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식

푸른 청원 생명 축제를 다녀와서

송재봉 2008. 10. 4. 13:54
 축제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요란한 광고에 비해 막상 가보면 거기가 거기인 경우가 많아 실망하곤 하는데 그래도 속는셈 치고 충북 청원군에서 개최한 푸른 청원 생명축제를 다녀왔다.
 청원군의 친환경 특산품을 주제로 한 전시, 체험, 관람을 소제로 한 축제였는데 행사장의 규모에 비해 꽤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 같은 인상이 들어 표준화되고 세련된 대형 축제에서 느낄 수 없는 투박함과 소박함이 있어서 좋았다.

 점점 도시화, 산업화가 진전되고 경제활성화 논리속에 우리가 소중한 가치로 지키고자 하였던 생태, 문화, 환경, 공동체,나눔 등이 마치 구시대적인 이야기 처럼 들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자괴감 때문인지 대형 축제보다 소박하고 주어진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축제들이 더 많은 감동을 선물하는 것 같다. 특히 최근들어 도시화가 급진전되고,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달아 들어서고 있는 청원지역에서 농민들이 주체가 되는 생명축제를 기획한 것은 의미있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또 한 해 동안 정성들여 가꾼 농산품과 과수, 축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나눌 수 있고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각각의 코너를 맡아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주도의 행사로 준비된 것 같아 다행스러운 생각인 들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이 행사장 곳곳에서 발견되는 군수의 모습에서 조금은 실망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였다. 향토작가전 개막식에서 훈시조의 연설내용이나, 개막축하공연 중간에 군수가 출연하여 긴 연설을 하는 모습등은 왠지 이 축제 또한 군수 주연에 주민이 조연을 담당하는 잘 짜여진 각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였다.

친환경 농산물 홍보위한 푸른청원 생명축제

청원 생명축제 이모저모 - 다양한 참여프로그램과 농사물관련 볼거리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았다.














 
 그러나 이번 행사 전시와 관심을 위해 1년 가까이 쌀, 고추, 가지, 호박 등을 정성들여 가꾸고 안내까지 성실히 해주고 있는 행사 준비팀들의 모습이나, 청원에서 생산된 한우와 육우 등 을 셀프서비스 형태로 행사장에서 주민들이 참여해서 구워먹을 수 있도록 마련한 코너 등은 새롭고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좋은 소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쿠폰을 발행하여 현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도 나름 재미있는 시도가 아닌가 한다.

 앞으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 복합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청원군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체험 마당을 확대하고, 청원의 친환경 농산의 유통과 판매의 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치밀한 기획을 진행해 나가는 것은 이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요한 숙제란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푸른 청원 생명축제는 따분한 일상에 작은 위안이 되었다.