사가 많다 보니까 훅 들어왔다가 훅 빠지고, 다른 데로 빠지면 다른 엄마들이 또 들어오고 이렇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 송재봉 : 여러 가지 인생을 살면서 실패도 있고, 그 과정에서 성공도 있고, 그런 과정을 잘 딛고 오셨어요. 가정적으로, 건강, 그렇고 직장 다 만만치는 않으셨네요? 그래도 어려울 때 정부나 사회에서 지원이 도움이 되셨죠?

이수경 : 살면서 쉬운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어려울 때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기부나 도움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딸이 먼저 기부해서 사실은 너무 뿌듯하고 기쁘더라고요.

▪ 송재봉 : 사실 어렵게 돈을 벌면 자꾸 돈을 움켜쥐려고만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돈을 좇아가서 때에 따라 돈의 노예가  되는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수경 :  저는 가게 하면서 장사가 잘 되면, 더 잘 됐으면 이런 마음이 커져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려지더라고요. 그냥 내 운이 맞으면, 내 운이 따라주면 그렇게 안 해도 따라올 것이고, 내 운이 정말 아니면, 내가 요만큼만 벌어야 한다면 이만큼만 벌고, 조금 더 벌어진다면 조금 더 벌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좋아요.

▪ 송재봉 : 그래서 저도 이제 말씀드리면서 그런 좀 어떤 여유가 있으면 뭔가 사회에 기부도 하고 환원하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제가 굉장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좀 생긴다면 어떤 분들을 좀 도와주고 싶으신가요?

▶ 이수경 :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홀로 사는 노인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어요살아 보니까 힘들 때 가족이 있다는 게 정말 힘이 되잖아요. 없는 사람들은 제가 너무 힘든데 엄마한테라도 전화해서 엄마 나 너무 힘들어’, 이렇게 말할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이 없이 혼자서 사시는 노인분들 도와드리고 싶어요.

▪ 송재봉 : 저도 사장님 말씀 들으면서 더 열심히 잘 살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거꾸로 드네요. 저도 꾀도 부리고 싶고 그런데 사장님 말씀 듣다 보니까 한 번 실패한 것 가지고 너무 주눅이 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렇게 뵈었으니까 좀 우리 지역이 이런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이수경: 서우 싸우지 말고 윈윈하는 사회. 생각은 별로 안 해 봤는데, 힘들면 서로 돕는 옛날 이웃사촌 같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부터 실천을 해야겠지요.

싸우지 말고 서로 윈윈하는

이웃사촌 같이 정을 나누는

오창읍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송재봉 : 이웃사촌이 많아지는 오창읍이 되면 더 좋겠다. 삭막하고 각자 개인주의적인 삶도 있지만, 기왕이면 이웃도 한 번 돌아볼 줄 아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