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과 자치/자치행정

민선5기 1년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송재봉 2011. 7. 18. 13:57

 

 출범1년을 맞은 민선5기의 성과는.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를 주민의 복리증진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토목개발과 건설, 외부자원 투입형 산업유치 전략에 치중되어 있어 실질적인 주민의 삶과 무관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런 점에서 민선 5기의 최대 화두가 복지와 환경, 교육의 문제에 집중된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에 점더 접근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주민 참여와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정당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지방공동정부의 실험은 지방적 수준에서부터 상생과 타협의 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자 지방정부 운영에 주민과 이해관계 집단의 참여를 통한 협치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1~2가지 사례를 설명하면

  단체장은 바뀌어도 공무원이 함께 변하지 않으면 혁신적인 지방자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공직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관행 행정에 머물러 있어 주민과 시민사회와 열린 소통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혁신적인 행정 개혁 프로그램으로 추진되던 참여예산제도의 경우 충남 등 일부지역에서는 의회가 발목을 잡고, 또 충북과 같은 경우에는 공무원들의 소극성과 저항감으로 본질과 거리가 먼 형식적인 조례로 전락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여야간의 지방권력 교체는 그동안 협력적 갈등관계를 유지해온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와 마찬가기로 사생결단식 갈등의 정치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개방직 인사와 산하기관장 인사 관련 코드인사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모든 정책에 대해 흠집내기식 갈등양상이 심화되면서 지역사회가 정치 이념적 잣대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통제가 과도해서 지역특성을 살린 사업을 하기 힘든 구조란 지적.

최근 들어 과잉 자본주의화 경향 심화와 무한경쟁체제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대부분 법에 의해 사회적 기업의 성격과 기준, 마을기업이 정해져 있으며, 중앙부처별로 주민에 대한 권리제한과 의무부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를 위한 대책을 제시하면.

 낮은 재정자립도의 원인은 80대 20으로 구성된 국세위주의 조세체계,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간 불균형이 원인이다. 따라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것이 해당 지자체의 무능과 낭비가 문제라는 식의 접근은 진실을 왜곡한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다고 해서 지방자치를 잘 할 수 없다거나 무조건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문제의 일면적인 측면만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아 재정형편이 어려운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경제, 문화, 교육, 의료 등 모든 여건이 열악한 지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방세 비중을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정부 예산 배분에서 낙후된 지역을 더 많이 배려하는 보통교부세와 지방소비세를 확대하는 등 재정 자주도를 높이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동시에 지방세로 공무원 급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 지자체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들 지역의 경우 공무원 조직을 슬림화 하고, 주민에게 직접 집행되는 사업비의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조직과 정원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지역주민의 정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주민의 참여 욕구는 높아지는데 비해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관료중심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정책형성에 있어 정책의제 설정 단계에서부터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의제 설정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있는 민관 정책 협의회 구성 및 운영, 중기재정계획 수립 및 예산편성과정에의 주민참여 제도 운영, 정책이 결정 과정에 토론회 공청회 활성화, 지방정부 각종위원회 운영의 정례화 및 민간의 주도성 강화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단체장과 공직자들이 정부를 운영함에 있어 민관협력과 파트너십에 기초한 거버넌스 정부를 운영하겠다는 발상과 마인드의 전환이 핵심이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재도를 운영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의식이다.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공무원의 비리, 원인과 대책은.

  지역사회는 여전히 학연 지연에 기초한 성장연합이 강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선거과정에서부터 단체장과 의원,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와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 집단이 도시 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강력한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이들은 선거 이후 지자체의 각종 개발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사적이익 극대화 전략에 나서는 행태가 반복된다. 또한 지방권력을 감시해야할 지방언론의 자립성 상실과 결탁, 시민사회의 취약함, 지방정부 내부 감사기능의 미약함도 공직비리가 지속되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직선거 관련 공천과정의 민주화와 언론 및 시민사회의 검증 강화, 공직내부의 감사기능 정상화를 위한 개방직 감사관에 내부 공무원 출신 채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전환, 건전한 지방언론의 육성과 시민사회의 활성화 등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민선5기가 가야할 길.

  지방정부 정책 결정을 정치인, 관료, 전문가 등 지역엘리트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주요 행위자인 정치인과 정당, 지방정부와 관료, 시장과 기업인, 언론과 시민사회, 전문가집단, 이익집단이 균형있게 정부운영에 참여하여 함께 지역의 주요 문제를 결정하는 뉴거버넌스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국책사업을 무조건 유치하고 보자는 식의 사생결단식 경쟁 방식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에 기초한 자립적인 비전과 정책 방향을 만들어 가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권한과 경제력 격차를 완화하고 분권과 균형발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의 협력과 대응전략 마련하여 2012년 총선과 대선 국면을 활용하여 중앙정부 및 정치권과의 적극적인 교섭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