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에 문화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생활문화 수준이 개선되면 좋겠어요!
오창과학산업단지 개발로 2004~5년경 허허벌판이었던 오창으로 이주하여 지금까지 오창에 살며 청주시민으로 살아가 있는 조홍준 SMR코리아 전 노조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조홍준 위원장이 근무하고 있는 (주)에스엠알오토모티브모듈코리아(이하 SMR코리아)는 1969년 창립되어 자동차용 미러 제작의 선두 주자로서, 2004년 오창산단에 입주하여 40여년 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다양한 노하우로 최고의 자동차 미러를 제조하고 고객 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인도계 회사입니다. (SMR코리아 홈페이지 참조)
조홍준 전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한 노동운동에 헌신해 왔으며, 동시에 회사가 발전해야 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지켜진다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제안과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균형잡힌 활동을 해왔습니다.
인터뷰 : SMR 조홍준 차장(전 노조위원장)
3월 29일, 오창 SMR생산라인 휴게실
▪송재봉 : 오늘은 대한민국 자동자 미러제작의 선두주자인 SMR코리아 공장에서 조홍준 전 노조위원장님을 만나뵙습니다.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우리 지역에 터를 잡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시민들을 뵙고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누구에개나 인생에 굴곡이 있고 개인 적 한계를 극복해온 과정이 있기에 만남을 거듭할 수록 의미가 더해지고 삶에 대해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부천에서 안정적인 삶을 사다가 회사가 오창으로 이전하면서 물설고 낮선 오창으로 이주하여 성공적인 정착을 하시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계신 위원장님을 뵙게되어 더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어려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생산 라인이 있는 공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게 돼서 감회가 새롭고 현장감도 있어서 좋습니다. 먼저 청주에 언제쯤 어떤 연고로 내려 오셨습니까?
▶ 조홍준 : 저희 회사가 2005년도에 오창으로 내려왔으니까, 지금까지 19년 정도 됐네요. 연구소는 부천에 있고, 공장이 부천에서 오창으로 이전하는 관계로 가족들과 같이 낯선 곳으로 내려오게 되었죠. 여기에 오기 전에는 청주에 대한 연고가 전혀 없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청주 땅을 밟은 것 같아요. 회사가 청주로 이전하지 않았으면 안 내려왔겠죠.
▪송재봉 : 청주에서 살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다고 하셨는데, 같이 따라올 만큼 회사를 좋아하고 사랑했나 봐요?
▶ 조홍준 : 제가 이 회사를 다닌 지 30년 쯤 되는데요, 오래 다니고 싶었던 회사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바이어스(Bias) 기술도 갖고 있어 따라 내려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 바이어스 기술 : 전자회로의 동작 기준점/동작 레벨을 정하기 위해, 외부에서 직류 전압/전류를 인가하는 것, 전자회로가 동작점 주위에서 적절히 동작되도록, dc 전원을 공급하는 것
▪송재봉 : 얼마 전에 얘기를 살짝 들어보니까, 여기 처음 오실 때만 해도 오창이 주거 교육 상업기능이 전무한 거의 그냥 허허발판이었다고 하던 데요?
▶ 조홍준 : 화사가 이전한 이후 처음 1년은 저희들도 입주할 아파트가 없어서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오창에 아파트가 지어지지 않는 상태였고,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였어요. 그래서 저도 일 년 동안 옥산에 아파트를 빌려 자취 생활을 했었죠.
▪송재봉 : 그런 상태라 사모님이 처음에 오셨을 때 이상한 시골 동네 같아서, 내가 여기서 어떻게 사나 눈물이 나오더라고 말씀하시던데요?
▶ 조홍준 : 정말 아무 것도 없었죠. 겨우 몇몇 아파트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 진짜 허허벌판이었어요. 처음에는 저야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직장을 따라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가족들을 데리고 내려와야 할지, 아니면 나 혼자 내려와서 주말 부부를 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송재봉 : 이 회사에 와서 하루 이틀 있을 것도 아니고, 정년까지 생각하면 아무래도 가족이 좀 힘들어도 내려올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하여튼 그때 참 어려운 결단을 하신 것 같네요?
