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 했다 말하는 사람보다
겸손한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오창 2산단에 있는 주성교회는, 오래 전부터 사회선교 활동을 해오시고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으신 박종일 목사님이 시무하는 교회입니다. 박종일 목사님은 지역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가 할일 이 무엇인지 찾아 지원하는 활동을 해오면서, 현재 주민들을 위한 작은도서관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 청년들의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자 사회적기업을 시도하는 등 활력넘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분입니다.
- 만난사람 : 오창 주성교회 박종일 목사님
- 3월 29일 오후 5시, 주성교회 작은 도서관
▪ 송재봉 : 목사님 지난 겨울 눈이 펑펑 내리던날 만났던 만나 많은 위로를 받고 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꽃피는 4월 봄날이 되었습니다. 요즘 제가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 뜻있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한사람의 인생속에는 역사가 있고 수 많은 교훈과 감동이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창에 대해서도 한분 한분을 만날때 마다 새롭게 배운는 것이 있고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세히는 잘 모르고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분을 만날때마다 설례이는 마음으로 다가서게 됩니다. 시민 모두가 개인적인 이익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을 만나, 열심히 묻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배우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듣고 깨우친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시민의 감성과 눈 높이에 맞는 정책 개발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는 누구 보다 바쁘신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목사님이 큰 연고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고 오창2산단에 오시게 된 과정부터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박종일 : 송재봉 님하고는 청주시민회 활동할 때 청주에서 만났지요. 시민회 하실 때 저는 기독교 단체인 사회선교협의회 활동을 하고 있었죠. 그때 교회에서 청빙을 해서 오게 되었어요. 교회 목사는 상근직이니까 이중직이 안 되잖아요. 한 곳을 내려놔야 해서 사회선교협의회 사임하고 여기 교회로 왔어요. 와서 있다 보니까 이제 오창 2산단 개발이 막 시작되었어요. 사람들은 마치 내가 여기 개발계획을 알고 왔다 라는 말을 하기도 하던데, 전혀 그것도 아니었고요. 조용히 와서 목회하고 있는데 교회부지도 개발계획에 포함이 되면서 교회 이전 논의가 있던 거여요. 개발 책임자한테 그랬죠. ‘당신이 우리 교회에 만약에 일원이라면, 아니 당신이 이 교회 대표라면 이 지역 어디로 이전하는 것이 좋겠냐 판단해서 결정해 주시면 받겠다’ 말했어요. 그래서 여기 종교 부지를 받고 이사를 하는데, 이분들이 트럭까지 지원해 주는 등 많은 협조를 해주었습니다. 우리도 이사하고 나서 떡을 해서 전 직원들한테 돌리기도 했었죠. 서로 욕심부지지 않고 갈등없이 부지교환이 마무리 된 것이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 송재봉 : 말씀은 그리하지시만 교회를 옮기시고 새로 건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신도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을 텐데 비용과 인력문제 등등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박종일 : 고생이랄 건 크게 없었어요. 보상을 받은 비용을 빼고 나머지 부분은 전액 대출했죠.
대부분 교회들이 크게 지어놓으면, 아무래도 인구 유입도 많고 교회를 더 크게 키울 수도 있었겠죠. 정말 빚을 내서 크게 교회를 지을 수도 있었고. 심지어 교회를 지어준다고 한 분도 있었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교회를 크게 지어 놓고 신도를 이곳으로 오게하면 이 지역에 작은 교회들과 상생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내가 계속 비판했던 부분이라 일단은 작게 짓고, 증축하자 결정을 했고, 감당할 만큼인 금액을 대출해 건축했습니다. 바로 아파트들이 들어오고 입주하면서, 교회가 가까우니까 등록하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교회 운영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이제 지역에 큰 힘이 되지는 못해도 어떻게 더 소통하고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 송재봉 : 그 말씀이 되게 마음에 와닿네요. 더 규모를 키울 수도 있지만 작은 교회들과 상생하는 차원에서 적정 규모의 건축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저 같은면 안그랬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기왕시작하는 일인데 미래를 위해 크게 신축하고 싶지 않으셨나요?