▶ 조홍준 : 서울 근처에 살았으니까, 도시 생활을 하며 다양한 문화 생활을 자연스럽게 즐기던 사람이 아무것도 없는 청주로 내려와야 하니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던 문화 여가 그런 생활방식 싹 없어졌잖아요. 그때는 오창이 청원군이었어요. 오창에 영화관도 없지, 교통편도 좋은 편이 아니었지. 게다가 차까지 없는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 했죠. 문화 생활을 못해 아마 저희 집사람도 우울증 같은 것도 겪어봤을 거예요.
▪송재봉 : 청주에 오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이제는 청주가 좀 익숙해지셨지요?
▶ 조홍준 : 청주는 제2의 고향이죠. 아니지 제 3 고향이 됐구나. 태어난 곳이 있고, 부천이 제2 고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청주에 내려왔으니 제3의 고향이 된 것이죠. 청주에 완전히 정착한게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충청도 사람 다됐죠. (하하)
2005년 오창으로 내려왔는데
청주는 저에게
제 3의 고향이 되었어요.
저도 충청도 사람 다됐죠
▪송재봉 : 위원장님은 여러 다른 도시에서 생활하시다가 청주에 오셨잖아요. 그래서 질문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전에 살아 본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청주는 어떤 도시라 생각하십니까?
▶ 조홍준 : 다른 도시에 비교를요? 서울 근교에 살아서 비교 대상은 아니겠지만, 제가 서울 근처에 살면서 경험해 본 바로는 청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좀 많이 낙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다른 지역에서 보면 충청북도에서 청주가 제일 큰 도시 아니에요? 그나마 청원군하고 청주시하고 통합이 돼서 인구가 지금 80만 정도 되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충북의 인구 수도 많이 부족한 것 같고, 청주시도 최소한 100만 원 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세종이랑 인구와 쇼핑 등에서 갈라치기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 안타까워요.
제 욕심같아서는 청주시가 자체적으로 광역시가 될 정도로 발전했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기존 도시(구도심)하고 신도시하고 차이 너무 갭이 많이 벌어져 있는 것 같아요. 신도시에는 젊은 층들이 많이 모여서 사는 반면에 구도시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사는 것 같아요. 신도시는 그래도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데 비해, 구도시는 재개발 하는 부분도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오창에 실면서 느끼는 것인데, 아직도 청주와 청원이 나눠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교통편도 마찬가지고, 택시를 타도 지금도 할증이 붙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통합이 됐는데 통합 된 것 같지 않고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에요.
여행이나 자연 환경을 보면 청주가 좋죠. 어떻게 보면 청주가 국토의 중심이잖아요. 전국 어디나 3시간이면 갈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송재봉 : 청주 어딜 가도 바로 근처에 산도 있고, 강도 있고 하여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어쨌든 문화나 교육에서는 답답함 같은 걸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위원장님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 조홍준 : 부천에 있을 때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을 전철 타고 가면 서울의 소극장에서 언제나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내가 원할때 상시적으로 갈 수 있는 문화공연 관람을 제대로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노조위원장 할 때 회사와 협상을 해서 노동자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한 달에 한 번씩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청주시내에 있는 영화관에서 관람을 했는데 요즘에는 오창에 있는 영화관을 대관해서 직원들이 문화생활을 하고 있어요.
스포츠나 문화생활 공간도 많이 부족합니다. 오창은 축구장, 야구장 시설이 있지만 일반 시민이나 가족들이 자유롭게 그런 공간들을 사용하기 어려워요. 체육시설을 단체나 동아리 회원들만 사용하고 문을 잠가버려요. 일반 사람들은 가입을 안 하면 사용하는데 한계가 너무 많아요.
오창은 7만명이 넘을 정도로
도시 규모는 진천 음성과 비슷하지만
문화 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요
▪송재봉 :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요. 오창이 인구가 7만 명이 넘는데, 진천, 음성하고 비슷한 거잖아요. 조금 차이가 나긴 하겠지만 진천이나 음성 같은 도시가 갖고 있는 도시 인프라에 비하면 특히, 체육시설, 문화시설, 공원 등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낄 것 같네요. 지난 번 시장 선거 때도 다녀보니까 스포츠나 문화 시설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 조홍준 : 그렇죠. 스포츠든 아니면 요새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공원, 그런 것에 대한 요구가 큰 것 같아요. 물론 안 좋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꼭 필요하죠.
▪송재봉 : 오창에는 미래지 공원 같은 좋은 인프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상시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이용되고 있나요?
▶ 조홍준 : 켐핑장으로는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외부 사람들이 캠핑을 많이 오는 것 같기는 해요. 오창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지 호수에도 둘레길이 빨리 생기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까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태양광 시설이 있어서 볼품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관광, 문화, 휴식공간으로서는 저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거잖아요. 잘 만들어 놓으면 오창 사람들이 잘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송재봉 : 오창에 사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보기에는 신도시처럼 도시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한쪽에서는 농촌의 축산분뇨 문제가 있고, 또 한쪽에서는 공업 단지가 몰려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쓰레기 소각장 문제도 있어, 새로 만들어진 도시 치고는 보기와 다르게 환경적으로 위협적인 시설들이 집중되어 있더는 불만의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홍준 : 저는 같이 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어쨌거나 신도시와 공장이 농촌 주변에 조성 되잖아요. 그런 도시와 농촌, 공장이 서로 상생 하고 공존을 해야지, 거기에 대해서 냄새 난다고 볼 수 있지만, 농촌의 시골의 풍경들이 어떻게 보면 정감과 여유를 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물론 싫어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제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고, 지역사회가 발전하려면 공장도 있어야 하고, 농촌과 로컬 푸드 매장 같은 그런 것도 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같이 공생하는게 진짜 상생이 아닐까 해요. 물론 기업들도 지역과 공생하기 위해 기업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지역에 발전 기금도 낼 수 있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송재봉 : 도시와 농촌, 사람과 자연, 사람과 기업이 공생을 모색하는 상생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좋은 말씀 주셨네요. 이제 회사에 대한 얘기를 좀 여쭤보고 싶어요. SMR코리아가 어떤 회사인가요?
▶ 조홍준 : 저희 회사는 자동차 3사 - 현대기아, GM 코리아, 쌍용(KG모빌리니티로 사명 바뀜) - 그리고 니싼 코리아에 자동차 백미러, 룸미러를 생산하여 납품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송재봉 : 그러면 지역 우리나라에 있는 자동차 회사들은 다 여기 제품을 쓴다 그렇게 보면 되나요?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 하나요?
▶ 조홍준 : 100%는 아니지만 저희 경쟁사도 있죠. 타 경쟁사와 5대 5 정도라 볼 수 있어요. 전체 물량의 50% 정도를 저희 SMR에서 생산하여 공급을 하고 있다 보시면 도돼요
▪송재봉 : 자동차 미러생산 기업중에는 굉장히 큰 회사네요? 생산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을 것 같구요.
▶ 조홍준 : 자동차 회사에 의해 디자인과 시스템, 생산량에 의해 제작과 판매량이 결정되는 회사 구조상 저희가 할 수 있는 자율성이 크지는 않습니다. 생산된 미러는 전량 자동차 회사에 납품할 수밖에 없고 거기서 요구하는 대로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요.
▪송재봉 : 그러니까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을 얼마나 확대하느냐 줄이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매출도 연동돼 있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네요. 지금은 어떤가요? 현재 우리 나라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잘 된다고 하던데, 회사도 성장하고 있는 상황인가요?