▶ 박종일 : 살다가 하늘나라 갈 것인데 욕심은 내서 뭐해요. 또 제가 나눔을 강조하는 사회복지를 공부한 사람이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나누는 거시 중요하잖아요. 제가 늘 늘 주장하고 얘기하는 게 ‘교회는 로컬 처치가 되지 말고 커뮤니티 처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요. 우리 교인들은 이제 많이 숙지하고 있어요. 그냥 지역에 있는 교회는 로컬 처어치여요. 지역에 있는 교회 이름으로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정말 지역과 소통하고 지역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커뮤니티 처어치! 자연스럽게 우리 교회 마당이 주민들의 마당이 되는 벽이 없는 교회 말이에요. 우리 교회 앞에 경계선도 울타리가 없잖아요. 지역과 함께하는 마음이 크고, 지역의 아픔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다. 지금도 이런 순수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답니다.
▪ 송재봉 : 제가 잠시 둘러보니 교회 안에 커뮤니티 공간도 많고, 또 다양한 모임들도 많이 추진해 오셨던 것 같은데요?
▶ 박종일 : 그렇죠. 많이 했죠. 청원군이 있을 때는 청원군 자원봉사센터, 청원군 공무원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그래서 청원군이 청주시를 뺑 둘러 있으니까 각 읍면의 교회를 자원봉사와 소통의 거점으로 하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회가 최적화돼 있고, 교회에 인적 물적 자원이 있으니까 당신들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와주겠다 제안했어요. 그래서 당시에 반찬 배달이라든지 집수리 봉사 같은 일을 진행했었어요.
그러다가 이 교회로 오게 되었는데, 우리 교회가 원래 이름이 대광교회였어요. 오창 대광교회! 그런데 이 지역이 원래 주성리(主城理)잖아요. 오창읍에 가서 주성리의 그 이름을 보니까 주인 주(主)자, 성 성(城)자를 쓰고 있습니다. 보니까 주인 주자 가 있어서 그러면 성(城)자에서 흙토 변을 빼어, 주인 주(主 ) 이룰 성(成), 주성(主成)교회라는 이름을 생각했죠. 발음은 같은 주성이지만 ‘주님이 이루시는 교회’ 해서 교인들 공모를 해서 교회 이름을 바꾸었어요. 주성교회 좋잖아요. ‘하나님이 뜻을 이루는 교회’, ‘주님 성령이 충만한 교회’ 뭐 이렇게 뜻이 담길 수 있잖아요.
저희 교회는 지역에 있는
로컬 처어치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커뮤니티 처어치입니다.
주성교회로의 개명은 여기로 입주하던 2013년에 바꿨어요. 그렇게 했더니 한 친구 목사가 해외에서 들어오더니 하는 말이 ‘박 목사 잘해야 해, 잘못하면 주님이 성내시는 교회가 돼’ 말해 웃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좀 내가 도에서 좀 벗어나는 부분이 있으면 주님이 성내시겠다 싶어 얼른 돌아온답니다. (하하)
▪ 송재봉 :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사회적 기업도 설립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박종일 : 예비 사회적 기업이 있어요.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생계대책도 마면하면 좋겠다는 추지로 시작해서 지금 예비사회적기업 2년 차입니다. 1년 차에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하나는 피아노 작곡하고, 하나는 바이올린을 전공 했는데, 얘들이 배가 고픈 거야! 정부에서 지원이 되어도 얼마 안 되고 코로나 때문에 활동도 못 하지, 얘들이 독일에서 공부하고 온 애들인데 일단 판을 깔아줬는데 지속가능한 활동이 못 되는 거야. 그러니까 피아노 하는 애는 사임을 하고 다른 기획사에 들어갔어요. 아이돌 그룹 했던 애들 한 4명 내려와서 처음에는 활동을 하더니 이게 도시에서 놀던 애들이라 여기 오니까 적응을 못 하고 한 6개월 있다가 그냥 올라갔어요. 그리고 바이올린 하는 애도 올라갔고 지금 멈춰놓은 상태에요.
사실 지금 그냥 취소를 시킬까 고민이어요. 아니면 새로운 예술가와 참여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오창도 아직 서울에 배해서는 시골이다 보니까 일자리 창출을 음악으론 힘들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참 안타까워요
▪ 송재봉 : 지역사회와 이렇게 소통하는 교회가 되려고 하면 지역사회 현안문제와 주민들의 민원사항을 해결해 줘야 할 일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은가요?
▶ 박종일 : 우리 지역에 이슈가 있었던 게 두 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는 소각장 문제가 있었습니다. 교인들한테도 그거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아이들, 주민들의 건강권도 있으니까, 우리도 소각장 건립 반대 활동을 지지하고 어떤 일이 있으면 우리가 협력하자 했었죠. 현수막을 집마다 걸고 그랬어요.