▶ 조홍준 : 성장이라는 것보다는 자동차 모기업에서 생산 대수가 늘어날수록 저희도 따라가고, 자체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우리가 자동차 3사가 뿐 아니라 벤츠, 아우디 등 다른 자동차 생산 회사로 물량을 확대해 나가지 않는 이상은 어려워요. 지금은 출혈 경쟁도 있어 많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송재봉 : 요즘에 백미러 생산하는 경쟁사가 좀 많이 늘어났네 보네요?
▶ 조홍준 : 서로 간에 오더를 더 뺏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서 응찰(beading)을 들어가야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직원들의 일거리가 없어질 수 있어요.
▪송재봉 : 여기 직원 수는 얼마 정도 되나요?
▶ 조홍준 : 저희 직원이 지금 450명 정도 돼요. 많을 때는 600명이 넘었어요. 지금 인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자연 감소하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여려 경영상이 어려움으로 희망퇴직도 신청 받았어요.
▪송재봉 : 그럼 당연히 1차 생산기업에서 물량이 줄면 연쇄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거겠죠. 제품을 만들 때 여기서 자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이나 기술개발을 하는 건가요?
▶ 조홍준 : 디자인은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디자인이고요. 요구가 오면 그 디자인에 맞게끔 설계에서 부터 시작하죠. 그런 부분에서 전기차, 자율주행 등 자동차의 디지털화가 심화되면서 많이 바뀌고 있어요. 과거에는 미러에 카메라가 없었잖아요. 사람이 편리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미러도 발전을 해나가는 것 같아요. 가격차도 엄청 높아졌죠. 모든 생활에 편리할 수 있는 그리고 요즘 미러에 카메라가 달려 나오잖아요. 저희도 그걸 개발 중이고 조만간에 생산할 거여요
▪송재봉 : 예전에 없던 센서도 달고 점점 정밀도가 높아지고, 전자화되는 변화, 즉 계속 기술 혁신을 해야 겠네요?
▶ 조홍준 : 그렇게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데 장기적으로 미래에는 미러가 자동차에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하고 있어요. 미러가 필수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어요, 아직 많이 상용화 되지는 않지만 지금 이미 카메라 달려 있는 미러를 장착한 자동차가 나오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미러가 필요치 않은 그런 상황이 올 수 있으니까 저희 회사도 자체적으로 다른 아이템, 새로운 업종을 찾아야 되 전환적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요
▪송재봉 : 요즘 노동조합 활동이 굉장히 어렵잖아요. 전체적으로 가입율도 낮고, 관심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SMR 노동조합은 참여율이 높은 편인가요?
▶ 조홍준 : 저는 산업체 특례로 이 회사에 들어왔는데, 입사한 지 3개월 만인가 6개월 만에 노동조합 활동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특례는 노동조합 활동을 못 한다는 소리도 있고, 노동조합 활동하다 찍혀서 회사에서 잘리면 군대 가야 한다고 해 노조활동울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위원장님께서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고 활동적이니까 체육부장이라도 해봐라’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 회사는 과장까지 조합에 가입할 수 있어 지금은 직책이 차장이라서 조합원은 아니어요.
초창기 노조활동을 할때는 참 재밌었죠. 저희 조합원들이 사내에서 투쟁도 많이 했고, 여의도에도 엄청 많이 올라갔죠. 집회에서 선봉에서 나가다 경찰한테 밀리고 밀려 청와대 앞에 지하도에 갇히기도 했었지요. 저희 노동조합이 한국노총 소속인데 11월 부터 동투를 많이 했죠.
▪송재봉 : 그러면 그때 주로 어떤 이슈를 가지고 싸웠나요?
▶ 조홍준 : 사회적으로서 약자가 노동자잖아요. 노동자, 농민, 서민이 약자인데, 노동자는 세금은 세금대로 내지만 저희 노동자에 대한 요구를 묵살하는 정치가 굉장히 많았었거든요.