또 하나는 1~2년 전에 부영건설이 임대 아파트에서 분양으로 전환을 하는데 분양가가 너무 높은 거예요. 왜 그랬는가 했더니 전에는 분양가를 지을 때 가격으로 했었대요. 그런데 지금은 지을 때 가격이 아니라, 그 법이 바뀌었는지 주변 건물의 현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 가격을 잡는다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우리가 아파트 지을 때 다 봤기 때문에 알잖아요. 어느 정도 공사했고, 어떤 자재를 썼는 지 알잖아요. 또 아파트 공사할 때 여기 교회 주차장을 다 내줘서 공사하는 사람들이 여기 주차장을 썼으니까요, 먼지 나도 다 우리가 물 뿌려주고 그랬지요. 그래서 교회에서 현수막을 11m인가 12m짜리 길게 만들어서 도로변에 하나 걸었지요 “부영건설은 정부로부터 받았던 특혜를 기억하라”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할까 우왕좌왕하길래 모일 공간 없으면 교회 교육관에서 와서 해라. 그래서 김태종 목사님 불러서 조직화에 대한 조언도 듣게 하고요. 그리고 나가서 내가 여기 담임 목사인데, 적당히 하지 말고 조직을 해서 하라, 나는 여기 까지만 말해줄 수밖에 없다. 내가 그렇다고 선봉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여기 입주한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 교인들도 여기 많이 있어서, 교회에서 관심을 두고 지원하겠다. 조직이 되면 내가 제일 먼저 밥 살 것이고, 모이는 장소로 여기를 써도 좋고 사무실을 내도 좋다. 그랬더니 조직화하고 교회 카페에 와서 가끔 모이더니 요새는 조금 뜸한 모양입니다.
▪ 송재봉 : 아직 분양이 끝나지 않고 지금도 진행중인가요?
▶ 박종일 : 지금 또 조금씩 얘기가 또 나오는 것 같아요. 여기 대원아파트가 2억 4천만 원에 분양이 됐어요. 부영 이 사람들은 3억 1천만 원인가 3억원을 분양가로 내놓았어요. 여기는 쓴 자재나 모든 면을 볼 때, 2억 4천만 원 정도 일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렇다 하더라도 주변에 있던 아파트 분양했던 가격 정도 2억 한 4천만 원 선이나, 조금 더 줘도 2억 6천만 원을 넘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가구당 2천만 원씩 더 한다고 해도 이게 어마어마한 금액이잖아요. 또 서민 임대아파트 짓는다고 국가에서도 큰 돈을 지원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때 LH, 주택공사보다 더 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과정을 다 무시하고,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건 문제가 크다고 봐요.
▪ 송재봉 : 이 문제가 여기만 문제가 아니고 오송도 사실 똑같은 문제가 있어 도종환 의원이 법안을 하나 발의를 했어요. 그래서 10년 상한, 임대 후 분양하는 임대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나중에 초기에 임대할 때 가격에서 얼마 이상을 올려받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을 발의를 했는데 아직 통과는 안 됐어요. 그때 국회에서 토론회도 열고 그랬는데, 향후 조정되긴 할 것 같은데 어쨌든 그 문제도 오창지역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네요?
▶ 박종일 : 맞아요. 전국 단위 알아보니까, 특히 저쪽 경상도 쪽에서는 그래도 일부 이렇게 가격을 낮추어, 한 2천만 원인가 다운해서 분양했던 사례도 있어요.
▪ 송재봉 :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분양가를 현시세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임대 당시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란 생각입니다.
▶ 박종일 : 그래서 저소득층 사람들이 어떤 기대를 하고 들어왔죠. 건물이나 이 부분이 임대 아파트하고 분양아파트하고는 관리측면에서 질 차이가 크게 나요. 이분들이 적정가로 분양을 받아서 몇천만 원 개인 돈을 들여서라도 좀 쓸 만하게 리모델링을 해야 살만한 아파트가 될 것 아닌가요? 임대 아파트에는 지금 손도 못 댄다고 하더라고요. 나갈 때 못 박은 거 하나도 수리 비용을 몇 천 원씩 내고 나간다 그러니 기가 막히지요. 심지어 벽지 보상비도 내는 아파트도 있대요
임대아파트 공사할 때
어떤 자재를 썼는지 다 아는데
분양가를 턱없이 높게 잡아요
▪ 송재봉 : 그 이외에 여기 주변에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필요한 시설이나 개선할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지요?
▶ 박종일 : 학교 얘기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여기 2산단 지역은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인구가 늘고 있어요.