점점 노동자의 처우가 좋아지긴 하는데, 저는 늘 이런 생각을 했어요. 왜 노동당 있잖아요? 노동당이 집권한 나라가 많은데 80% 이상은 대개 잘 사는 나라입니다. 물론 브라질은 지금 가난하지만 옛날엔 잘 살았죠, 브라질 대통령 룰라도 노동당이죠.
그런데 지금 자꾸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69시간, 62시간 노동이란 말 나오고, 작년인가 쿠팡 노동자 27살짜리를 그 노동자가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먹고 하는데 과로사로 죽었잖아요. 세계적 추세가 노동시간을 줄이고 있고, 프랑스는 지금 노동시간이 36시간 32시간인데, 노동시간 연장한다는 얘기 나오면 화가 나요,
그런데 더 우스운 건 현재 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사무처장 출신이잖아요. 이 정권에서 장관까지 올랐으니까 현 정권에 충성을 해야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노동문제는 경영자 측하고 노동자 측이 있는데, 노동부 장관이면 노동자들의 대표성을 두고 접근을 해야 되는데 경영자 측면의 입장에 서서 발표하는 모습은 아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고 활가나요. 통일부 장관이 통일에 대한 그런 신념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거잖아요. 그렇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통일이 되나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안하고 자리만 차지하려면 그런 장관은 필요도 없는 거잖아요.
노동부 장관이
노동자 편을 들어야 하는데
경영자편만 들고 있는 것 같아,
참 안타까워요
▪송재봉 : 새로 들어오는 MZ세대 노동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조홍준 : 젊은 MZ 세대에게 우리 때 처럼 일 많이 하기를 바라는 얘기들을 하는데 참 안타까운 부분이 많죠. 저희 회사 MZ세대가 굉장히 많거든요. 30대, 40대까지 50%가 넘는데, 이 친구들이 잔업특근을 가능하면 안 하려고 해요. 법정 노동시간이 52시간이지만 50 시간 이상도 안 하려고 하는 거예요. 나는 8시간만 일하겠다. 나는 8시간에 만족하고 나의 여가 시간을 활용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게 맞더라고요,
현재 52시간도 길다고 생각하는데 현 정부와 노동부 장관이 경영자에 대한 말만 듣고 탄력적 근무 같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너무 돈있는 사람과 경영자 쪽의 입장에 서 있지 않나 의구심이 들어요
▪송재봉 : 회사에서 노조 위원장으로 꽤 오랫동안 일을 하셨죠? 얼마 동안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셨어요?
▶ 조홍준 : 2선을 했는데, 2013년 제가 위원장을 내려놓은 것 같은데, 맞아요 2013년까지 두 번을 하고 내려왔어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은 엄청 힘들었어요.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잘해도 욕 먹고, 못 하면 죽일 놈이 되는 그런 자리거든요.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요구도 다양하고요. 지금 그 당시로 돌아간다고 하면 안할 것 같아요.
▪송재봉 : 그렇군요. 그때 정말 많이 힘드셨나 보네요?
▶ 조홍준 : 책임감이 커서 노조 일에만 매달려 가족들한테는 소홀히 한 것이 제일 미안하죠. 그때 당시에는 노동조합 조직 관리하려고 평일이든 주말이든 우리 조합원들하고 같이 있고, 매번 애경사도 챙겨야 되고 하니까, 6년 동안 집안 일은 거의 손을 놓다 시피해 저의 애들하고 집사람한테는 굉장히 미안했어요.
▪송재봉 : 그래도 그 기간 동안에 노조원의 복지와 임금인상 등에 기여한 것들은 보람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조홍준 : 물론이지요. 회사가 이익이 나는 만큼 성과금을 역대 최고로 받아오기도 했고요. 당시에 다른 회사 임금이 5%로 오를 때, 저희 회사는 8%, 9% 이렇게 오르기도 해 노동조합 활동하며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기도 했죠.