여기도 물론 앞으로 10년 안팎으로 일시적 증가일 수도 있지만, 또 LG가 들어오다 보니까 지금은 어린이집 아이들도 대기를 하고 있고요. 초등학교는 계속 늘어서 거의 포화 상태라 일부는 도로 건너 오창초로 가고 있는데, LH가 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죠.
또 원오창에도 이번에 대원 칸타빌 짓는다고 하죠. 그러니까 원오창도 원오창대로 포화 상태가 될 것이고, 여기 아이들은 중학교를 셔틀버스도 없는데, 도로를 건너서 다니고 있어요. 또 중학교 옆에 고등학교가 붙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부모들이 불안해 부분도 있어요.
여기 톨게이트 옆에 아파트가 있는데 거기는 통합형 학교, 중학교가 있더라고요. 몇 개 반이라도 여기 엄마들도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런 것을 원하더라고요, 의원들이 나오면 강력하게 얘기는 하는데 실천은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다음에 이제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 체육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데, 풋살장 같은 시설이 없어요. 여기는 체육공원이 있잖아요. 그러데 주로 반려견 공원이어요. 저녁에 와 보면 반려견을 다 데리고 나오는 분들이 많은데 분리가 안되어 불편해하는 것도 같아요. 교회 뒤에 공원부지가 1만 평이 넘잖아요. 그래서 이 땅을 지역민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좋겠어요. 환경은 파괴하지 않더라도 건물은 짓지 않더라도 풋살장같은 건 만들 수 있잖아요.
그 다음에 제일 문제가 주차장이 많이 부족해요. 아파트에 주차장이 있어도 1가구에 1대 정도씩 주차장이 있다 보니까 저녁에 밖으로까지 나와 주차난이 심각해요. 낮에 볼일 보러 오는 사람들이나 지역민들이 도로에 주차해 놓으면 요즘은 바로바로 셀프 블랙박스로 신고하니까, 경찰 안 와도 바로바로 신고가 들어가요. 도로변에 화물차나 대형차들 세워놓으면 밤에 아이들도 활동하고 지나가는데 위험하기도 하여, 체육공원이나 풋살장 주변에 주차장을 넓게 조성하며 불편을 해소하고 주민들이 좀 더 편리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중학교는 거리가 멀고 위험합니다. 학생수가 늘어나다보니 수요가 많기도 하고요. 신축이든 다른 어떤 대책이 필요해 보이고요. 지역에 젊은 사람은 많은데 체육활동을 위한 활동 공간이 부족하고, 또 주차난이 아주 심각한 지역이에요
▪ 송재봉 : 2산단지역은 젊은 세대가 많아 교육문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훨씬 클 것 같아요. 특히 오창 2산단 지역의 경우 부족한 학교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큰 숙제네요?
▶ 박종일 : 네 학교와 문화 공간이 부족하죠, 원오창에는 도서관이 있는데 여기는 아이들은 많고 또 젊은 세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서관도 없잖아요.
▪ 송재봉 : 도서관과 학교가 오창에 없는 건 아닌데 어느 한 지역에 이렇게 좀 편중돼 있으니까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말씀이군요.
▶ 박종일 : 그렇다고 봐야지요. 그다음에 중요한 것이 대중 교통문제이죠. 여기는 큰 버스보다는 아파트 앞으로 지나가는 작은 순환버스가 필요해요. 그다음에 오창의 버스노선이 원오창을 거쳐서 2산단으로 오고, 다시 과학 단지를 거쳐 가는 노선이다 보니까 한 번 타면 청주 나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려요. 여기서 쭉 승용차 이용면 15분, 20분이면 청주까지 쉽게 가는데도 말이에요
게다가 대중교통은 주로 노인이나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잖아요. 그리고 저소득층들인데 그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한 것 같아요.
승용차 타면 15분이면 되는데
2산단에서 버스타고 청주 나가는데
한 시간이나 걸려요
▪ 송재봉 : 출퇴근 시간대나 이럴 때는 청주시내로 직접 나가는 버스가 한 두 편이라도 있으면 좋겠네요?
▶ 박종일 : 그렇죠. 그런 게 한두 개 노선만 빼줘도 아무래도 대중교통이 훨씬 빠르고 편리해 지겠죠.
▪ 송재봉 :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교회 목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나 동기가 있으셨나요?
박종일 :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했어요. 대학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갔어요. 저는 부모님 때부터 믿은 모태신앙이어요, 우리 아버지가 원래 장로님이었는데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서원을 하셨다고 목회를 나가시는 거예요. 그때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부모님과 떨어져 있게 되면서 좀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죠. 방황하다가 돌아왔는데, 내가 방황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결정적으로 실수하고 진짜 큰일을 저지를 법할 때, 순간에 나를 멈추게 하고, 실수를 막아주셨던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나도 목회를 하겠다고 했더니 우리 아버지가 말리시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신학교 가라 가라고 했다는데 저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말린 케이스여요. 네가 신학하면 교회가 어지러워지지 않을까 노파심이 컸던 것 같아요(하하).
아버지가 저한테 일반 대학을 먼저 가라 그러고도 가겠다면 그때 가라 그랬어요. 대학 졸업할 때 전까지 한 2, 3학년까지도 별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에 내가 가야 디겠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렸더니 가라 허락해 주셔서 가게 됐죠.
사역도 교도소 교정위원 한 게 23년 됐고. 청주 소년원 사역을 옆에서 도운 지도 거의 26~7년, 사회복지 관련 목회하면서 사회복지협의회 활동도 했고, 내덕 노인복지관 관장도 했어요. 그다음에 충북 지역사회 선교회 하면서 우리 총회에 사회봉사부 관련해서는 지금도 항상 소통하고 있어요. 필리핀에서는 조직화 사업, 빈민가에서 사회봉사 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 행복합니다.
▪ 송재봉 : 아버님이 말리신 이유가 못 믿어서가 아니라 목회자가 길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닐까요? 왜냐하면 부모 입장으로 자식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간다는 데 선듯 동의하기 힘들잖아요?
▶ 박종일 : 그렇지는 않았을 것여요. 그때 당시만 해도 목회자 지원하겠다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을 때여요. 직업군 일 1등이 의사보다 높을 때가 그때여요. 80년대 말 90년대 초니까 자식이 가길 원하면 지지하고 응원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었지요.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게 2013년인데, 그때 여기 교회에 터를 잡고 처음 기공 예배를 드리고 건축을 했어요. 건축했는데 건축하고 입당 예배가 11월이었는데, 어렵던 건축이 마무리되어가니 목회자도 마음이 놓이잖아요. 그래서 8월부터 3개월간 성경 10독을 하겠다. 10독 끝나면 교회 입당을 하겠다 마음먹고 기도했습니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어떤 때는 밤 12시까지도 성경을 계속 통독을 했는데, 어느 날 폐암을 앓으시던 어머니가 쓰러지셨어요.
금요일 날 입원하셨는데,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셨어요. 일요일 저녁 예배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저 빼고 다 나가라고 그러더니 우리 어머니가 누워서 나한테 그래요. 자기가 몇 가지 얘기하겠다. 첫 번째 “아버지 잘 돌봐 드려라”, 두 번째는 “겸손한 목사가 되어라” 그러는 거여요. 내가 욕심부리거나 어디 가서 자리 차지하려고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어머니 겸손한 목사를 말씀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니까 그래도 겸손한 목사가 되어라 하는 거여요. 그러고 나서 자기는 찬송을 부르면서 하늘나라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 오셨대요. 그래서 무슨 찬송을 부르고 싶어요 물었더니 412장 “내 영혼이 그윽히 깊은 데서 맑은 가락이 울려 나네”를 불러 달라고 하셔서 불러 드렸지요. 몇 시간 후 가족들이 다 모였는데, “이제 다 됐고 자기는 가겠다. 다 산 것 같다” 어렵게 말씀하시길래, 그러면 제가 기도해 드릴게요. “하나님 이제 다 이렇게 생을 마치고 하나님 나라 간다는데 허락해 주시고 편안히 잠들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잠드셨어요.
어머니 돌아가시고 성경을 계속 읽어 10월 말에 10독을 끝냈는데, 그때부터 어머니가 했던 ‘겸손한 목사가 되어라’란 말씀이 생각나는 거여요. 그리고 성경을 읽을 때마다 성경 속 사건 사건마다 유독 겸손에 관련된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거여요. 그래서 겸손에 대해 많이 묵상했는데 결론은 겸손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진정으로 겸손한 사람은 내가 했다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고 인정하며 살아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진정한 겸손은 ‘내가 했습니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어떤 손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 국가도 마찬가지고 지방자치도 그래요. 나중에 우리 송재봉 님이 일하시면서도 내가 했다고 말하기보다는 나 보다도 보이지 않는 손도 있고, 또 다른 분들, 그분들의 덕과 도움으로 일이 이루어졌습니다’라고 말하는 겸손한 사람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건 내가 우리 어머니를 통해 깨달은 지론이기도 하지만,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또 사실은 나도, 리더도 훌륭해야 하지만 주변의 동료(팔로우쉽)도 중요해요. 따르는 자들이 훌륭하고 유능해야 리더도 세워지지요. 리더는 훌륭한 데 따르는 사람들이 오합지졸이면 리더만 개고생하는 거고, 반대로 리더가 개차반인데 따르는 사람이 유능해도 리더의 한계 때문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사람 잘 꾸리셔서 잘하도록 하고 나 같은 사람은 뒤에서 조용히 기도하며 돕겠습니다.