▪송재봉 : 노조위원장 하시면 제일 기억나는 성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조홍준 : 직원들은 잘 모르는데, 이익이 많이 났음에도 저희가 글로벌 회사다 보니까 배당금을 많이 가져가더라고요. 외국계 기업들은 자기네들 배당금을 많이 가져가려 해요. 물론 주식 배당 투자에 대한 배당금은 당연하겠지요. 저는 노동조합위원장을 하면서 3 3 3, 또는 3 3 4를 이야기 해요. 기업이 경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중에 30%는 근로자에게, 30%는 경영주와 주주들이 가져가고, 나머지 40%는 재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거든요.
노조위원장 시절에 경영주 쪽에서 너무 터무니 없이 이익배당금을 가져간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내 막아냈죠. 물론 저희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결산 보고 같은 걸 보고 찾아내기가 힘들어요. 기업들은 세무사한테 다 맡기잖아요. 왜 맡기겠어요? 감추려고 맡기는 거잖아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세무사 비싼 돈 주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 어려움에도 문제점을 찾아내 자본의 유출을 막고,그 돈을 또 우리 직원들한테 돌려줄 수 있었죠
▪송재봉 : 처음에 노동자 문화바우처 이야기 하셨는데 그것도 노동자들의 문화활동을 위해 꽤 괜찮은 제도 같은데 지금까지 유지가 되는 건가요?
▶ 조홍준 :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쯤 해요 특별한 조합 행사가 있지 않는 이상은 한 달에 한 번이 이상은 꼭 진행합니다.
▪송재봉 : 여기 오창 영화관으로 가는 것은 거리는 가깝지만 규모가 작아서 영화를 다양하게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조홍준 : 그 전에는 율량동 CJV로 갔었죠. 지금은 가까운 오창영화관을 대관해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가서 볼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조합원들만 대상으로 했지만요. 더 활성화를 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를 선정해서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어요.
노동조합 위원장 할 때
노동자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문화 바우처사업을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송재봉 :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조합원들은 자신의 권리의식은 높은데, 이분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 주거 환경에 들어오면, 노동의식과는 무관하게 참여적인 주민이 되기보다는 소비적인 주민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주민으로서의 참여로 연결되려면, 아까 처음에 말씀하셨던 노동조합이 지역사회와 잘 연결하는 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혹시 노동조합이 지역사회와 함께 한 일이라든가 아니면 무언가 기획하는 일이라도 있었나요?
▶ 조홍준 : 저는 저희가 해 마다 회사에서 기부 활동을 해요. 제가 여기 내려와서 위원장 할 때부터 지역에 고아원이든 아니면, 미혼모 시설에 기부하고, 장애인단체에 기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지역 학교에 발전기금도 좀 내고요.
▪송재봉 : 그런 일을 하더라도, 요즘 노동조합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서로 상생하는 분위기로 만들 수 있을까요?
▶ 조홍준 : 일단 이슈도 그렇지만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생각이 제가 활동하던 때와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할 때는 노동조합은 꼭 필요하다 생각하고 참여가 많이 이루어졌는데, 지금은 필요성은 느끼는데 활동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또 노동조합이 한번 파업을 하더라도 정당성 있는 파업을 해야 하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강력한 정치투쟁이나 파업을 통해서 이기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 노동조합 가입율도 떨어지고,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를 가입을 하지 않거나,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존 노동운동가들이 반성해야 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선진국들은 경찰들도 파업하면 시민들도 같이 도와주고 그러잖아요. 왜 정당성 이 있으니까 파업을 하는 거잖아요. 노동조합도 정당성이 있다고 하면 파업을 하는 게 맞지만, 너무 정치 논리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송재봉 :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신뢰회복 방안은 있을까요?
▶ 조훙준 : 요즘 노동조합 회계 문제에 대한 얘기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청원군 협의회, 청원군 노동조합 단체의 총무를 했었거든요. 그러면 노동조합 단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항목이 있어요. 도청에 가면 어떤 사업에 대해 10%, 20% 노동자들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있어요. 금액도 많지도 않아요. 한 일천만 원 정도 되는데, 보조금을 받아서 하나하나 영수증까지 다 붙이고, 어떻게 썼다는 사진까지 다 증빙자료로 첨부해야 주거든요.