내가 했다고 말하기 보다
보이지 않는 손,
그분들의 덕분으로 되었다 말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송재봉 : 감사합니다. 정말 꼭 제가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을 해주셨네요.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사회나 우리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박종일 : 글쎄요 뭐 다들 바쁘고 잘 사는 세상인데 뭐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저는 이 지역에 있으면서 요즘 코로나 3년이 너무 많은 것을 앞당기고, 변화시켰다고 생각해요. 그중에 이제 아이들의 교육을 한 번 좀 재검토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요.
다른 것들도 그렇죠. 굉장히 개인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했잖아요. 지금 아마 정신과 아마 의사 선생님을 한번 만나 얘기 들어보면 아마 고객이 많이 생겼을 것 같아요.
우리 기독교는 다음 주가 고난주간이에요. 다른 교회는 금식하고 특별 새벽기도도 하는데 우리 교회는 미디어 금식하라고 그랬어요.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TV, 핸드폰, 컴퓨터 끄고 아주 급한 상황 아니면 다 꺼놓고, 가족들끼리 윷놀이라 하며 대화하라고 했어요. 성경 보고 예배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관계를 다시 회복하자 제하고 있어요. 여기 카페에 오셔도 휴대전화 보느라 말이 없고, 점심 먹으면서도 가족 간의 대화가 거의 졌잖아요. 뭐 어떤 정책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먼저 회복되어야 해요
그리고 성직자의 한 사람으로 사회를 볼 때 참 안타깝습니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사랑이 사라졌어요. 콩 한 쪽도 나눠 먹던 정과 사랑이 좀 회복됐으면 좋겠어요. 정치하시는 분들 만날 때마다 말씀드리겠지만 다 갈라졌잖아요. 색깔도 빨강과 파랑으로 갈라졌고.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이 갈라진 것을 뭔가로 붙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누가 되든 이거는 인성이 좀 회복되었으면 회복됐으면 좋겠어요.
▪ 송재봉 : 마무리하면서 말씀해 주신 것도 그렇고, 또 앞에서 끌어가는 사람들이 다 내가 했다고 자랑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그걸 정말 내려놓아야 된다는 말씀도 정말 가슴에 와닿고, 미디어 금식이라는 것도 정말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가정에서 미디어를 줄이고 대화를 회복해 나가는 일이 다양한 우리 사회관계 속에서의 소통의 단절을 극복하는 하나의 새로운 어떤 운동이 될 수도 있겠네요.
▶ 박종일 : 한 가지 더 한다면 우리는 부활절이 다음 주인데, 부활절 되면 교회에서 계란 나눠주고 그러잖아요. 우리 교회는 2001년에 여기로 오고 그때부터 23년째, 부활주일 날은 읍사무소에 가서 쓰레기봉투 얻어다 나눠줘요. 교인들과 다니며 지역의 쓰레기 줍는 활동을 해요. 환경의 부활을 위해서 작은 움직임이지만 지역사회 속에 뿌리 박고 함께하는 일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 송재봉 : 삶 속에서 작은 실천을 만들어가시는 모습을 보니까 감사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역시 목사님이 뭐가 달라도 다르시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오늘 정말 새롭게 또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 박종일 : 우리 송재봉이 늘 우리 청주시를 위해서 애쓰고 별별 얘기 다 했잖아요. 특히 가로수길 문제로 운동할 때도 무턱대고 반대만 하지 않고 대안을 찾기 위해 엄청나게 고민했잖아요. 그런 고민과 노력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분들이 리더로 섰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목회자들끼리 만나면 “목사가 상식선으로만 행해도 성자 취급받는다” 말해요. 이 시대 정치인들한테도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정치인들이 상식선으로 행해도 크게 바뀔 것 같아요.
▪ 송재봉 : 목사님, 오랫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 고맙습니다.
상식선으로 행해도 성자 취급 받는다
정치인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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