그런 돈을 지원을 얼마를 해줬는지 모르겠지만 철두철미하게 정산 처리를 해야 보조금을 주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을 빼고 노동조합이 보조금을 잘못 쓰고, 잘못 지원해준다고 엉뚱한 기사가 많이 나와요. 답답합니다. 언론이지만 언론사 기자협회도 아마 지원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럴 거예요. 기자협회와 같은 조직도 거의 다 받을 거여요. 받으면 정부 돈이 눈먼 돈이라고 하는데, 담당 공무원들은 바보입니까? 다 철저하게 집행시키고 감사하고 그러는데, 지금 너무 노동조합을 매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노동단체가 100이면 100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송재봉 : 가정적으로는 아까 노동조합 활동하셔서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시간도 별로 없고 그러셨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아내분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시잖아요. 위원장님이 지지하고 지원해 주시기 때문이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학교와 직장을 다니나요?
▶ 조홍준 : 저는 뭐 막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왜냐하면 살면서 하고 싶어 하는 일들 많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못 하고 살잖아요. 자기가 그렇게 활동한다고 나쁜 것도 아니고 건전한 활동이니까. 저는 거기에 대해서 늦게 들어와도 전화도 잘 안 하하는 편입니다. (ㅎㅎ)
애들은 청주에서 직장도 다니고, 대학생도 있어요. 오창이 교통편이 안 좋으니까 자취를 하고 있어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어요. 청주 시내만 살아도 어느 정도 차들이 있으니까 다니기 편한데, 오창은 대중교통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이 불편해요.
▪송재봉 : 오창에 살면서 제일 좋은 건 뭐예요.?
조홍준 : 자연이죠. 자연이 가깝잖아요. 자연과 환경이 가깝고 풍경이 아름답잖아요. 또 자연과 가깝고 차가 잘 막히지 않아요. 자연과 가까우면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차가 안 막히는 곳이 바로 오창이죠.
▪송재봉 : 마지막으로 오창이라는 도시에서 살고 계시잖아요. 독립적이고, 산업단지도 밀집해있기도 하고, 그래서 앞으로 오창이 주민들이 좀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어떤 기능을 좀 더 강화하면 좋을까요?
▶ 조홍준: 어쨌든 주변에 자연이 많잖아요. 가까이는 미호강이 있고, 미래지라는 저수지도 있고, 가까이에는 세종시도 있고, 그런데 활용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창 사람들은 청주시민이지만, 뭐랄까요? 청주 시민 같지 않은 청주 시민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자연적으로, 문화적으로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 오창 주민들이 청주 시민이라는 걸 느끼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미호천 건너에는 문암생태공원이 있잖아요. 반대편 오창 쪽에도 잘 조성된 공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오창읍 사람들은
'청주시민 같지 않은 청주 시민' 같아요
청주 시민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공원이 많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어요
▪송재봉 : 가족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가 있는 테마형 공원 같은 게 오창에 필요하다는 말씀이지요?
▶ 조홍준 : 오창의 매립지가 후기리로 들어오기로 확정되었잖아요. 매립지가 후기리로 가면, 현재 매립이 다 끝난 과학단지 공단 매립장(과학산업단지 1로 155)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거기를 문암생태공원 같은 휴식공간을 조성하면 오창 사람들이 되게 좋아할 것 같아요. 저희 회사 앞이라 올라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넓고 큰 공간이에요
▪송재봉 :그것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대책을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네요.?
▶ 조홍준 : 청주에서 청주 톨게이트 나가는데 있는 푸르미 환경공원에 수영장도 있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들었어요. 소각장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하고, 주민대책위가 거기서 감시 활동을 하며 상생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오창에도 그런게 필요하지 않을까해요
▪송재봉 : 오늘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합원 교육할 때 조합원님들한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관심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번 얘기해 주시거나 지역사회 활동가를 초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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